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硏, 정책적 노력 필요

올 한해 가장 세계 경제를 어렵게 할 수도 있는 가장 큰 원인은 ‘G2 무역마찰 속 중국 경기둔화’와 원자재 가격 불안정,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금융 불안 가속화, 부채 리스크 확대, 대내외 건전성 악화 등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로서도 특별히 유의할 만한 대목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펴낸 ‘신흥국 경제의 함정(TRAPS)을 경계하자!’란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신흥국의 경우 G2 무역마찰로 인한 세계 교역량의 정체와 중국의 경기 둔화가 가장 큰 애로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흥국 경제의 5대 리스크 요인과 시사점’이란 부제를 단 이 보고서는 특히 태국과 멕시코를 제외한 신흥국들의 통화가치 절하와 이로 인한 주가 폭락, 미국 정책금리 인상과 달러화 강세, 이로 인한 신흥국들의 부채로 인한 부담 증가 등도 치명적인 리스크로 꼽고 있다.
보고서는 이에 “글로벌 및 신흥국 경제의 대내외 여건을 모니터링하면서 실물 및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에 대비한 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대응책을 주문하는 한편, “내외수 균형 성장을 통해 대외 리스크에 강한 경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2019년 신흥국 경제의 5가지 주요 이슈를 점검하고 관련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G2 무역마찰 속 중국 경기둔화(G2 Trade Friction)=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인해 세계 교역 성장세는 다소 정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무역마찰이 장기화됨에 따라 WTO 세계교역전망지수(WTOI)는 2018년 5월 101.8p, 8월 100.3p, 11월 98.6p로 하락하는 등 세계 교역은 성장 모멘텀이 다소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세계 교역 비중은 지속적으로 확대된 가운데 중국 경기둔화에 따라 중국경제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들은 경제성장 둔화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세계 교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12.4%에서 2018년 12.7%로 소폭 확대되었으나, 최근 중국경제는 2017년 6.9%, 2018년 6.6%로 성장세가 약화되었다. 국가별 중국경제 의존도 분석 결과 싱가폴, 베트남, 한국, 말레이시아, 칠레, 태국 등은 상위 5개국으로 분석되었으며, 상위 20개국 중 신흥국은 13개국으로 분류되었다. 
▲금융 불안 가속화=태국과 멕시코를 제외한 대부분의 신흥국을 중심으로 통화가치 하락이 큰 폭으로 이뤄졌다. 글로벌 기축통화인 달러화 가치를 평가하는 달러인덱스는 2018년 1월말 89.1p를 저점으로 12월말 96.2p까지 가치 상승하였다. 이에 반해 신흥국 통화지수는 2018년 1월말 1,725.9p를 고점으로 10월말 1,584.8p까지 10개월 연속 하락하며 급락 후, 12월말 1,614.8p로 소폭 반등하였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미중 간 무역분쟁 등이 지속되며 신흥국의 주식시장 자금이탈이 가속화되었다. 2018년 글로벌 주가지수 하락세는 지속되었으며, 상대적으로 신흥국의 주가지수 하락이 큰 폭으로 이루어졌다. 신흥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변동률은 크게 확대되며 자금이탈이 가속화되었다. 더욱이 분석대상 19개국 중 주식시장 시가총액 상위국인 중국(1위), 남아공(4위) 등도 주식시장 변동률이 크게 확대된 모습이다.
▲부채 리스크 확대=2018년 4회에 걸친 미국 연준(FED)의 정책금리 인상으로 장기 시장금리 상승 및 달러화 강세가 유지되고 있는 흐름이다.  달러화 강세로 인해 신흥국에 누적된 달러화표시 부채와 기업부채 등은 잠재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신흥국의 달러화 외화표시 부채는 2011년 1분기 약 2.1조 달러 수준이었으나 2018년 3분기 약 3.7조 달러까지 약 1.8배 상승하였고, 증가율 수준도 2016년 2분기 -2.0%에서 2018년 1분기 8.5%, 3분기 4.4%로 증가세가 지속 중이다. 특히 신흥국 민간부채 중 기업부문의 부채 규모는 큰 수준이다. 2018년 2분기 기업부문 부채는 28.8조 달러로 가계부문 11.5조 달러의 약 2.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2018년 2분기 신흥국의 GDP 대비 기업부채 수준도 WEF에서 제시한 임계치 80.0%를 상회하는 97.3%를 나타내고 있다.
▲원자재 가격 불안정=2018년 국제유가는 산유국 감산 등에 따라 전년대비 상승했으나 향후 글로벌 수요둔화, 초과공급 우려 등으로 상승세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글로벌 원유수요 축소 우려 및 미국 원유생산 확대와 재고 증가에 따른 초과공급 확대 우려 등은 유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는 중장기적으로 원자재 수출 신흥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 원자재지수인 CRB선물가격지수는 2018년 5월 202.8p에서 12월 169.8p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였으며, 향후 글로벌 수요둔화 전망 등에 따라 원자재 가격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총수출 대비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러시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주요 원자재 수출국 경기는 불확실성이 다소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대내외 건전성 악화=주요 신흥국들의 재정수지 부문은 평가 항목 중 가장 취약한 것으로 분석되며, 인도와 남아공은 대내 건전성 수준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2018년 경제 불안을 겪은 아르헨티나와 터키는 물가 상승률이 각각 40.5%, 20.0%에 달하며 임계치인 5%를 크게 상회하였다. 19개 평가 대상 신흥국 중 GDP 대비 재정수지, 정부부채는 각각 14개국, 10개국이 취약국가로 분류되었으며, 종합적으로 3개 평가항목을 모두 만족하지 못한 국가로는 인도와 남아공으로 분석되었다. 이에 반해 태국, 러시아, 칠레는 모든 평가 지표에서 대내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국가로 분석되었다.
신흥국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터키, 아르헨티나, 말레이시아 등 단기외채 비중이 높은 일부 국가들의 리스크 확대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는 이같은 리스크 요인을 지적하면서 그 대책으로 △글로벌 및 신흥국 경제의 대내외 여건을 모니터링하면서 실물 및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에 대비한 대응 능력 강화 △내외수 균형 성장을 통해 대외 리스크에 강한 경제 시스템 구축 △경제 펀더멘털(Fundamental) 강화를 통해 신흥국 경기 불안 확대가 경기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안정적인 기초 체력 유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흥시장의 발굴 및 신규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 전략 마련 △글로벌 및 신흥국 시장에서 기업의 대외 경쟁력 제고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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