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기 용산참사 유족 김영덕씨 “기자들, 평소 외면하다 매년 이때만…”
10주기 용산참사 유족 김영덕씨 “기자들, 평소 외면하다 매년 이때만…”
  • 이상호·이해리 기자
  • 승인 2019.01.21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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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남일당 자리 호떡장사로 생계, 유족들 ‘진상규명’ 활동 다시 나서

 

“작년까지만 해도 이맘때 언론에 기사가 없었는데, 올해는 오늘까지 몇 건 기사가 나오는 걸 봤어요. 뭐라도 조금 되려고 그러는 건지…”
‘용산 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이 지났다. 10년만인 2019년 1월 용산 4구역 재개발 현장에는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가 올라가고 있다.
당시 사건 현장에서 숨진 (故)양회성씨의 부인 김영덕씨는 “매년 12월초부터 기자분들과 방송사에서 찾아와 인터뷰를 하고 간다. 한 달에 한 번씩이라도 와서 얘기하면 우리 마음이 덜 아플 텐데, 잊어버릴 만 하면 찾아오니까 너무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2009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은 용산 일대를 한강과 더불어 개발하는 이른바 ‘한강 르네상스’ 사업을 발표했다. 재개발에 들어간 비용은 단군 이래 최대라고 불린 수십조 규모의 투자계획이었다. 하지만 해당 지역 주거민들의 주거안정을 보장하지 않으면서 마찰이 생겼고, 용역들의 무리한 철거 이행으로 희생자만 발생했다. 
사건 당일 용산 4구역 남일당 4층 건물 옥상에 망루를 설치하고 점거 농성을 벌이던 농성자 5명과 이를 제지하던 경찰특공대 소속 경사 1명이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경찰은 특공대와 용역들을 통해 과잉진압을 했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아무도 기소되지 않고 철거민들만 실형을 선고받았다.
남겨진 유가족들은 “매년 이 시기에만 반짝 조명하고 마는 언론들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면서도 현 정부가 들어서고 변화의 분위기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 
김영덕씨는 용산참사 이후 숙명여대 인근에서 8년 가량 주점을 운영하다 형편이 더 어려워져 지난해 10월부터 옛 남일당 건물 앞에서 호떡 장사를 시작했다. 호떡집 주변은 재개발 공사로 인한 소음으로 말소리도 잘 안 들릴 정도였다. 
김 씨는 “한 때 사장님 사모님 소리를 들었지만, 자존심이 뭐 중요하냐. 남편의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해 이곳에 다시 돌아와 호떡 장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에는 (매년 주기만 되면) 당일에만 기사를 내보냈지만 올해는 10주기라 그런지 많은 기사를 봤다”면서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지금이 아니면 이 사건이 묻힐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진상규명을 다시 한 번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때 억대의 권리금을 걸고 번듯한 가게를 운영하던 유족들은 이젠 최저 생존 현장에서 연명하다시피 하고 있다. 
김 씨는 그래도 나은 편(?)이다. 도시락 가게 종업원이나 갖은 궂은 일에 매달린 일용직으로 근근히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용산참사는 전 정권들과는 달리 좀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진상규명에 대한 사회적 여론도 높아가고 있다. 특히 사건 당시 사망자들의 유족은 좀더 활발한 진상규명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용산참사 유족들의 대검 항의 방문도 그 중 하나다. 이들은 “용산참사 특별수사본부에서 수사총괄을 맡았던 검찰 고위간부가 조사단에 외압을 가했다는 제보가 있다”며 “제보에 따르면 ‘보고서 작성 중단’ 사태는 용산참사 관련 조사 중 발생한 일”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과거 용산참사 수사팀은 입장문을 내고 “진상조사단에 법과 원칙에 따른 조사와 심의를 요청하고 의견을 개진했을 뿐, 외압이나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향후 그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상호·이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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