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체온’이 전기 생산, 핸드폰 충전도…
사람 ‘체온’이 전기 생산, 핸드폰 충전도…
  • 우종선(객원기자)
  • 승인 2019.01.2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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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연구진, ‘열전소자와 피부의 온도차를 전자, 전기로 변환’
웨어러블 소자, 사물인터넷 기기 등 활용…“멀잖아 실용화 가능”

사람의 체온으로 전기를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사람의 팔목에 파스처럼 부착, 에너지를 얻는 ‘열전 복합 모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향후 2~3년 안에 상용화 되어 웨어러블 소자, 사물인터넷 기기전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체온을 전력으로 바꾸는 원천 기술은 이미 개발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ETRI가 기존의 기술보다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보완하기 위해 차원을 높인 기술을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열을 전기로 바꾸는 ‘열전소자’를 이용한 기술에 바탕하고 있다. 즉, 소자가 피부와 닿으면 이 둘의 온도가 다르기 때문에 온도차가 생긴다. 이 온도차에 의해 소자와 피부 사이에서 전자가 이동하면서 전력이 발생한다.

고효율 전력관리회로(좌)와 착용형 열전소자를 피부에 붙여 체온으로 LED에 전원을 공급, 불을 켠 모습(우)
착용형 열전소자를 피부에 붙여 체온으로 LED에 전원을 공급, 불을 켠 모습

 

열 저항 균일하고 온도차와 전압 높이는게 향후 ‘관건’

ETRI는 미국의 선행기술보다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열 저항을 균일하게 하고 온도차와 전압 등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했다. 먼저, 열 저항이 균일하도록 설계해 피부의 체온이 열전소자에 전해질 때 기존보다 더 높은 체온이 통과하도록 개발하는 임피던스 매칭을 했다.
쉽게 비유하면, 한쪽 구멍은 좁고 한쪽 구멍은 넓은 관이 있다면, 물을 흘려보낼 때 병목현상과 같다. 이 병목현상을 없애기 위해 관의 양쪽 구멍 넓이를 같도록 만들어, 한쪽 입구로 들어간 것과 동일한 양의 물이 다른 입구로 나오도록 만들었다고 이해하면 된다.
또, 피부와 소재 사이의 온도차를 크게 만들기 위해 ‘인체모사 히트싱크’를 개발해 체온으로 더욱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전자는 온도차에 비례해 움직이는데, 전력은 전자가 움직이는 것에 비례해 생산된다. 이는 수력발전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수력발전소는 물을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는 힘으로 전기를 만들어낸다. 당연히 물이 떨어지는 높이가 높아질수록 위치에너지가 커지니 전력을 더욱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
온도차도 수력발전소의 물처럼 전자가 많이 움직이고, 이를 통해 열전소자가 전력을 많이 만들어내게 된다. 해당 히트싱크는 이때 온도차를 크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세 번째로, 이렇게 생산하는 전압도 실제로 사용하기엔 턱없이 낮기 때문에, 이를 높일 수 있는 전용 컨버터(전압증폭기)를 설계했다. 이렇게 생산된 전력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임을 증명하기 위해 LED에 불을 켜는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히트싱크가 실장(장착)되는 곳이 바로 열전 복합 모듈이다.
열전 복합 모듈은 온도 차가 있는 소재에서 전기가 발생하는 열전효과를 활용해 체온 열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장치다. 마치 사람 피부의 땀샘처럼 체온을 발산하고 흡수하는 기술이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가로 5㎝·세로 11㎝ 크기 파스 형태의 구조체를 피부에 붙였을 때 피부와 구조체 간 온도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를 땀샘 같은 형태로 만들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낮은 전압에서도 효율을 80% 이상 유지하면서 충전 가능한 전압으로 키우는 회로 기술도 접목했다.
연구진은 소자 출력을 기존 미국에서 발표된 20㎼/㎠보다 약 1.5배 이상 높였다. 여기에 더해 소자 6개를 묶어 모듈화 할 경우 출력은 최대 2∼3㎽까지 키울 수 있다. 바로 상용화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일회용으로 쓰고 버리지 않고, 지속해서 에너지를 수확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체온이나 맥박 센서 등과 결합한 형태의 소자에서 무한 전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영·유아나 환자 무선 체온 측정 또는 반려동물 위치 모니터링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연구진은 모듈이 피부와 자연스럽게 붙을 수 있도록 건식 접착 방식을 기술에 적용했다.  모듈 바깥쪽은 쉽게 찢어지지 않도록 마이크로 계층을 사용했다. 

건식 밀착형 유연 구조체의 계층구조 이미지와 실제 사용된 구조체의 실물 사진
건식 밀착형 유연 구조체의 계층구조 이미지와 실제 사용된 구조체의 실물 사진

LED 밝힐 전력은 생산…“웨어러블 소자, ICT 기기 전원 등에 쓰일 것”

연구진이 성인 손목에 패치 6개를 붙여 전압을 증폭시켰더니 ‘ETRI’라는 알파벳 대문자 발광다이오드(LED) 불이 켜졌다.
연구진은 앞으로 불쾌감을 없애고, 심미감을 높이며, 움직이는 상황에서의 특성을 고려하고, 전력관리 회로를 개선하는 등 추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상용화가 원활하려면 소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개발 수준으로는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등의 전력으로 사용하기엔 이르다. 다만 조난시 GPS 신호를 쏘아 보내거나 체온측정과 무선전송 등의 작업은 가능하다. ETRI는 해당 시제품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ETRI 문승언 ICT소재연구그룹장은 “시스템이 완성되면 웨어러블 소자나 사물인터넷 기기 전원, 하드웨어 플랫폼 등에 폭넓게 쓰일 것”이라며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 홈·시티 등 신개념 서비스도 앞당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많이 보급된 미용 목적의 LED 마스크 등의 제품에 따로 전원을 연결하지 않아도, 체온만으로 작동하도록 접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과제를 통해 연구진은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 15편 제출, 국내·외 특허 15건 출원, 기술이전 등 성과를 거뒀다. 이번 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선정 2018년도 국가연구개발 우수 성과(기계 소재 분야) 최우수작으로 뽑혔다.

우종선(객원기자)
 

(※ 본문 기사는 <뷰티플사인>에도 보도되고 있으며, 해당 매체의 양해를 얻어 동시에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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