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형 공유숙박 플랫폼 ‘위홈’ 조산구 대표 인터뷰

오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차량 공유 1위 업체인 우버의 상장을 앞두고 우버의 소속 운전기사들이 파업에 들어갔다. 상장 후 우버의 기업 가치는 1000억 달러(약 116조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작 기업의 가치를 만들어온 우버 기사들은 여전히 저임금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을 항의하기 위해서다. 

전 세계적으로 공유경제는 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플랫폼이 모든 가치를 독점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참여자 중심의 ‘플랫폼 조합주의’(Platform Cooperativism)가 대두되고 있다.

한국형 공유숙박 코자자를 운영해왔던 조산구 대표는 최근 블록체인을 결합한 ‘조합형 공유숙박’ 모델 ‘위홈’으로 진정한 공유경제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도전에 나섰다. 한국공유경제협회의 회장이기도 한 조산구 대표를 만나 위홈의 계획과 공유경제의 현실에 대해 들어보았다.

 

조산구 대표가 위홈 로고를 따라하며 포즈를 취했다. 위홈은 참여자가 주인이 되는 조합형 공유숙박 모델이다.
조산구 대표가 위홈 로고를 따라하며 포즈를 취했다. 위홈(wehome.me)은 참여자가 주인이 되는 조합형 공유숙박 모델이다. 사진=최창희 기자

 

- 플랫폼 조합주의의 뜻은 무엇인가요?
공유경제는 시민들이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참여자에게 그 가치가 돌아가야 하는데 우버 사태에서도 보듯이 플랫폼이 독식하는 구조입니다. 우버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오히려 운전자들이 시간당 벌이는 줄었다고 해요. 공정하지 않죠. 그래서 나온 개념이 플랫폼 조합주의입니다. 참여자가 주체가 되는 모델로 참여자들에게 공정하게 가치를 분배해주자는 것이죠.

- 위홈은 어떤 식으로 플랫폼 조합주의를 실천한다는 건가요?
위홈은 블록체인을 결합해서 게스트와 호스트를 포함한 참여자 중심의 조합형 공유숙박을 만들어갈 겁니다. 조합주의가 이상은 좋지만 실현할 방법이 없었는데 블록체인이 나온 겁니다. 블록체인으로 중간 매개자 없이 개개인이 가치를 주고받을 수 있고, 그래서 독점 플랫폼 사업자가 없어도 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요?
위홈에서는 자체 발행하는 HOM 토큰으로 모든 거래가 이루어져요. 위홈은 HOM 토큰을 발행해서 토큰이코노미 시스템을 운영합니다. 위홈은 플랫폼 사업자로서 커뮤니티에서 역할하는 만큼의 보상을 받고요. 커뮤니티의 가치가 성장할수록 그 가치를 만들어낸 호스트와 게스트가 공정하게 가치를 나누어 갖습니다.

- 공유숙박은 이미 공룡 기업으로 성장한 에어비앤비가 있는데요, 그것만으로 경쟁이 될까요?
블록체인이 없었다면 에어비앤비라는 막강한 과독점 회사와 경쟁한다고 할 수 없었겠죠. 블록체인으로 게임의 룰이 바뀌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어요.
저희는 에어비앤비를 포함한 공유숙박 서비스의 엄선된 호스트들을 확보해서 숙소의 품질을 보장할 거예요. 리뷰는 에어비앤비에서 보고 예약은 위홈해서 하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거죠. 에어비앤비는 호스트와 게스트에게 수수료를 받지만 저희는 수수료 0% 정책을 할 겁니다. 수수료를 토큰으로 돌려주는 거죠. 또한 모든 참여자가 기여한 만큼 토큰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할 겁니다. 
이 토큰으로 코자자와 제휴한 여러 여행 상품을 구입할 수 있어요. 커피도 마시고 밥도 먹을 수 있는 거죠. 열심히 해서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면 토큰 가치도 올라갈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공유숙박을 통해서 돈을 번 것보다 토큰이코노미가 확장돼서 얻는 이익이 더 많아질 수도 있고요.

- 수수료 0%라면 위홈의 수익은 어디서 얻나요?
호스트나 게스트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켓 플레이스를 만들 겁니다. 보험 상품, 쇼핑 상품 등 플레이스를 제공하고 업체에서 수수료를 받을 거고요. 그 수수료도 투명하게 참여자들과 나눌 것입니다.

- 아직은 블록체인,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인식이 사업의 걸림돌이 되지는 않나요?
블록체인, 토큰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싫어하는 호스트분들도 있었어요. 아직은 구체적으로 느끼기 어려운 개념이기 때문에 이해합니다. 그래서 공식적으로 토큰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게 5월 중에 IEO(Initial Exchange Offering)를 할 예정입니다. 암호화폐의 상장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데요, 토큰이 상장이 되면 그런 인식이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공유숙박에 블록체인을 결합시킨 조합형 공유숙박 모델 '위홈'
공유숙박에 블록체인을 결합시킨 조합형 공유숙박 모델 '위홈'. 사진=위홈 홈페이지 캡처

 

- 2012년에 한국형 공유숙박 코자자를 만들었는데, 위홈과 코자자와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요?
코자자가 위홈이라는 자회사를 만든 형식입니다. 사실 코자자를 운영하면서 큐레이션 숙소 서비스, 한옥 스테이 등등 여러 가지를 시도를 했지만 다 쉽지는 않았어요. 코자자의 위기 속에서 블록체인으로 대안을 찾은 것이죠. 한국에서 7년 이상을 공유숙박을 해온 데는 코자자밖에 없거든요. 그런 경험이 블록체인과 결합하면 큰 시너지를 낼 거라고 봅니다.

- 왜 하필 공유숙박을 선택했나요?
IT 업계에서 일하다 보니 모든 경제가 공유경제로 갈 것이라는 흐름이 보이더라고요. 지금은 개개인이 모두 미디어가 된 것처럼, 경제도 개개인이 중심이 되는 경제로 발전할 거라는 게 보였습니다. 그러다 외국인 관광객이 1,000만을 넘는데 숙소가 모자란다는 기사를 봤어요. 공유숙박이야말로 사회 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전망도 밝은 분야라고 보았죠.

- 코자자에서 어려움을 경험하고, 다시 도전하기는 쉽지 않았을 거 같습니다. 
공유숙박을 하면서 미쳤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후회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공유경제는 인류 생존을 위해서도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록체인이 등장하면서 이제는 해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공유경제가 자연스런 흐름인 것이 자본주의의 생산성을 높이는 극단적인 모델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숙박 시설을 만들려면 부지도 사야 하고, 인테리어도 해야 하고 많은 비용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노는 방 있으면 플랫폼에 올려놓으세요”라고 말하면 돼요.
하지만 플랫폼 독점을 막을 방법이 없었는데 블록체인의 등장으로 그게 가능해졌잖아요. 앞으로는 조합주의 모델이 대세가 될 거예요. 에어비앤비 우버가 만든 혁신에 공정성을 더해가는 자연스러운 진화 과정인 거죠.

- 현재까지 위홈의 진행사항은 어떤가요?
기존 코자자의 공유숙박 플랫폼을 기반으로 암호화폐를 이용한 예약이 가능한 MVP가 출시되어 있습니다. 올해 중반기부터 시험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에요. 그리고 서울메트로와 함께하는 서울메트로스테이를 곧 진행할 예정입니다.

- 서울메트로스테이가 무엇인가요?
서울메트로와 공유숙박이 결합한 프로젝트입니다. 각각의 역에서 5분 안에 접근할 수 있는 30개에서 50개 정도의 숙박 시설을 공유숙박으로 유치하고 수수료 없이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해요. 공유숙박에 교통과 관광까지 결합을 시킬 예정입니다.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이동 인프라가 지하철인데 숙박 기간 동안은 서울메트로 무제한 패스를 지원할 거고요, 지하철역에서 접근 가능한 관광 명소하고도 연결하려고 해요. 이를 통해서 관광객들이 좀 더 편하고 안전하게 여행을 경험할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6월에 시범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입니다.

- 작년에 한국공유경제협회를 만들었습니다. 협회를 만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2017년 11월에 일본 공유경제협회에 초대를 받아서 갔습니다. 사회 문제들을 공유경제를 활용해서 풀어나간 사례들을 들으면서, 정부만 바라보고 있을 게 아니라 우리가 나서서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주기적으로 공유경제 실천 포럼 등을 열고 우리나라에 공유경제를 확산시키는 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 일본이 공유경제를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이야기해준다면요?
일본에서는 인구 감소 문제로 지방에 빈집들이 늘어나고 있잖아요. 그 지방을 살리기 위한 방법으로, 예술가들에게 공방을 주고 작품을 공유숙박을 하는 게스트하우스에 전시하게 했어요. 관광객들은 갤러리에서 잘 수 있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거죠. 이를 통해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고, 집을 관리할 수 있는 젊은 층이 유입되면서 문제를 해결한 사례입니다. 
고령화, 인구 감소 등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을 공유경제 관점으로 보면 해결할 수 있는 게 많아요. 공유숙박만 해도 전업 주부나 노인들을 경제 인력화시키는 거잖아요.

- 우리나라 정부 정책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전체적인 국가 전략이 없는 게 아쉽습니다. 좀 더 급진적으로 국가 차원에서 전략을 만들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고 빨리 진행해야 해요. 공유경제는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고, 혁신 성장의 기본이 될 수밖에 없어요.
미세먼지 대책도 차량 2부제보다는 공유승차를 늘리면 해결될 수 있습니다. 관광사업은 활성화되는데 호텔을 계속 지을 수는 없잖아요. 공유숙박이 대안이 될 수 있고요.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공유경제는 필수적입니다. 그래도 희망적인 건 정부가 공유경제 중요성을 인지하고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당장은 상장을 성공적으로 하고 시험 서비스로 확실하게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메트로스테이가 중요한 프로젝트입니다.

 

최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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