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영화인들의 형, 배우 안성기
모든 영화인들의 형, 배우 안성기
  • 오건
  • 승인 2019.05.28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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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함께 읽는 스타인문학 5
그대안의 블루. 스틸사진제공=세경영화사
그대안의 블루. 사진제공=세경영화사

이 시대에 사람들로부터 존경 받는 스타가 있을까? 요즘 버닝썬 스캔들등 끊이지 않는 연예인들의 잡음 때문에 우리가 사랑해 온 스타들의 민낯을 자주 보게 되지? 사실 연예인이 다른 직업군들에 비해 더 도덕적이어야 하는 이유는 없어요. 다만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때로는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기에 그에 따른 책임감을 가져야 할 필요는 있지. 특히 사춘기 소녀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스타는 일거수 일투족이 10대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하겠지.

영화배우 안성기야 말로 존경 받을만한 스타라고 생각해. 그를 도형으로 표현한다면 정육각면체 같은 사람이 아닐까. 변의 길이와 내각의 크기가 모두 같은 정육각면체처럼 안성기는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는 반듯한 인간의 전형이거든. 모든 후배들이 본받고 싶어하는 배우의 멘토이자 한 시대를 모범적으로 살아가는 어른이지. 때로는 너무 반듯해서 재미없을 정도야. 잭 니콜슨 같은 배우를 보면 뭔가 비뚤어져서 멋져 보이기도 하지. 연기도 남다르고 말이야. 

영화 부러진 화살. 사진제공=아우라픽처스
영화 부러진 화살. 사진제공=아우라픽처스

안성기는 아역배우로 데뷔했어. 1957년 영화 <황혼열차>에서 아역으로 데뷔한 이후 13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해왔어요. <바람불어 좋은 날>이나 <고래사냥>의 젊은 안성기부터 <칠수와 만수>나 <만디라>에서 개성 넘치는 안성기로, <하얀전쟁>이나 <남부군>에서의 중후한 안성기에 이르기까지. 그의 영화배우로서의 필모그라피는 정육각면체로도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다채롭지. 

내가 놀라는 건 좋은 일이든 굳은 일이든 언제든지 안성기가 있다는 거지. 많은 후배들의 결혼식이나 상가에 제일 먼저 달려오는 사람이 안성기야.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장, 아시아나 단편영화제 집행위원장, 유니세프 홍보대사 등 주로 시간을 쪼개서 봉사해야 하는 직함도 여러개인데 어느 일 하나 소홀하는 법이 없어요. 그가 어느 커피 브랜드 광고를 수 십년째 하고 있는 이유도 그런 성실함에 있지 않을까?

그는 아직도 매일 한 시간여씩 헬스클럽에 가서 꾸준히 운동을 한 대요. 러닝머신에서 한 시간 정도 땀을 흘린 뒤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한다는군. 군살 하나 없는 몸매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거지. 또 ‘싱글벙글’이라고 배우들을 중심으로한 골프모임의 회장이기도 해서 골프도 잘 친대요. 박중훈, 장동건, 차태현, 황정민, 김민종, 김수로, 현빈 등 한창 활동하는 후배 배우들이 거의 다 회원으로 들어와 있어서 촬영 스케줄이 없는 스타들끼리 일주일에 한 번씩 필드에 나간대요. 한 번 같이 치고 싶지?
 

영화 사냥. 사진제공=빅스톤 픽처스
영화 사냥. 사진제공=빅스톤 픽처스

이제 안성기는 어느덧 영화계의 어른이야. <화장>의 임권택 감독이나 <부러진 화살>의 정지영 감독을 빼면 이제 대부분 후배 감독과 연기하는 일이 많다는군. 영화예술이라는게 나이가 든 사람들의 지혜로움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섞여야만 하는데 요즘엔 그런 부분이 없어서 아쉽다는군. 

그가 후배 연기자들을 위해 배우의 정년을 연장해놓고 싶은 생각이 있대요. 몇몇 배우들을 빼놓고는 너무나 빨리 은퇴 아닌 은퇴를 하는 게 현실이거든. 

이제는 오르막은 다 올라왔고 내려가는 길목에 서 있는 배우 안성기. 소망이 있다면 자꾸만 되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거래요. 내일 세상이 끝난다 해도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사는 것, 그것이 안성기의 꿈이라는군. 

모든 일에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을 보이는 안성기. 그에게 우리가 배워야하는 건 ‘예스라고 말하는 습관’이 아닐까?
 

글 오건(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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