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는 JKL파트너스로 매각 예정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를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롯데손해보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는 JKL파트너스가 선정됐다.

롯데지주는 "이번 매각 절차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공정거래법에 따른 지주회사 행위 제한 요건 충족을 위한 부득이한 절차"라며 "입찰가격뿐 아니라 다양한 비가격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특히 "임직원의 고용보장과 인수 이후 시너지와 성장성, 매수자의 경영 역량, 롯데그룹과의 협력 방안 등을 다각도로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롯데카드의 경우 경영권 지분 매각 이후에도 20% 소수지분 투자자로 남아 롯데그룹 유통계열사 간의 다양한 제휴 관계를 유지해나갈 예정이며 롯데손해보험은 별도 소수지분을 남기지 않았지만, 매각 이후에도 현재의 협업 관계를 유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향후 회사가 안정화될 수 있도록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거래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롯데카드의 경우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과 하나금융지주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높은 입찰가격, 고용안정성 등을 내세워 참여해 주목받았지만,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가 이들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 자리를 꿰찼다. 한앤컴퍼니는 롯데카드 지분 80%를 인수하고 나머지는 롯데그룹에 남기기로 했다. 향후 롯데그룹이 롯데카드를 되사가는 등의 조건은 전혀 없지만 롯데그룹에 일부 지분이 남았다는 점에서 가맹점 혜택 축소 등은 당장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금융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고 매각에 참여한 것이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는 롯데카드가 금융사에 인수될 경우 직원들에 대한 고용 안정이 보장될 수 없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같은 가격이면 비금융사에 롯데카드를 매각하고 싶어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모건스탠리PE의 아시아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냈던 한상원 대표가 2010년 설립한 한앤컴퍼니는 토종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로 국내 기업들을 전문적으로 인수하거나 투자한다. 한앤컴퍼니가 지금까지 인수한 회사의 총 자산은 6조원 이상으로 전 세계 20여개 국가에 분포한 종업원 수는 2만5000여명에 달한다. 한앤컴퍼니는 바이아웃 투자(경영권을 인수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차익을 얻고 지분을 매각하는 투자방식)에 집중하고 있다. 

한 대표가 모건스탠리 시절에 중국에서 시멘트업체를 인수 후 매각으로 좋은 성과를 낸 적이 있는데 국내에서도 쌍용양회 인수 후 지금까지 착실하게 '밸류 업'을 하고 있다는 시장의 평가가 있다. 한앤컴퍼니는 MBK파트너스와 함께 국내 대표적인 사모펀드로 그동안 한온시스템, 에이치라인해운 등 다양한 투자 실적을 쌓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한앤컴퍼니는 CJ헬스케어 인수전에서 한국콜마보다 더 많은 돈을 베팅하고도 고배를 마신 적이 있었다. 한앤컴퍼니는 CJ헬스케어 본입찰에서 한국콜마보다 1천억 원 많은 1조4천억 원가량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고용보장 약속을 내세운 한국콜마에 밀렸던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한앤컴퍼니는 제약회사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사실 자체로 큰 관심을 받았다. 1조 원이 넘는 초대형 매물을 인수하는 데 나선 사례가 드문 데다 그동안 구조조정이 필요한 산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한앤컴퍼니는 2010년 모건스탠리PE 아시아총괄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낸 한상원 대표가 독립해 소니코리아 대표를 역임한 윤여을 회장과 손을 잡고 설립한 국내 토종 사모펀드다. 한 대표는 8년 넘게 한앤컴퍼니를 운영하면서 10여 개 기업을 인수하며 인수합병시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는데 특히 만성적 공급과잉 문제를 겪고 있던 시멘트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을 썼다.

과거 모건스탠리PE에서 일하면서 중국 산둥성에 있는 시멘트기업 산수이시멘트에 투자해 원금 대비 4배의 수익을 올렸다. 한 대표는 2012년 대한시멘트를 품에 넣은 뒤 2013년 유진기업의 광양시멘트공장, 2015년 포스화인(현 대한슬래그) 등을 인수했고 2016년 초에는 국내 선두 시멘트기업인 쌍용양회까지 인수하며 영향력을 넓혔다.

하지만 한 대표는 지난해 초 현대시멘트 인수전에서 사모펀드 LK투자파트너스를 앞세운 한일시멘트에 밀린 뒤 시멘트산업의 재편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되자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2017년 7월 현대중공업이 지분 100%를 보유한 호텔현대의 지분 전량을 2천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으며 9월에는 선박용 엔진을 생산하는 STX엔진 인수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11월에는 SK그룹으로부터 중고차 매매기업 SK엔카의 직영사업부문을 2050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에 또 다시 거물 롯데카드를 인수함으로써 착실하게 내실을 다지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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