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적 보도 아닌 정밀 탐사취재, 연재기획 "시민들이 중심, 정쟁 도구 아니다" 등

사진=목포mbc 뉴스 화면 캡처
사진=목포mbc 뉴스 화면 캡처

최근 손혜원 의원의 목포 근대문화유산 거리에 대한 투기 의혹을 중앙언론들이 앞다퉈 내보내고 있는 가운데, 현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목포mbc의 정밀 탐사보도가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 목포mbc는 손 의원과 언론, 야당 간에 투기의혹을 둔 공방전이 치열하던 지난 1월 20일을 전후한 시기부터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슈로 떠오른 목포시 대의동과 만호동 일대의 등록 문화재 지정 과정을 현장감있게 소상하게 보도, 선정적 보도와 ‘한건주의’, ‘먼지털이식’ 보도로 일관하는 중앙언론과 대조를 이뤘다.
이 방송은 이날 자체 취재 내용을 토대로 손 의원을 둘러싼 논란을 ‘보수 언론과 야당의 정략적 소모전’으로 치부하며, 투기 가능성을 낮게 보는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당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응을 인용하며 “오래된 마을을 지키려는 주민들의 소중한 마음 건들지 말라”는 멘트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방송은 아예 이번 사건을 계기로 목포 현장을 비롯,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군산시, 영주시를 탐방 취재한 내용을 연재 기획으로 내보내고 있다. 단순히 손 의원 사건에 국한하지 않고, 등록 문화재 지정과 경제적 가치, 투자와 투기의 구분과 그 가능성 등 취재의 폭과 깊이를 더함으로써 지역 언론으로서 충실히 저널리즘을 구현하고 있다는 평가다.
25일에도 목포mbc는 ‘시민들이 중심...정쟁 도구 아니다’는 제하의 뉴스 꼭지를 내보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르면 손 의원 투기 의혹 논란 속에 현지에선 근대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에 대한 긴급토론이 열렸다. 방송은 “주민들은 목포의 유산을 둘러싼 소모적인 정쟁이 안타깝다며 주인은 목포 시민이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의하면 문화재청과 목포시,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한다는 소식에 이날 토론장은 몰려든 주민들로 가득 찼다.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활성화 사업의 계획에 대해 질문을 쏟아낸 주민들은 질책도 하고, 갖가지 의견도 제시했다. 이들은 특히 “근대역사문화가 켜켜이 쌓여 있는 공간의 주인공은 시민들이며, 한 순간에 정치인 등 특정인들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손 의원이 등록문화재 지정이나 근대역사문화거리 지정에 어떤 형태로든 관여한게 아니냐는 야당과 언론의 의혹 제기에 대한 반발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에 관해선 목포mbc가 역시 25일 내보낸 자체 연재 기획 첫 번째 꼭지 ‘등록문화재의 역사..목포서 시작’에서도 최성환 목포대 교수의 인터뷰를 통해 지적한 바 있다.
최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등록문화재' 제도가 도입된 건 지난 2001년부터다. 보존가치가 높은 근대문화유산를 지정해 관리하기 위한 것인데, 그 시발점은 목포시민들이 철거를 막아 지켜낸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 건물이다. 1999년도에 이 동척건물이 10년 동안 빈채로 방치돼 있어 문제가 되었다. 당시 이를 사용하던 해군이 목포시에 이를 사라고 했으나, 여의치 않자 결국 철거 공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이를 저지하며, 문화재로서 가치판단을 할 수 있도록 지켜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흔히 문화재 지정이나 보존 여부는 지자체나 건물소유주가 신청하는게 기본인데, 이 경우는 목포시민들이 문화재청에 건의를 하고 문화재청에서 그 가치를 인정해줘서 보존이 됐다. 그 후 2년이 지나서 결국 ‘등록문화재’ 제도가 처음 생김으로써 목포가 그 첫 모범사례를 보여준 셈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이는 손 의원 입김설을 부정하고, 애초부터 목포시민들에 의지에 따라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는 배경 설명으로 해석된다.
이런 보도와 함께 목포mbc는 손혜원 의원이 자신에게 적산가옥을 소개시켜줬다고 밝힌 여성 A씨를 연속 보도,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A씨가 손 의원과 손 의원의 조카에게 적산가옥 3채를 소개해주었다. 그 후 손 의원이 빈집이 더 있냐고 물었을 때 A씨는 “없다”고 했지만,  A씨 자신은 일가족과 친인척 명의로 건물 2채를 등록문화재로 신청해 1채가 문화재로 지정됐다. 또 A씨와 가족들은 2017년 3,4월 시작해 2017년 하반기까지 근대역사문화공간 구역 안에 있는 필지는 물론 인근 필지까지 계속 사들였다. 정작 투기의 당사자는 모 건설사 대표의 부인이며, ‘목포의 큰 손’으로 알려진 A씨라는게 보도의 핵심이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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