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곤 현 KBS아나운서실 방송위원 겸 방송통신심의원회 방송언어특별위원회 위원.
강성곤 현 KBS아나운서실 방송위원 겸 방송통신심의원회 방송언어특별위원회 위원.

요즘 스포츠 중계 캐스터들은 전문성 면에서 과거보다 뛰어나다. 그러나 표현이나 용어 등이 불투명하거나 잘못된 부분이 아직도 눈에 띈다. 몇 가지 정리해 보았다.

*축구.

1. ‘치고 들어가는’ 아무개! - 관성으로 답습하는 잘못된 표현이다. 누군가, 혹은 무엇을 친 적이 없다! 치닫다/치솟다/치뜨다처럼 뭔가를 위로 향하게 한 것도 아니다. 공은 차는 것이고 사람은 치는 것인데, 그저 갑자기 빠르게 역동적으로 드리블하는 걸 습관적으로 ‘치고 들어간다’고 한다. 그런 말은 미안하지만 없다!

2. ‘아무개, 서두르지 않습니다.’ - 줄 곳이(패스할 선수가) 마땅치 않아 볼을 어쩔 수없이 붙들고 있을 때도 많다. 잘 봐야 한다.

3. ‘끝까지 ’face’를 잘 유지해야 합니다.’ - 「f」 강박이 불러오는 참사慘事! 선수가 얼굴 표정까지 신경써야 하나? ‘pace’(페이스: 체력/경기력)‘의 오발誤發, 의외로 적지 않다.

4. 업사이드-> 제발 좀, ‘오프사이드’다.(off-side)

5. 드로잉-> 그만하라. ‘스로인’이다.(throw-in) 

*야구.

1. ‘밀어 쳤습니다.’ - 배트가 밀려(느려) 먹힌 타구가 적지 않다. 타구의 속도에 따라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

2.‘지켜봅니다.’ - 망설이거나 주저하다가 안 친 경우가 더 많다.

3.‘높게 띠워 봅니다.’- 타자가 그렇게 시도(-봅니다)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외야 플라이(희생타)라도 멀리 날리려 할지언정, 높게 플라이볼을 쳐볼까, 하는 타자는 없다!

4. ‘3루간 뚫습니다.’ - ‘3유간’이다. 타구가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뚫은 거다. 

5. ‘좌중간 완전히 갈랐습니다.’ - 볼이 펜스에 닿기 전에 야수가 잡으면 완전히 갈랐다고 보기 힘들다. 

6. ‘담장~~ 넘어간다.’ - 왜 난데없이 반말인가? 뜬금없이 독백獨白이라니, 그것도 큰 소리로. 방송은 상대높임법 ‘합쇼체’(-습니다)다. 기본이다.

7.직구? - 속구速球로 바뀌었다. ‘fast ball’의 원어 의미와도 부합한다.

8. ‘백 홈, 들어옵니다.’ - 백 홈은 주체가 타자가 아니라 야수가 던지는 볼이다. ‘백 홈, 그러나, 아무개 홈인.(들어옵니다.)’이라야 맞는다.

9. ‘롱 태그’ – 포수가 2루로 도루하는 주자를 잡으려 던지는 송구는 ‘롱 페그’다. 길게 던지는 빨래집게peg 같다는 거다.

강성곤 KBS 아나운서는 1985년 KBS입사, 정부언론외래어공동심의위위원, 미디어언어연구소 전문위원, 국립국어원 국어문화학교 강사를 역임했으며 건국대, 숙명여대, 중앙대, 한양대 겸임교수로 출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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