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오늘밤 김제동’ 출연, “한국, 부채 문제 신경 써야” 조언도
“청년들, ‘공무원’보다 좋아하는 일 하라”, “투자할 때 잘 모르면 사지 말라”

KBS1 ‘오늘밤 김제동’ 방송 화면 캡처.
KBS1 ‘오늘밤 김제동’ 방송 화면 캡처.

“남한과 북한에 엄청난 기회가 오고 있다. 한반도가 통일되고 개방되면 20년간 한반도가 세상에서 제일 주목받는 나라가 될 것이다.”
‘투자의 신’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가 23일 KBS1 방송 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에 출연해 한국 경제와 관련 이슈들에 대해 조망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9월 해당 프로그램에서 한 차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는 짐 로저스는 이날 방송에서 남한과 북한의 경제 협력이 만들어낼 기회들에 대해 언급했다. 짐 로저스는 워렌 버핏, 조지 소로스 등과 함께 세계 3대 투자가로 꼽히는 경영자이자 금융전문가다.
짐 로저스는 “북한은 1981년의 중국의 모습과 같다. 북한의 개방은 1980년대 중국의 덩샤오핑이 한 것처럼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중”이라며 “모든 사람들이 변화를 원한다. 북한도 통일을 바라고 모두가 더 나은 삶을 원한다. 북한은 드디어 변화할 준비가 되어 있고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 경협 등 북한 경제 개방에 대해서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며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원래 있었던 사업이 재개되면 당장 일자리가 생겨 경협이 가져올 경제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저스는 북한을 투자지로서도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은 모든게 저렴하기 때문에 투자 위험 역시 낮다”며 지난 수십년 북한에 아무도 투자하지 않은 점이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세계 경제 침체 가능성을 언급하며 한국의 높은 부채비율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지난 70~80년간 경험하지 못한 최악의 경제위기가 올 것”이라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부채가 치솟고 있어 다음번에 위기가 닥치면 더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많은 나라가 경기침체 국면에 들어갔고 한국도 부채가 너무 많다”며 “한국 정부도 부채 문제에 신경 써야 한다”고 진단했다. 
북한을 제외한 관심 있는 투자처로는 “전 세계적으로 농업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아시아 관광산업에도 주목한다. 중국의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곳에 투자한다면 돈 벌 것”이라고 언급했다. 
로저스는 투자 원칙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잘 모르면 사지 말라”며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듣지 말고, 아주 싸고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것에 주목하라”고 답변했다. 그는 1980년대 초 중국의 사례를 들며 “저평가돼 있지만,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곳에 투자한다면 큰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내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조언은 ‘핫팁’(족집게 조언)을 듣지 말라는 것”이라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방법을 찾을 때까지 은행에 돈을 그대로 둔 채 기다려라”고 조언했다.
짐 로저스는 한국 청년들에게 “많은 한국 젊은이들이 공무원이 되려고 한다”면서 “한반도에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다. 공무원이 되려고 하지 마라. 빚을 만들지 말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요즘 많은 한국인이 미국 등 다른 나라로 이민 가고 싶어 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배우기 위해) 집을 떠나는 건 좋지만, 한국이 굉장히 역동적으로 변할 것이기 때문에 꼭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짐 로저스는 최근 금강산에 골프 리조트를 보유한 국내 민간 리조트 전문개발 업체인 아난티의 사외이사를 맡은 바 있다. 방송 이후 아난티의 주가가 폭등하는 현상도 불러 일으켰다. 아난티의 주가는 해당 공시를 띄운 지난해 12월 10일 이후 지금까지 주가가 3배 넘게 올랐다. 시가총액 기준으론 코스닥 상위 8위로, 두 달도 되지 않아 40계단을 뛰어 올랐다. 이와 함께 농업 관련주들도 급등하는 현상이 연이어 나타났다. 

이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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