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A씨, 경찰서 이송 뒤 묵비권 행사 중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두른 40대 남성이 검거됐다. 이 남성이 휘두른 흉기로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범행방식이 상당히 잔혹했다. 17일 새벽 A씨(42세)는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2층 계단에서 대피하는 이웃 주민들을 기다렸다. 화재 소식을 듣고 새벽에 경황이 없는 주민들은 긴급히 계단으로 대피했고 A씨는 계단을 내려오는 주민들에게 무차별 흉기를 휘둘렀다고 한다.

흉기 난동으로 인해 60대 여성 등 5명이 숨지고 30대 여성 등 4명이 큰 부상을 당했다. 또 8명은 화재 연기로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흉기로 사람을 찌른다"라는 신고로 현장에 출동해 20분간 대치하다 A씨를 붙잡았다. 검거 직후 A씨는 "임금체불 때문에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술은 마신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경찰서로 이송된 후 진술을 거부한 채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경찰은 A씨의 정신병력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꼭두새벽에 주민과 출동한 소방대원·경찰 수십명이 아파트 밖에 뒤엉켜 현장은 재난 현장을 방불케 했다. 한 목격자는 "총 7명이 들것에 실려 나가는 것을 확인했다"며 "제일 마지막에는 어린아이 한 명이 실려 나왔다"고 말했다.

얼마 후 경찰들이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고 고함과 쇠가 부딪히는 소리 등이 들리더니 큰 키에 호리호리한 남성 한 명이 붙들려 나왔다고 이 목격자는 전했다.

그는 "아는 지인 얘기를 들어보니 대피하던 중 아파트 2층 계단에서 범인과 마주쳤는데 그 사람은 손에 흉기를 쥔 채 자기를 노려봤다고 한다"며 "그런데 지인이 덩치가 커 힘깨나 쓰게 생겨서 그랬는지 지켜보기만 해 무사히 빠져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전 이런 일은 겪은 적이 없다 보니 무섭고 섬뜩하다"며 "같은 동에 사는 식당 아줌마도 사건에 휘말려 다친 것 같은데 지금 연락이 되지 않아 너무 걱정된다"고 한탄했다. 

범행방식이 잔혹하고 사상자도 많이 발생하자 진주시민들도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한 시민은 "외국에서 한번씩 들려오는 묻지마 총기살인사건처럼 이번 사건도 불특정 다수를 향해 잔혹하게 살인을 저질렀다. 특히 건장한 남자들은 빼고 약한 부녀자들 위주로 범행을 한 것이 더 충격이다"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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