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 갑질 소식에 분노...대천항 수산시장 불매운동 활활

횟집의 한 직원이 퇴직금을 요구하자 1000원짜리 지폐를 초장박스에 주고 세어가라고 한 사장의 갑질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KBS뉴스 캡처
횟집의 한 직원이 퇴직금을 요구하자 1000원짜리 지폐를 초장박스에 주고 세어가라고 한 사장의 갑질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KBS뉴스 캡처

 

 

충청도의 한 수산시장의 횟집에서 4년간 일했던 60대 여성 직원이 퇴직금을 요구하자 천원짜리 지폐를 세어 가져가게 한 업주가 당국에 적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29일 KBS 보도에 따르면 충남 보령시 대천항 수산시장의 한 횟집에서 일하던 직원이 퇴직금을 요구하자 이에 앙심을 품은 횟집 사장이 퇴직금 일부를 초장박스에 천 원 지폐로 담아 세어 가져가라고 했다. 

그 사장은 또 이 직원에게 다른 업체에서도 일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했고, 결국 직원은 일을 그만두게 됐다. 횟집 사장은 고용노동부에 신고됐고, 퇴직금 지급기한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넘겨졌다.

2014년 5월부터 수산시장의 한 횟집에서 일한 직원 손모(65)씨는 올해 1월 사장으로부터 그만 나왔으면 하는 뜻을 전달받았다. 손씨는 시장의 다른 가게로 옮기면서 4년여간 일한 만큼의 퇴직금을 달라고 요구했다.

 

사진=KBS뉴스 캡처

 


그러나 사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사장은 “이 시장에서 그렇게 퇴직금 다 따져서 받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후 사장이 퇴직금 명목으로 손 씨에게 입금한 금액은 300만 원. 턱없이 부족한 금액에 억울했던 손 씨는 2월 말 노동부에 진정을 냈다. 노동부는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업주에게 손 씨가 4년여간 일한 퇴직금은 1000만 원이라 판단해 나머지 700만 원을 지급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다가 몇 주가 지난 후 전 업체 사장은 손 씨가 일하는 가게로 찾아와 퇴직금을 가져가라고 소리를 질렀다. 손씨는 “(전 사장이 와서)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빨리 와서 퇴직금 세어가라’고 해서 가게를 가 봤더니, 천 원짜리 돈을 초장 박스에다가 담아 풀어헤쳐 놓은 거예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에 손씨는 사장에게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느냐, 계좌이체를 해 주면 되지 않느냐”라고 했지만, 사장은 “내가 왜 수수료를 들여서 그렇게 해야 하느냐”라며 거절했다. 

결국 손 씨는 그 자리에 앉아 700만 원어치의 천 원짜리 지폐를 2시간에 걸쳐 일일이 세어 퇴직금 나머지를 받을 수 있었다. 당시 사장 부부는 손 씨에게 “퇴직금 달라고 뒤통수를 치느냐”라고 타박을 주기도 했다. 

사장은 상인 연합회에 압력을 행사했다. 상인들이 모인 회의에서 퇴직금을 요구하는 직원을 뽑지 말자는 식으로 얘기했고, 결국 상인들은 어느 횟집도 손 씨를 고용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결국 손 씨는 새로운 일터에서도 일을 그만두게 됐다. 손 씨는 다시 노동부를 찾았다. 

손씨의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자 여론도 들끓고 있다. 충남 보령 대천항 수산시장의 갑질 논란에 네티즌들이 분노하면서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 사건이 알려지고 난 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대천항 수산시장 불매운동하자’는 글이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네티즌들은 대천항 수산시장 업주들이 퇴직금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직원에게 1000원짜리로 퇴직금을 지급한 것도 모자라 퇴출결의까지 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발끈하고 있다.
 

사진=KBS뉴스 캡처
사진=KBS뉴스 캡처

 



유명 게시판마다 ‘대천항 수산시장 불매운동합시다’는 제목의 글이 이어 오르고 있다.

“그동안 퇴직금을 준 적이 없으니 못 준다고 하더군요. 지금까지 퇴직금 안 준 건 현행법 위반이니 얼른 신고합시다”거나 “상인들 저래놓고 자기 자식들 퇴직금 못 받는다고 하면 화내겠지” 등의 글이 이어졌다.

보령시청 인터넷 게시판에도 하루종일 불매운동 다짐 글이 이어졌다.
 

자료=보령시 ‘시민의 소리’ 게시판 캡처
자료=보령시 ‘시민의 소리’ 게시판 캡처

 


문모씨는 “작년 1월에 처음 방문했고 6월에도 또 방문했다. 수산시장에서 회 사와 콘도에서 아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면서 “오는 5월 어버이날 즈음해 3번째 방문 계획이었으나 갑질논란 뉴스를 보고 계획 취소한다. 피해자 보니 시골에 계신 할머니 생각이 난다. 보령시가 제대로 대처해주길 바란다”고 적었다.

이모씨는 “이게 뭔가요 단체로?”라면서 “세상이 바뀌었다. 이제 변해야 산다”고 썼다. 충모씨는 “상인들이 똘똘 뭉쳐 열심히 살려는 사람을 죽이려 든다. 보령시 공무원들은 대체 뭐하고 있느냐”면서 “보령시 공무원들 당신들도 퇴직금 못 받으면 가만히 있지 않을 거잖아. 일 똑바로 하쇼!”라고 질타했다.
 

김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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