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 ‘연령 프레임 효과’ 무시 지적, 전문가들 “60대 이상 폭증 현상 외면”

자료사진. 애플경제DB.
자료사진. 애플경제DB.

매월 발표되는 일자리 통계에 관한 많은 언론의 분석 기사가 착시와 오류 투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특정 연령대에 새로 진입, 진출함으로써 생기는 연령대별 인구 변화와 고령화 등을 무시한, 기계적인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른바 ‘꿈보다 해몽이 엉터리’인 셈이다. 이는 금융연구원 등 관련 기관의 연구 자료와 전문가들의 분석에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최근 금융연구원이 내놓은 연구자료 ‘연령 프레임 효과로 인한 연령별 취업자 증감 지표의 착시 현상과 시사점’은 이를 구체적인 수치 변화와 추이를 통해 입증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연령별 취업자 증감 지표에는 해가 바뀌면서 매년 해당 연령 구간에서 빠지거나, 새로 포함되는 숫자에 따라 그 연령층의 취업률이나 실업률이 달라지는 ‘연령 프레임 효과(age frame effect)가 반영되어 있다. 

예를 들어 2017년 말 기준으로 49세였던 연령층은 2018년 말에 50세가 되면서 40대 취업자 집계에서 빠지는 반면, 2017년 말 기준으로 39세였던 연령층이 2018년 말에 40세가 되면서 새로 40대 취업자 수에 포함되기 시작한다. 그러나 언론에선 이런 연령 프레임 현상을 무시하고, 겉으로 드러난 연령별 취업자 혹은 실업자 숫자만을 기계적으로 보도한다는 지적이다.

40대 취업자 수 지표의 연령대별 분해
40대 취업자 수 지표의 연령대별 분해

예를 들어 2018년 말 40대 취업자 수 감소 역시 이런 연령 프레임 효과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2017년 말 기준으로 보면 40대 취업자는 40~48세 취업자 605만 명과, 49세 취업자 69만 6천명을 합한 674만 6천명으로 집계되었다. 1년 후인 2018년말에는 새로 40세가 된 55만6천명과 41~49세 취업자 605만5천명을 합산한 661만1천명으로 집계되어다. 이를 두고 대부분 언론은 막연히 “고용시장에서 40대 취업자가 13만5천개 만큼 감소했다”고만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상 연령 프레임 효과를 무시한 기계적 보도라는 지적이다. 

다시 말해 2017년 말 49세였던 취업자 69만6천명이 2018년말에 가선 50대로 넘어가면서 40대 집계에서 빠진 반면, 새로 40세가 된 취업자는 55만6천명에 불과해 40대 전체적으로 취업자가 14만1천명 감소하는 연령 프레임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이런 연령 프레임 효과로 인해 결국 40대 전체적으로 취업자 수가 13만5천명 감소한 결과가 나왔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최근 “‘통계 사상 50대 실업자가 최다’라는 식의 <연합뉴스> 등의 보도도 크게 잘못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에 의하면 실업자뿐 아니라, (50대) 취업자도 최다를 기록했고, 50대 경제활동인구도 최다를 기록했다

문제는 인구 추이다. 30~40대는 날로 그 숫자가 줄어드는 반면, 50대 이상은 크게 늘어나는 고령화 현상이 가속화된다는 점이다. 50대로 새로 진입하는 숫자만큼 경제활동인구도 늘어나고, 취업자, 실업자도 함께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을 무시하고, ‘취업자 최다’라는 식의 보도는 독자들로 하여금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다.

40대 취업자 증감 및 연령 프레임 효과
40대 취업자 증감 및 연령 프레임 효과

특히 문제는 60대 이상이다. 베이비부머들이 대거 진입하기 시작한 60대 이상은 그 숫자가 폭증하고 있다. 시대 추세에 따라 노년층으로 분류되기도 애매한 60대 연령층은 비록 현역에선 은퇴했으나,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경제활동인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60대 이상은 현실적으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취업 기회를 갖기 힘든 연령대이다보니, 공공근로나 한시적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지난 2월 전체 취업자가 26만여 명 늘어난 데 대해 일부 언론이 “‘알바’나 임시직 위주의 질나쁜 일자리 때문에 수치상 실업자가 늘어난  것일 뿐“이라는 언론 보도는 그래서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다. 그런 논리라면, 공공근로 등 공공의 일자리를 줄이고, 대신에 현역 시절에 버금가는 안정적인 정규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데 이는 정책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라는 비판이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한 방송에 출연해 이같은 점을 무시한 언론보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일부 언론은 이런 상황을 애써 외면하며, 취업자와 실업자가 모두 증가했음에도 일부러 실업률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특히 지난 2월처럼 고용상황이 나아졌다고 해도 ‘알바나 질나쁜 일자리 뿐’이란 식으로 일관하는 등 저의가 의심스런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