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 읽는 스타인문학 4

김완선 피규어. 제작=양한모
김완선 피규어. 제작=양한모

요즘 SBS TV <불타는 청춘>에 나오면서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김완선을 모르지는 않겠지? 사실 그녀에게 붙어다녔던 수식어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어요. 모두들 ‘원조 섹시디바’라고 불렀지. 엄정화나 이효리, 현아와 같은 걸출한 후배 섹시 여가수가 탄생할 때마다 그녀는 늘 ‘원조 섹시디바’로 거론됐어. ‘한국판 마돈나’ 역시 춤과 노래를 겸비한 댄스여가수인 그녀를 설명하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이지. 또 그녀는 ‘10대 댄스 여가수의 효시’였지. 데뷔가 열일곱살이었으니 그 나이 또래 가수 중에는 단연 으뜸이었거든. 80년대부터 90년대 군생활을 했던 대한민국 남자들이라면 그녀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군통령’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을거야. 

요즘 들어서는 그녀의 이름 앞에 ‘방부제 미모’라는 수식어도 따라다니더군.  한창 인기가 높을 때는 스케줄을 맞추기 위해 헬기를 띄웠던 핫한 여가수였고, 한때는 ‘루머’조차도 메가톤급으로 따라다녔지. 

이제 데뷔한 지 34년이 된 중견가수가 됐어. ‘방부제 미모’라는 찬사는 그저 나이 든 중년들에게 던지는 덕담이지만 그녀에겐 전혀 어색함이 없어. 정말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가수거든. 늘 도발적이고 섹시한 표정으로 도도한 느낌을 가진 가수지만 사석에서 보면 정말 말수도 적고 부끄러움도 많아.

김완선은 “열일곱살 소녀가 축지법을 써서 오십세가 되는 중년으로 날아온 느낌”이라고 말하더군. 하긴 아날로그 시대에 가수를 시작해서 디지털 시대까지 온 셈이지. 처음 데뷔할 때 LP 음반을 냈는데 지금은 CD를 지나서 디지털 싱글 시대가 됐으니 말이야.

2016년 발표한 싱글앨범 Use Me. 사진제공=kwsunflower
2016년 발표한 싱글앨범 Use Me. 사진제공=kwsunflower

연습생 가수 1호, 원조 섹시디바

사실 요즘 아이돌 가수들은 대부분 연습생 시절을 거치지만 김완선이 연습생 가수 1호였어. 이모이자 매니저였던 한백희 사장이 중고등학교 때부터 철저하게 노래와 춤, 개인교습으로 작곡 공부까지 시켰거든. 지금은 작고했지만 한백희 대표는 확실히 시대를 앞서 가셨던 분이지. 

김완선은 어린 시절 스팅이나 킹 크림슨, 이글스, 퀸의 노래를 들으면서 음악을 좋아하게 됐다는군. 그런데 그녀가 데뷔할 당시만 해도 댄스가수는 노래를 못한다는 편견도 있었고,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편견 때문에 고생도 했지. 그런데 데뷔한 지 5년만에 ‘나만의 것’,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가장무도회’가 잇달아 1등을 하면서 전성기를 맞는거야. 

근데 왜 결혼을 안할까? 김완선은 재미 있는 사람, 같이 있으면 즐거운 사람이 있다면 결혼하겠대요. 다만 그게 의지대로 되지 않으니 문제지. 참고로 딸 다섯 중에서 셋째딸이야. 왜 보지도 않고 데려간다는. 김완선은 고양이 여섯 마리랑 살아요. 버려진 고양이를 주워서 키우다보니 그렇게 됐대요. 첫째가 레이, 둘째가 흰둥이, 셋째가 꼬맹이, 그리고 야들이 라크리 복덩이라는군.

그녀는 인생의 멘토로 선배가수 이장희를 꼽더구나. 이장희 선배처럼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갖추면서 자신의 삶 앞에서 늘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삶을 살고 싶다고 그러더군. 누가 그녀에게 전성기 지난 가수라고 얘기하겠어. 얼마전 무대에 선 그녀를 봤는데 가슴이 뛸 정도로 섹시한 춤과 노래를 선보여서 깜짝 놀랐지. 그녀의 말대로 모든 사람들에게 오늘이 전성기인 거지.

글 오건(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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