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존 스미스’의 경우
캡틴 ‘존 스미스’의 경우
  • 김부조
  • 승인 2019.04.1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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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ㆍ칼럼스트
시인ㆍ칼럼니스트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타이타닉’은 ‘아바타’에 그 자리를 넘겨주기 전까지 세계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웠다. 이 영화는 1912년 빙산에 부딪친 뒤 침몰, 대형 참사를 빚은 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그 침몰한 배 이름이 바로 그 무렵 첨단장비를 자랑하던 ‘타이타닉’이었다.

그때 기술로 비추어 볼 때 엄청나게 큰 호화여객선이었고 ‘해상궁전’이라고도 불렸던 타이타닉호. 하지만 사고의 결과는 참혹했고 인류역사상 최악의 참사 가운데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타이타닉호 침몰 당시 총 승선 인원 2,224명 중 생존자는 710명, 사망자는 1,514명이었다. 그야말로 세계 최악의 해상 참사로 기록될 만한 사건이었다.

이 배의 선장은 에드워드 존 스미스. 그는 낮은 계층의 출신이었지만 누구보다 기품과 카리스마가 있어 영국의 해운 기업인 ‘화이트스타라인(White Star Line)’의 승객 중에는 그의 배만을 고집한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1911년 은퇴하려 했던 그는 타이타닉이 건조된 뒤 회사 측의 간청에 의해 마지막으로 타이타닉호 선장을 맡게 된다. 하지만 이것이 그의 마지막 항해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일각에서는 타이타닉 호 선장의 부주의로 인해 배가 침몰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은 너무나 운명적이었다. 감시원들은 육안으로만 바다를 감시했고 선장은 탐조등의 설치를 반대했으며 달은 뜨지 않았다. 게다가 파도까지 치지 않아 파도가 빙산에 부딪쳐 보이는 불빛마저 없었다.

여기에 통신 업무에 지친 통신승무원들은 다른 배의 경고를 그저 평소처럼 받아들였고 해운사 측은 “예정된 시간 안에 목적지에 도착하라”며 선장을 압박했다. 선장은 배의 속도를 올려야만 했다. 마침내 이런 여러 상황이 ‘해상궁전’ 타이타닉호를 침몰하게 한 원인들로 지목되었다.

그 무렵 타이타닉호는 세계 최대 여객선으로 ‘침몰할 수 없는(unsinkable) 배’로 불렸다. 그래서였을까. 선장과 승무원은 지켜야 할 안전수칙을 무시했다. 빙산이 떠다니는 위험지역인데도 전속력에 가까운 시속 40㎞의 빠른 속도로 배를 몰았고, 빙산을 조심하라는 무선통신의 경고도 무시했다. 따라서 사고의 가장 큰 책임은 안전수칙을 무시한 선장과 승무원에게로 집중되었다. 그중에서도 최고 책임자인 스미스 선장의 잘못이 가장 두드러졌다.

그러나 스미스 선장은 빙산에 부딪친 타이타닉호가 침몰하기 직전, 바다에 뛰어들어 헤엄치는 생존자들을 구명보트로 인도한 뒤 자기는 다시 배로 돌아갔다. 일등항해사는 풀리지 않는 구명보트를 풀어 승객들을 구하고 마지막에 자기 구명조끼마저 남에게 벗어주고 타이타닉호와 함께 가라앉았다. 기관장·기관사들도 마지막 순간까지 전기를 작동시켜 탈출을 돕다가 전원 배와 함께 최후를 맞았다.

스미스 선장은 배가 가라앉기 직전 조타실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항해키를 잡은 채 선체와 함께 최후를 맞았다는 것이 생존자들의 목격담이다. 타이타닉호의 선장으로서 침몰 마지막 순간까지 승객 탈출을 지휘했고 배와 함께 운명을 맞이했던 스미스 선장. 그의 투철한 책임의식과 모범정신은 지금도 후세 사람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아직 제대로 피어 보지도 못한, 수백 명의 어린 학생들을 남겨 둔 채 맨 먼저 배를 탈출한 우리의 ‘세월호’ 선장과는 너무도 달랐던 스미스 선장.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으며, 그의 책임감과 투철했던 직업 정신을 다시금 조명해 본다.

영국 리치필드의 비콘 공원 서쪽 끝에 서 있는 청동 인물상 아래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새겨져 있다. ‘에드워드 존 스미스 선장, 1850년 1월 27일 태어나 1912년 4월 15일 사망. 위대한 정신과 용감한 삶, 영국인답게 행동한(Be British) 그의 영웅적인 죽음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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