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 최고, 경기 분당, 부산 서면, 대구 동성로, 포항 죽도시장…

사진은 국내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서울 명동의 ‘네이처리퍼블릭’ 인근
사진은 국내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서울 명동의 ‘네이처리퍼블릭’ 인근

땅값은 곧 경제 상황의 지표가 되고 있음이 다시 입증되었다. 12일 발표된 전국 표준공시지가는 각 지역별로 돈과 사람 등 경기 순환이 얼마나 활발한지를 보여주는 ‘부(富)’의 척도가 되고 있다. 지역에 따라선 경제 상황이 극과 극임을 보여주기도 한다.
지가가 가장 많이 오른 서울 강남구(23.13%)와 서울 중구(21.93%) 등은 그 만큼 돈과 물자가 많이 모여들어 활발하게 경기가 움직이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전국에서 가장 많이 땅값이 떨어진 전북 군산시(-1.13%)나 울산 동구(-0.53%) 등은 자동차, 조선 경기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지역경제가 초토화된 곳이다.
지가변동률 전국 상․하위 5위 시군구를 보면, 서울 강남구는 ‘국제교류복합지구 및 영동대로 지하 통합개발계획’으로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많이 올랐고, 서울 중구는 ‘도시환경정비사업 및 만리동2가 주택재발사업’ 등에 의해 강남구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랐다. 뒤를 이은 서울 영등포구(19.86%)는 재개발․재건축, 부산 중구(17.18%)는 북항 재개발 사업, 부산 부산진구(16.33%)는 ‘시민공원 일대 개발사업, 전포카페거리 활성화’ 등이 땅값 상승의 지렛대로 작용했다.

반면에 전북 군산시는 GM군산공장의 폐쇄 등으로 지역 경제가 괴멸상태에 들다보니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지가가 떨어졌다. 울산 동구도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과 종업원수 감소, 관련 기업들의 불황으로 인한 경기침체에 몸살을 앓고 있으며, 경남 창원성산구(1.87%)는 조선과 자동산업의 약세로 인한 연관산업과 하청 중소기업들의 부진으로 땅값이 미미한 수준으로 오르는데 그쳤다. 경남 거제시(2.1%)도 조선 및 해양플랜트 사업 부진의 타격을 입은 곳이다. 이로 인한 구조조정 등으로 인구도 크게 줄면서 지가 상승이 제자리 걸음을 했다. 지역의 철강 경기가 침체된데다 테크노폴리스 개발사업마저 취소된 충남 당진시(2.13%)도 소폭에 그쳤다.
각 시도별로 땅값이 가장 비싼 곳과 가장 싼 곳의 대비도 흥미롭다. 대체로 각 시도에서 가장 땅값이 싼 곳은 도심지와는 떨어진 임야나 자연림 지대다. 반면에 각 시도별로 가장 비싼 곳은 말 그대로 해당 지역의 돈과 사람이 모이는 ‘핫 플레이스’라고 할 수 있다.

서울 명동은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순위 중 1~10위를 휩쓸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한국 최고의 번화가이자, 노른자위임을 과시하고 있다. 그 중 네이처리퍼블릭 터는 ㎡당 가격이 지난해 9천130만원에서 1억8천300만원으로 두배 증가했다. 이곳은 2004년부터 그 직전의 명동2가 우리은행터를 제치고, 16년째 전국 표준지 중에서 가장 비싼 땅으로 기록되고 있다. 2위는 우리은행 터, 3위는 충무로2가 의류매장 '유니클로' 터 등이다. 10위까지 휩쓴 명동과 충무로 일대 토지는 공시가격이 모두 지난해보다 2배 가량 올랐다.

한 지역의 돈과 재화가 몰리는 중심상권이라고 할 지방 대도시 중심가의 땅값도 만만찮다. 부산은 80년대 이후 남포동․광복동을 제치고 최고의 번화가로 등극한 서면 일대(부산진구 중앙대로-부전동)가 ㎡당 4천20만원, 대구의 중심지인 동성로 2가는 3천500만원, 인천 부평문화로(부평동)가 1250만원, 광주 충장로2가가 1220만원, 대전의 번화가인 중앙로 은행동이 1240만원, 울산 신시가지 중심가인 삼산로가 1280만원 등이다. 경기도에선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판교역) 일대가 2150만원을 기록해 서울 다음 가는 고가행진을 보였다. 특히 인구 50만의 포항시 죽도시장 인근이 1320만원을 기록해 경북 최고의 땅값은 물론, 부산, 대구를 제외한 광역시를 능가한 수준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김점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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