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3개월 이상 유예” 분석…EU 내부서는 일부 ‘브렉시트 철회’ 기대
영국·EU 새 합의안 도출 노력 계속, 우리 경제엔 미 금리정책보다 영향 적어

기사와 직접 연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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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에서는 오히려 안도한 것 같다영국 의회의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에 대한 대신증권 공동락 연구원의 평가이다.

15(현지시간) 영국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큰 표차로 부결되면서, 영국과 EU가 새로운 합의안을 마련하거나 정권이 교체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에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노딜 브렉시트가 사실상 3개월 이상 유예됐다는 분석도 뒤따랐다.

대신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17<애플경제>와의 통화에서 노딜 브렉시트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공 연구원은 영국 메이 총리가 의회 표결 이전에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되면 329일 노딜 브렉시트로 가게 된다고 주장했던 부분은 투표하기 이전의 버전이라고 말했다. 부결된 이후에는 새로운 국면이 펼쳐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는 최소한 이런 상황이면 올해 상반기까지는 새로운 합의안을 만들기 위해서 노딜 브렉시트는 3개월 이상의 유예기간이 생긴 것이고 그 과정에서 정권이 바뀔지 모른다, “그렇다고 보면 노딜 브렉시트까지는 안 간다고 추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금융시장 내부에서는 (영국)정권이 바뀌든지 아예 국민투표를 다시해서 브렉시트를 철회하는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물론 국민투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왕에 브렉시트를 하겠다고 한 결과를 한 번에 뒤집지는 못한다. 명분을 축적할 수 있는 기간이나 이벤트를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전문가들이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는 정치적인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공 연구원은 정치적인 결정사항이라 변수나 불확실성을 완전히 깔 수는 없다면서 불안요인들이 잠복해있는데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말 그대로 노딜 브렉시트로 가서 판을 깨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나 금융당국도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사실상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는 상황이다.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국제 금융시장 전반적으로 봤을 때, 실물 측면에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 파운드화 환율이 급락했다거나 유럽 주가가 급락했다거나 해서 미국이나 우리가 영향을 간접적으로 받는다면 문제가 된다. 그러나 파운드화 환율 같은 경우 영국 의회 표결 결과가 알려진 직후 오히려 달러에 비해 강세를 보였다. 이는 예견된 결과가 금융시장에 급격한 충격을 주지 않았고,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도 크지 않다는 반증이다.

공동락 연구원은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상황에선 갈등 조정과 합의가 힘들기 마련인데, 이렇게 원사이드(일방적으로) 결정이 나버리면 결국 그 다음 조치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노동당에서 총리 물러나라, 조기 총선하자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현 정권이 물러나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 때문에 EU로서도 3월 말까지 브렉시트 합의안을 마련하라고 닦달하지 못할 것이고 자연적으로 시간이 생기게 된다는 분석이다.

또한 보수당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워낙 일방적인 표결 결과가 나온 만큼, 그간의 합의 내용과 다른 플랜BEU에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고, 앞선 합의에 대해서 전면적인 부정을 해야 하는 지경이 됐다. 그 때문에 옆에서 지켜보던 EU 입장에서 보더라도 다른 방안을 찾아보게 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금융시장 일각에선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불안감에 불을 지피고 있지만, 또 다른 한켠에선 오히려 브렉시트 철회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공 연구원은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에 대해 일축하면서 EU 내부의 목소리를 전했다. 그는 이번 계기를 기점으로 브렉시트를 철회하라는 의견도 있고, 다시 한 번 합의를 해보자는 반응들도 있다, “EU 쪽에 있는 인물들의 대체적인 정서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대영수출 비중은 54억 달러(1.0%)이며, 수입은 62억 달러(1.3%) 수준이다. 영국과의 무역비중이 낮은 만큼 실물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의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의 영향이 직간접적으로 크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증시에 대한 과한 불안감 확대는 경계해야 한다. 특히 금리시장 전체적으로 변동성을 증폭시킨다는 측면에서 보면 노딜 브렉시트보다 오히려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나 미국의 셧다운 장기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더 클 것이란 전망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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