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산업활동 긍정적”, KDI “앞으로 더 어려울 것”

기획재정부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기 판단과 전망이 미묘한 차이를 보이며 엇갈려 주목을 끈다.

기재부는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산업활동이 개선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여전히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수출과 반도체 업황을 우려하면서도 “생산·투자·소비가 모두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요소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산업활동 및 경제심리지표 개선 등 긍정적 모멘텀이 있으나, 세계경제 성장둔화 우려를 비롯해 반도체 업황과 미-중 무역갈등, 브렉시트 등 불확실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 
이는 앞서 “수출·투자·소비 등 수요 측면의 둔화가 생산과 고용둔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한 KDI의 경제인식과 차이를 보인 것이다. 물론 정부도 전반적 경기 판단에 대해선 앞으로 흐름을 지켜봐야 하다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긴 했다.

그럼에도 “투자와 수출 부진 등으로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KDI의 부정적 판단과는 대조를 보이는 모습이다. KDI는 특히 “다섯달 연속 우리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KDI는 앞으로의 경기 전망에서도 기재부와는 결이 다른 판단을 내놓고 있다. 이번 달 경제동향을 통해 “이달에는 투자, 수출, 생산, 고용 등 4가지 지표에 관한 우려가 담겨있다”면서 “특히 "설비·건설투자 모두 감소 폭이 확대되고 선행 지표도 투자의 둔화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임을 시사하며, 앞으로 투자 상황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기재부의 판단은 KDI와 많이 다르다. 기재부는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지표들이 전월대비 증가세를 보인데 따른 것이다. 통계청에 의하면 광공업(0.5%)·서비스업(0.9%)·건설업(2.1%) 생산이 모두 전월보다 늘며 지난 1월 전산업생산은 0.8% 증가했다. 반면에 이에 대해서도 KDI의 해석은 다르다. KDI는 같은 지표를 전년과 비교해 “광공업 생산이 지난 1월 0.1% 증가에 그쳤고, 건설업 생산은 감소(-11.8%)를 이어갔다”면서 “생산경기가 둔화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소비지표에 대해서도 양 기관은 다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소매판매가 지난해 12월 감소세에서 지난 1월 0.2% 증가로 전환했고 소비자 심리지수가 3개월 연속 증가하며, 서비스생산이 늘어난 것을 들어 “긍정적 징후”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KDI는 1월 소비 증가는 설 명절 등 ‘일시적 요인’으로 판단해 추세적인 민간소비 증가세는 약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처럼 국내 경기 상황 진단과 전망에선 두 기관의 평가가 다소 엇갈렸지만 수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은 같다. 두 기관 모두 “반도체 가격 조정, 중국 등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등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부정적으로 전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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