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변화된 세태 맞는 소용량·소포장 선물세트 경쟁 치열

사진=동원그룹
사진=동원그룹

민족 대명절인 설을 앞두고 유통업계에서는 설 대목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특히 올해에는 1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혼명족’·‘혼술족’·‘혼밥족’을 겨냥한 새로운 콘셉트의 선물세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또한 최근 간편하게 제수음식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차례상 가정간편식(HMR) 제품들이 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CJ제일제당은 1인 가구를 겨냥한 설 선물세트 ‘햇반컵반 티빙세트’를 출시했다. 이 세트는 동영상서비스 ‘티빙(tving)’ 1개월 무료이용권과 햇반컵반 스팸마요 4개로 구성돼 있다. 최근 스마트폰으로 콘텐츠와 ‘혼밥’을 동시에 즐기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명절에도 홀로 지내는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가 반영됐다. 
CJ제일제당은 햇반컵반 티빙세트 출시 페이스북 이벤트도 진행한다. 해당 게시물에 오는 21~23일까지 ‘설 명절을 즐겁게 보내기 위한 나만의 계획’을 댓글로 달고 함께 하고 싶은 친구를 태그하면 된다. 추첨을 통해 햇반컵반 티빙세트가 연휴 전까지 배송된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소용량·소포장 선물세트를 늘리고 김장김치, 식혜 등의 상품을 처음 선보였다. 김장을 하지 않는 1인 가구를 겨냥해 김치를 설 선물세트 품목에 포함시켰다. 특히 고향에 가는 대신 나홀로 명절을 보내는 ‘혼명족’을 위한 세트를 판매한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의미의 ‘셀프 기프팅’ 상품들을 내세웠다. 복고풍 LP턴테이블, 맥주 디스펜서 등 이색 상품들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은 다음달 4일까지 전국 15개 점포 식품관에서 프리미엄 가정 간편식(HMR) '원테이블(1 TABLE)'의 인기 상품으로 구성한 '원테이블 설 선물세트' 2종을 선보인다.
1인 가구가 늘면서 편의점에서 선물세트를 구입하는 사람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설 선물세트 매출은 2017년 기준 1년 전보다 16.7% 늘었고, 지난해에는 21.4% 급증했다. GS25도 지난해 1년 전보다 23.6%, CU도 6%가량 선물세트 매출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편의점 업계에서도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설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은 1인 가구의 증가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를 추구하는 가치소비 트렌드에 따라 관련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먼저 명절 베스트 상품인 정육 선물세트를 1인 가구에 맞게 소용량으로 선보였다. 또 디저트 시장 성장에 따라 소용량으로 담긴 프리미엄 디저트 선물세트도 내놓았다. 한국식 디저트인 전통 떡이 맛 별로 담겨있는 ‘한입원바이트 굴림떡세트 2종’과 뉴욕치즈, 티라미수 등 인기 케이크 12종이 소용량 보틀에 담긴 ‘미니보틀케익세트’ 등을 판매한다. 
GS25는 1인 가구 중 20~30대 비중(34%)이 가장 높은 만큼 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뉴트로’ 상품을 개발했다. 뉴트로란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직접 겪어보지 않은 과거를 요즘 방식으로 즐기는 것을 뜻한다. 뉴트로 콘셉트로 내놓은 GS25 클래식 턴테이블은 짙은 목재를 사용해 복고풍 디자인을 담았다. LP판과 CD, 카세트테이프를 비롯해 MP3, 블루투스, 라디오 기능을 겸비했다.
최근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 문화가 확산되며, 가정간편식(HMR)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요리하는 시간을 줄여 휴식과 자기개발에 투자하겠다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2010년 7700억 원이었던 국내 HMR 시장은 2017년 3조 원으로 연평균 성장률 21%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4조 원대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HMR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명절에도 직접 음식을 준비하는 대신 간편하게 제수음식을 마련할 수 있는 HMR 상품이 대거 출시되고 있다.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은 가정간편식, 1인 가구, 가성비 등 최신 식품 트렌드를 반영해 설 선물을 고르는 소비자들에게 ‘H(HMR), A(ALONE), M(Middle price)’ 가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H’와 ‘A’는 가정간편식(HMR) 제품 수요 증가와 혼설족(혼자 설을 보내는 사람들)들이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했다. 지난해 추석 아워홈몰에서 판매된 HMR 제품은 평월보다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인 가구에서 조리하기 어려운 숯불떡갈비, 숯불떡고기완자, 동그랑땡 등 적전류 제품을 선물 세트로 준비했다. 
한국야쿠르트의 간편식 브랜드 잇츠온에서도 ‘설날요리세트’ 내놓았다. 소불고기 전골과 잡채, 소고기 뭇국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모든 식재료를 소분 형태로 진공포장해 판매하고 있다.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온라인몰 더반찬은 간편하게 차례상을 준비할 수 있는 ‘프리미엄 차례상’을 오는 27일까지 판매한다. 지난해 추석 처음으로 출시한 이 상품은 완판을 기록했으며, 구매 고객 중 95%가 재구매 의사를 밝힐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다. 더반찬은 이번 설 시즌에 준비 물량을 2배 이상 늘렸다고 설명했다.
G마켓도 오는 31일까지 ‘2019 설 혜택’ 기획전을 열고 차례상 차림, 귀성길 준비물 등을 모아둔 ‘설 준비관’ 운영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차례를 간소하게 지내는 가정이 늘면서 음식 준비도 간편식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이 같은 수요에 맞춰 명절 음식 관련 상품도 다양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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