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소비엔 큰 영향없어”

26일 한국은행은 2월 소비자심리지수가 3개월 연속으로 개선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최근 “소비심리가 큰 폭으로 떨어져도 실제 소비는 그만큼 감소하지 않는다”는 자료를 국회에 제출한 적 있어 경제심리지수 자체에 대한 신뢰도를 의심케 하고 있다. 사실상 소비심리지수와 민간소비의 절대적 영향을 부정하는 듯한 보고서를 내기도 해, 이번과 같은 통계 발표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을 사고 있다.

이번 한국은행의 '2019년 2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9.5로 한 달 전보다 2포인트 올랐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이 경기를 어떻게 느끼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데,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많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난 14일 한은은 2018년 10월~2019년 1월 간의 시점을 대상으로 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하면서, 이와는 다른 ‘소비자심리지수와 민간소비 간의 관계’를 참고자료로 첨부한 바 있다.

당시 보고서는 소비심리가 큰 폭으로 떨어져도 실제 소비는 그만큼 감소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부정적 경제뉴스가 넘쳐나면서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크게 악화했지만, 실제 민간소비가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 “소비는 심리 이외에 수입 등 지표의 영향을 받지만, 소비심리는 (실제 경제상황보다는) ‘부정적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당시 보고서에서 “소비자심리지수와 전년동기 대비 민간소비 증가율의 장기 추이를 보면 대체로 동행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다만, 2012년 이후에는 소비자심리지수와 실제 소비 증가율 간의 상관관계가 약화되어왔고, 소비심리와 실제 소비흐름의 방향성 또는 변동폭은 일시적으로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적시했다.

그 사례로 든 2015년 1분기~2016년 2분기 세월호 사고와 메르스 사태의 경우 소비자심리지수는 하락세를 보였지만, 거꾸로 민간소비는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 때문에 한은 스스로 “민간소비는 소비심리 외에도 가계소득, 고용상황 등 여타 경제변수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면서 “주가하락이나 경기둔화 우려 등 소비심리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실제로) 소비심리지수가 민간소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 여부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이번 발표에선 전반적으로 소비심리지수가 개선되었다. 현재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판단은 전달보다 5p,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은 4p 상승했다. 현재 생활형편에 대한 판단은 3p, 앞으로 생활형편이 나아질 것인가에 대한 긍정적 전망은 1p 정도 늘어났다. 
다만 가계수입 전망이나 향후 소비지출 전망은 지난 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를 두고 한은은 “남북 경제협력 기대감, 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답변이 늘었다"고 설명했지만, 소비심리지수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문은 과제로 남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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