우리카드·우리종금부터 지주사 편입 진행, 규모별 인수합병 사업포트폴리오 확장 등

사진=유현숙 기자
사진=유현숙 기자

14일 4년여 만에 금융지주사로 재탄생한 우리금융지주는 비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인수합병 등 규모 확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우리은행의 사업포트폴리오가 다양화될 전망이다. 그간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등 은행의 성적에 비해 증권, 자산운용, 부동산신탁 등 비은행 부문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이날 출범식 이후 마련된 기자간담회에서 “은행 쪽은 강한데 비은행 쪽이 약하다”면서 “비은행 쪽을 적극적으로 M&A(인수합병)해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계획대로 잘 진행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대신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는 당분간 일정 규모 이상의 비은행 M&A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우선적으로 우리은행의 자회사인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우리종금)을 지주 자회사로 편입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우선 우리은행은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의 경우 규모에 맞춰 단계별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손 회장은 “처음 1년은 작은 것부터 하겠다”면서 규모가 작은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 저축은행 등을 우선 인수합병하고 규모가 큰 회사는 직접 인수가 어려울 경우 합작의 형태로 참여할 계획을 설명했다. 또 우리금융지주는 합작 투자 이후 자본비율이 회복됐을 때 투자비율을 늘려 인수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001년 IMF 이후 공적자금 12조8,000억원을 들여 출범한 뒤 2014년 정부가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계열사를 매각하며 지주사 체제가 해체된 바 있다. 이번 지주사로의 체제 전환으로 우리금융지주는 은행법 출자한도 규제에서 벗어나게 됐다. 인수합병을 위한 출자여력이 7조원 가량 확보된 셈이다. 
우리금융지주는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을 진행해가면서 우리카드·우리종금 등을 편입해 우리은행에 편중된 자산구조를 중장기적으로 7대3 혹은 6대4까지 조정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지주는 향후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손 회장은 “동남아 쪽에 네트워크를 많이 늘렸고 앞으로도 늘릴 예정”이라면서 “그동안 은행만 (해외로) 나갔는데, 지주사 체제니까 비은행도 같이 나가서 카드·증권사도 같이 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지주사로 운영되는 그룹은 KB·신한·하나·농협금융으로, 이번에 우리금융지주가 포함되면서 5곳으로 늘었다. 앞으로 1년간 손태승 지주 회장 겸 은행장 지휘 아래서 우리금융지주가 다른 금융지주사들을 따라잡는 것을 넘어 손 회장의 다짐처럼 2~3년 내에 1위 금융지주로 발돋움 할 수 있을지 비은행 인수합병이 관건인 가운데,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우리은행은 같은 날 공시를 통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 주식 18.43%(1억2,460만4,797주)가 모두 우리금융지주로 이전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리금융지주는 지분비율 100%로 우리은행 주식 총 6억7,600만주를 갖게 됐다. 우리은행은 이번 주식 거래형태가 ‘주식의 포괄적 이전’이라고 공시했다. 

유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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