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메리트 김규동 변호사.
법무법인 메리트 김규동 변호사.

얼마 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형사재판이 있어 법원에 갔는데 내가 들어갈 법정 앞에서 한 젊은 여인이 흐느껴 울고 있었고, 그 옆에는 갓난아이가 유모차에 앉아 천진난만하게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필경, 애 아빠가 형사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듯하였다. 그 젊은 여인은 유모차를 부여잡고 그칠 줄 모르게 한참 동안이나 흐느껴 울었다.

나를 포함하여 여러 명의 변호사들은 재판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터라 그 광경을 모두 지켜보았는데 대부분 안쓰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시아버지 되는 분 같아 보이는 어른과 한참 흐느껴 울더니 이내 울음을 멈추고 자리를 떠났다. 

무슨 잘못을 했는지는 몰라도 안쓰러워 보였다. 젖먹이 애기 앞에 아빠로서 창피했을 아이 아빠의 모습이 떠올랐다. 

변호사로서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많은 형사사건을 진행해보면서 의뢰인이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되는 모습을 보는 경험은 정말 원치 않은 일이다.

사람이 살면서 법에 위배되지 않게 사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란 걸 많이 느끼고 자유가 제한된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평소 전혀 소중하게 생각하지 아니한 자유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기회를 자주 갖게 된다.

또 한편으로, 사람이 사는 공간에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만든 법과 제도를 위반했을 때 격리시켜 제재를 가하는 징벌의 실제적 효과를 경험적으로 느끼면서 법과 제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언제부터인가 삶과 죽음의 경계선이 그리 높지 않음을 알게 된 후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기보다 조금이라도 이로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면서 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지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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