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소양의 유감
격화소양의 유감
  • 장영철
  • 승인 2019.05.0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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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철 숭실대 교수(前 자산관리공사 사장)
장영철 숭실대 교수(前 자산관리공사 사장)

격화소양(隔靴搔癢) 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가려운 발바닥을 신발을 신은채로 긁는다는 말인데 이렇게 하면 발바닥이 시원할 리 없다. 즉, 무엇인가 필요한 일이 나타나서 일을 하기는 하는 데 핵심을 찌르는 일은 하지 못하고 변죽만 울리는 꼴을 묘사하고 있다. 신발을 신은채로 긁는 사람도 나름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발바닥은 여전히 가려워 매우 답답한 심정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상황을 지켜보는 우리도 매우 답답하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다음과 같이 우화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발바닥은 가려워하고 있는 데 주인은 신발을 신고있는 상태에서 발바닥을 긁고 있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발바닥은 주인에게 ‘신발을 벗고 긁으세요’ 하고 외쳐보지만 주인은 신발을 벗으면 마치 큰일이 나는 양 신발을 벗을 생각이 없는 모습이다. 
‘참고 기다리면 곧 시원해질거야’ 하면서 계속 애꿎은 신발만 긁고 있다. 드디어 발바닥은 화가 나서 외친다. “신발 벗고 긁으면 되잖아. 발의 바닥 신세인 나도 아는 데 너는 뭐하고 있냐?” 발의 주인께서는 신발이 얼마나 좋은 지를 발바닥이 잘 몰라서 그런다고 여겼는지 ‘이 신발은 ‘족보있는 신발’이어서 신발만 긁어도 시원해져‘라고 차근차근 설명한다. 설명을 들었는데도 가려움증이 가시지 않고 있자 발바닥은 불만을 멈추지 않는다. 주인은 이렇게 잘 설명해 주었는 데도 이럴수 가 있나 하는 불만이고, 발바닥은 이럴 바에는 차라리 다른 사람이 와서 긁어주었으면 하는 심정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위의 장면에서 신발은 무엇일까? 현 정부가 출범한지 이제 막 3년째에 접어들면서, 지난 2년간의 성과를 평가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대통령 취임사에서는 국민통합, 화합, 공정 등의 단어가 화려하게 쓰였다. 2년이 지난 지금 이러한 단어들은 빛을 잃고 있다. ‘진정한 국민통합과 소통’이라는 단어는 ’중단없는 적폐청산‘과 ’대화단절‘ 이라는 단어로 대체된 느낌이고,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 이라는 내용은 청와대 대변인 등 고위공직자들의 부동산, 주식 투기사건, 노조원의 고용세습사건 등으로 희화화되면서 실제 우리가 부닥치고 있는 현실은 평등, 공정, 정의와는 전혀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정부의 낙하산 인사를 비난하면서 인사의 대원칙으로 제시된 ’능력과 적재적소‘ 원칙이 실제에서는 지난 정부의 낙하산인사 수준을 훨씬 능가한다고 어느 정당은 지적하고 있다. 대통령취임사에서 쓰인 단어의 뜻이 우리가 쓰는 단어의 뜻과는 다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더 심각한 것은 아무래도 경제가 아닌가 한다. 이른바 ’족보‘가 있다는 소득주도성장정책으로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린 결과 고용대란을 초래하면서 소득 양극화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상황이 악화되자 국민의 세금으로 일자리창출에 60조원이상을 쓰면서 ’세금주도성장‘이라는 별칭을 얻게 되었지만 공공부문과 단기 알바자리만 늘어났지 제조업일자리는 줄어들면서 실업자는 오히려 13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더구나, 올해 1/4분기 경제성장률이 미국, 일본의 상승세와는 동떨어지게 10년3개월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이제 우리 경제의 내리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최근 매일경제가 최근 주요대학 경제학과 교수와 국내 국책 민간연구소 연구원 등 경제학자 100명을 대상으로 문 정부 출범 2년간의 경제정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보도는 그동안의 경제정책이 ’족보있는 신발‘에 가리워져서 발바닥의 가려움을 해소하지 못한 결과를 잘 보여주고 있다. 100명중 F학점 28명을 포함 C 학점이하를 준 학자가 87명이나 되었는 데, 전문가들은 ’2년간 정책실험을 했는데도 성과가 나타나지 않은 현실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정부의 존재가 더욱 위기상황이라고 판단되며 ~~ 이념적 테두리에서 벗어나 검증되지 않은 정책으로 실험을 하는 우를 더 이상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위기가 현실화할 수 있는 위기 직전 상황으로 인식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제 신발의 정체가 명확해졌다. 진정한 국민통합, 소통, 평등, 공정, 정의 등의 미사여구와 이념적 색안경으로 만들어진 정책들을 ‘족보있는 신발’이라고 우기는 한 가려운 발바닥의 괴로움은 해소될 수 없다. 발바닥의 괴로움을 해소시켜주는 정책은 신발을 벗기는 일 말고는 없다. 시장경제체제에서 부가가치 창출의 주역인 기업의 경제활동을 보장하고 사유재산권을 존중하면서 경제를 성장시키는 정책이야말로 신발을 벗기는 일이다. 미국을 위시한 많은 나라가 기업을 지원하기 위하여 노력하여 경제를 성장시키고 있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국민의 발바닥이 시원해지면서 다시 한번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재충전하게 되는 날이 오기를 정말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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