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아티스트를 넘어 세상을 움직이다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Dublin)은 여행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평생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도시가 됐다. 항상 문학과 예술의 기운이 넘쳐나고 특히 더블린 거리 곳곳에는 음악을 연주 노래하는 뮤지션들로 넘쳐나지 않을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된다. 

특히 음악영화 <원스(2007년)>와 <싱 스트리트(2016년)>는 시대는 다르지만 더블린이 주요 배경지로 등장했고, 이 곳 출신 존 카니(John Carney) 감독은 세계인의 호기심과 관심을 자신의 고향으로 쏠리게 하는 기지(?)를 보이기도 했다.   .

게다가 존 카니의 대표작품이자 국내에서도 영화와 OST 모두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비긴 어게인(2013년)>에서 모티브를 가져 온 JTBC-TV 동명의 음악예능 프로그램(2017년 5월~9월 방송)에서는 더블린의 주요 음악명소에서 국내 유명 뮤지션들의 버스킹 장면들을 선보이며 ‘더블린 is 음악도시’란 시청자들에게 아름다운 환상을 심어주었다. 

팝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잘 알겠지만 대중음악계 족적을 남긴 아일랜드 출신 아티스트들도 상당수다. 

씬 리지(Thin Lizzy), 밥 겔도프(Bob Geldof), 크리스 디 버그(Chris De Burgh), 시네이드 오코너(Sinead O'Connor),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My Bloody Valentine), 보이존(Boyzone), 크랜베리스(The Cranberries), 코어스(The Corrs), 웨스트라이프(Westlife), 스크립트(The Script), 데미안 라이스(Damien Rice), 글렌 한사드(Glenn Hansard), 코다라인(Kodaline)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그 가운데 ‘아이리시 팝(Irish Pop)의 위상’을 전 세계에 우뚝 서게 만든 독보적이자 결정적인물이 있으니 결성 43년차 전설의 록 밴드 유투(U2)가 그 주인공이다.  
 

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U2. 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 현존 대중음악계 가장 영향력 있는 그들, 유투 -

프론트맨 보노(Bono, 보컬)를 필두로 디 에지(The Edge, 기타), 아담 클레이톤(Adam Clayton, 베이스), 래리 멀렌 주니어(Larry Mullen Jr., 드럼)로 구성된 유투는 멤버 모두 더블린 태생이다. (영국 리버풀(Liverpool)하면 비틀즈(The Beatles)가 떠오르듯 아일랜드 더블린에는 유투가 있다?)

1976년 9월 고등학교 밴드로 결성돼 1980년 영국으로 건너가 제작된 데뷔 앨범 <Boy>가  발표됐을 당시 네 멤버의 나이는 열아홉 살 내지는 스무 살 정도였다. 과연 그 때 유투 멤버들은 자신들이 향후 대중음악계에서 입지전적 성공을 거두고 ‘현존 가장 영향력을 있는 밴드’이자 보노를 중심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첨예한 현실 이슈’들의 조력자 또는 해결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지금 당장 그들을 만날 기회가 내게 생긴다면 이 질문을 던지고 싶다.) 

어쨌든 유투는 첫 정규앨범 <Boy>를 시작으로 2017년에 발표한 14번째 스튜디오 음반 <Songs Of Experience>까지 대부분 발표작에서 대중성을 거머쥐고 음악성을 인정받으며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그들의 여러 앨범들이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고, 대표작 몇몇을 우선 열거해 보자면 밴드의 존재를 세상에 강렬히 각인시킨 <The Joshua Tree(1987년)> 앨범, 수록곡 ‘With Or Without You'와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는 두말할 필요 없는 명반 명곡으로 남아 있다. 

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U2. 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그리고 유투의 대표곡 중 하나로 사랑받고 있는 ‘One'이 담긴 <Achtung Baby (1991년)>앨범과 무려 15개의 그래미 트로피를 안겨다 준 <All That You Can't Leave Behind (2000년)>와 <How to Dismantle an Atomic Bomb(2004년)> 음반 등은 유투의 음악을 아직까지 접하지 못한 이들에게 꼭 들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는 밴드로서 유투가 가장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 무엇보다 그들이 단순히 음악만을 들려주기 위해 노래와 앨범을 완성해 시장에 내놓고, 세계 도처의 공연장을 돌며 막대한 수익을 가져가는 아티스트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들의 존재가치’가 더욱 빛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그 시작은 1984년 굶주림에 허덕이는 에티오피아 난민을 돕기 위해 밥 겔도프가 주도한 밴드 에이드(Band Aid)의 ‘Do They Know It's Christmas' 싱글 음원 프로젝트, 1985년 여름 지구촌을 하나로 모은 <라이브 에이드> 대규모 공연 참여부터다. 유투는 ’음악을 통한 세상과의 소통의 길‘을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기게 된 것이다.

특히 보노는 그룹 차원의 사회활동 범주를 벗어나 인권, 기아, 질병, 전쟁, 실업, 환경, 빈곤 등 여러 영역에서 자신의 영향력 내지 힘이 미칠 수 있는 선까지 역할을 다해 온 사회운동가, 평화주의자, 정치가로 활동해 온 것으로 유명하고, 2003년과  2005년 노벨 평화상 후보에도 2차례나 올랐고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기사작위를 받은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U2. 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 유투의 첫 역사적 내한공연, 그것이 정말 현실이 된다면 - 

밴드 유투하면 떠올릴 수 있는 게 바로 콘서트 투어다. 앨범 데뷔 이후 그들은 줄곧 세계 여러 국가의 주요 도시 공연장을 돌며 라이브 무대를 가졌고, 자신들의 정치, 사회, 철학적 신념이 고스란히 드러난 노랫말과 멜로디, 보노의 호소력 짙은 보컬과 다른 멤버들의 빼어난 연주 호흡으로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을 감동시켰고 소통해왔다. 그리고 하나(One)가 됐다.

지난 수십 년 간 진행된 콘서트를 통해 ‘가장 많은 수익을 낸 팝 아티스트’가 됐고, 그들의 음악행보는 여전히 진행형인 상황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깜짝 놀랄만한 뉴스가 몇몇 언론 기사를 통해 5월 중순 전해졌다.

그것은 바로 유투가 12월 초 서울에서 콘서트를 가질 거라는 소식이었다. 아직까지 한국에서 공연을 하지 않은 대형 팝 아티스트 중 한 팀이 바로 유투인데, 그들이 작성된 기사대로 12월 우리나라에서 팬들과 만난다면 역사적 사건임에 분명하다.

유투는 꽤 오랜 기간 한국 공연업계에서 성사여부에 대한 설왕설래가 많았던 대표적 팀 중 하나다. 그들이 새롭게 시작하는 월드투어 중 아시아태평양지역 콘서트 일정 중 한국과 싱가포르가 처음 포함되었다는 뉴스는 꽤나 설득력 있게 다가선다. 

U2-The Joshua Tree 앨범커버. 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U2-The Joshua Tree 앨범커버. 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물론 콘서트 당일에도 예측하지 못한 돌발변수로 인해 취소되는 경우가 생길만큼 끝까지 가봐야 하는 것이 상책인데, 어쨌든 유투를 한국에 있는 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그들을 좋아하는 수많은 팬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순간으로 기록될 듯하다.

그런데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유투가 오롯이 음악만 하는 평범한 밴드가 아니기에 그들이 어떤 메시지를 한국공연을 앞두고 제시를 할지 그 부분에 관심이 더 모아진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내 마음대로 그냥 추측을 해보자면 ‘한반도에 영원한 평화가 정착’되길 바라는 염원을 담은 메시지를 전하려 하지 않을까?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을 향해 그리고 우리사회에 전하는 아일랜드가 낳은 위대한 밴드 유투 그리고 프론트 맨 보노의 간절하면서도 강한 목소리로 듣는 말 ‘평화(Peace)!’. 

그들의 간절한 외침이 현실이 될 수 있길. 글을 마무리하는 이 순간에도 희망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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