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기반의 영어교육플랫폼 텔라 등으로 보는 스타트업의 가능성

빈곤, 높은 출생률, 기아 문제 아프리카 하면 떠올리기 쉬운 부정적 이미지들이다. 하지만 아프리카가 스타트업들의 테스트베드로 떠오르고 있다.

아프리카는 인구의 절반 이상이 18세 미만인 젊은 대륙이다. 유엔은 아프리카 인구가 2050년에는 25억 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인구 4명 중 1명이 아프리카 사람이라는 것이다. 미국, 중국, 인도 등 세계의 기업들이 젊은 인구층을 기반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아프리카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아프리카, 스타트업 활성화 움직임

2018년 7월 KOTRA 케냐 나이로비무역관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아프리카에는 2018년 기준 총 442개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기관이 활동하고 있다. 엑셀러레이팅 기관이란 스타트업 기업에 지분 일부 할애를 조건으로 사무공간 및 창업자금, 기술-경영 멘토링을 해주며 해당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전문기관이다.

이는 2016년 총 314개사에서 40%가 증가한 수치다. 나라별로 살펴보면 남아공이 59개로 1위, 나이지리아 55개, 이집트 34개, 케냐 30개 순이다.

 

아프리카의 2018 테크 허브. 자료원: GSMA(Groupe Speciale Mobile Association)
아프리카의 2018 테크 허브. 자료원: GSMA(Groupe Speciale Mobile Association)

 

<디스럽트 아프리카 리포트(Disrupt Africa Report) 2017>에 따르면, 아프리카 스타트업들은 2017년 기준, 2016년 대비 51.5%가 증가한 1억9500만 달러를 넘는 기금을 유치했다. 해외 투자 기금을 유치하는 스타트업 수도 159개사로 증가했다.

 

아프리카 스타트업 투자유치 추이(2012-18년) 자료원 : 세계경제포럼
아프리카 스타트업 투자유치 추이(2012~18년) 자료원 : 세계경제포럼

 

아프리카 중에서 케냐는 최적의 창업 활동지로 알려져 있다. 케냐가 동아프리카의 경제 중심지인 동시에 테스트 마켓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2018년 기준 케냐는 아프리카 전체 442개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중 6.8%에 해당하는 30개 기관, 35개사의 엔젤 VC기업, 737개의 스타트업이 활동하고 있다.

현지 제1위 이동 통신사인 Safaricom을 비롯해 Google, IBM, Microsoft 등 글로벌 기업들이 케냐에 진출해 스타트업과 협력하고 있다.

 

ICT 신기술 시장 확대

2019년 3월 KOTRA 케냐 나이로비무역관 보고서에 따르면, ‘케냐 시장을 읽는 키워드’의 하나가 ICT 신기술 시장 확대라고 말했다. 그만큼 빠르게 기술 성장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2019년 5월 KOTRA 요하네스버그 무역관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남아공 가계 소비는 전년 대비 9% 이상 증가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소비의 증가를 이끈 신흥 중산층과 밀레니얼 세대에 주목했다. 소득 수준이 향상된 신흥 중산층과 인터넷, SNS, TV 등 각종 매체를 통해 글로벌 트렌드에 민감한 밀레니얼 세대(1982~2000년 사이에 태어난 젊은 층)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모바일 보급률과 온라인 플랫폼이 확대되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 온라인‧모바일 쇼핑몰을 활용하며 사업을 확장하는 유통망도 늘어나는 중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 250개 중 남아공 유통망 4개사가 200위권에 들고 있다. 그만큼 스타트업의 인프라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간다와 한국을 잇는 스타트업, 텔라

아프리카는 빠르게 변화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러한 변화를 아는 사람들은 드물다. 아프리카에 대한 이해를 다각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6월 5일 외교부에서는 <아프리카 편견 깨기> 전문가 초청 워크숍이 열렸다.

5월 25일 아프리카의 날 및 6월 12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아프리카 주간을 앞두고 기획된 것이다. (*아프리카 주간은 한ㆍ아프리카재단과 주한아프리카외교단이 주최하는 행사로, 아프리카 영화제, 아프리카 비즈니스 세미나 등이 열린다.) 5일에 열린 워크샵은 총 4회로 기획된 전문가 워크샵 중 2회차였다.

 

우간다 선생님 기반의 영어교육플랫폼 ‘텔라(tella)’의 진유하 대표가 ‘사회적 기업·스타트업의 실험실, 아프리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최창희 기자
우간다 선생님 기반의 영어교육플랫폼 ‘텔라(tella)’의 진유하 대표가 ‘사회적 기업·스타트업의 실험실, 아프리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최창희 기자

 

이날 우간다 선생님 기반의 영어교육플랫폼 ‘텔라(tella)’의 진유하 대표가 ‘사회적 기업·스타트업의 실험실, 아프리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텔라(tella)는 2014년 우간다 대졸자들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우간다 원어민을 고용하여 카카오톡을 통한 채팅 영어 학습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KOICA(한국국제협력단)가 혁신 청년 창업가들에게 최대 10억원을 지원하는 CTS(Creative Technology Solution, 혁신적 기술 프로그램)에도 선정되고, 증권형 클라우드 펀딩으로 7000만원을 투자받은 성장하는 소셜 벤처 기업이다.

진유하 대표는 우간다에서 매년 47개 대학에서 4만명이 졸업하지만, 이중 17%밖에 고용되지 않을 정도로 고학력자의 실업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우간다 정부는 BPO(아웃소싱) 산업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서비스 질이 아직 증명되지 않아 고용 창출이 정체되어 있는 상황이다.

대학교 시절 동아프리카로 봉사활동을 갔을 때, 3개 국어를 구사할 정도로 능력 있는 고학력자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상황을 접하고 고민하다 영어회화 플랫폼을 생각하게 됐다.

현재까지 한국인 3만 명 이상이 우간다 튜터와 수업을 경험했다. 진유하 대표는 한번 서비스를 이용한 한국인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2015년에 처음 5명의 우간다 선생님을 시작으로 현재 70분을 채용한 상황이다. 

진유하 대표는 3년 내로 우간다 선생님 총 300명을 채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간다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좋은 회사로 만들고 싶다는 꿈이다.

 

아프리카에서 한국의 창업 기회 많아 

“우간다를 갈 때마다 발전하는 게 보이고, 한국인으로서 뭔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인터넷 환경도 3년 전과 비교해서 되게 많이 좋아졌습니다. 핸드폰 보급률도 높아서 지금은 우간다에서 핀테크 붐이 일고 있어요. 미국에서 소셜벤처 하는 분들 만나면 다 우간다에 테스트베드를 두고 계시더라고요.”

“아프리카에서 사업하는 게 쉬운 건 아니겠지만, 사업을 한다면 아프리카가 해볼만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간다만 해도 없는 게 너무 많아요. 현지 기업가 중에 우간다에 ATM 기기를 들여와서 성공하신 분도 계십니다. 선진국에 있는 것을 현지 시장의 니즈에 맞게 가져오기만 해도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어요.

내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뭐고, 그것을 다른 경쟁자에 비해 어떻게 더 잘할 수 있는지 판단하고, 실질적인 리스크를 고려해서 도전해본다면 개선해볼만한 아이템도 많습니다. 아프리카에서 한국의 브랜드 파워도 높습니다. 그런 부분도 창업하기 좋은 여건이라고 할 수 있지요. 아프리카에 한국 기업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진유하 텔라 대표는 아프리카에서 스타트업 창업을 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기업들, 한국 혁신 기업과 협업 희망

2018년 7월 KOTRA 케냐 나이로비무역관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케냐 내에서 활동하는 Google, IBM, Microsoft 등 글로벌 기업들도 한국의 혁신 기술 스타트업 기업들과도 협업을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케냐의 스타트업 펀딩에 깊게 관여하고 있는 에퀴티 뱅크(Equity Bank, 케냐 내 최상위 5위 내 상업은행)의 최고경영자 James Mwangi는 유선 인터뷰에서 “한국의 신기술 스타트업들이 현지에 맞는 ‘적정기술’을 가지고 현지에 진출한다면 글로벌 기업들의 좋은 투자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2019년 5월 KOTRA 요하네스버그 무역관 보고서에서는 “최근 들어 남아공의 많은 유통업체들이 한국 식품을 선보이는 등 수년 전과 비교했을 때 한국 문화와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어 한국 식품의 대형 유통망 진입 장벽이 예전에 비해 비교적 낮아졌다”며 “한국 사람들은 날씬하다는 일반 소비자들의 인식에 맞춰 한국 음식을 웰빙 식품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해 홍보하고 그에 맞게 나트륨이나 설탕 함량 등 성분까지 적절하게 조절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한국 기업의 진출 시사점을 이야기했다.

 

광활한 토지, 인구 수만큼이나 아프리카에는 많은 사업의 기회가 있다. 꼭 고도의 기술이 아니더라도, ‘혁신 아이디어’를 접목하는 것만으로도 아프리카와 한국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사업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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