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배당 확대 않고, 사내 유보 논란

사진 = 남양유업 홈페이지 기업소개란.
사진 = 남양유업 홈페이지 기업소개란.

남양유업과 국민연금의 주주배당금 확대 요구를 거부하면서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양자 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국내 대기업 여러 곳에서 지분을 갖고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고 있다. 특히 남양유업에 대해선 이른바 ‘스튜어드십 코드’에 준하는 원칙에 따라 과거보다 배당금을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남양유업측은 11일 공식 자료를 통해 이런 국민연금의 요청을 거부했다.
남양유업은 <애플경제> 등 언론사에 배포된 자료를 통해 “지분율 6.15%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주주권익을 대변한다는 논리는 이치에 맞지 않으며, 오히려 합법적인 고배당 정책을 이용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이익 증대를 대변하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남양유업은 지분 53.85%를 보유한 홍원식 회장 등 총수일가의 이익 증대를 막고 투자를 목적으로 사내 유보를 한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남양유업은 저배당 정책을 내세우며 투자에 몰두하겠다는 의지를 비쳤다
업계 주변에선 그러나 이런 남양유업 측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매일유업은 평택공장 시설 증설에 1800억 원을 투자했고 롯데푸드도 평택공장 건축에 3900억 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그간 남양유업의 행적을 보면 이들 동종 업계 에 비해 투자액이 가장 적다는 평가다. 이번처럼 “사내 유보를 통해 투자를 하겠다”고 외쳐온 모습과는 상반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겉으로 보면 일견 타당성있는 주장으로 비치지만, 지금까지 이 회사가 투자를 해온 연혁을 살펴보면 그 의도의 순수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정황을 고려해 국민연금은 지난 2016년부터 남양유업에게 배당정책과 관련되어 여러 개선사항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업계 평균에도 못미칠 만큼 투자마저 부진함에 따라 지난 7일에는 남양유업에 '배당정책 수립 및 공시와 관련해 심의ㆍ자문하는 위원회를 설치'하는 정관변경 주주제안을 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1000원, 우선주 1주당 1050원을 지급했다.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으로 지급된 비율)은 17% 수준으로 상장사 평균인 33.81% 보다 낮다. 
이에 대한 남양유업 홍보실 관계자의 해명 또한 명쾌하지 않다. 이 관계자는 <애플경제>와의 통화에서 "IMF 당시부터 저배당 기조를 통해 무차입 경영이 가능했고, 사내 유보를 통해 투자금액을 활용하는 것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라고 말하며 “투자 부분도 매년 해오고 있으나, 정확하게 밝힐 수 있는 부분은 아직 없다”고 구체적인 대답을 회피했다. 이미 배포한 보도자료 외의 답은 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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