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자문형 특정금전신탁(이하 자문형 신탁)' 시장 진출이 탄력을 받고 있다.



증권사의 4배에 달하는 점포수(7500여개)와 기존의 거래고객 수를 앞세워 증권사가 독점해 온 자문형 랩 시장을 빼앗아 오겠다는 복안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1일부터 창의·브레인·케이원 등 3곳의 자문사와 연계한 'KB와이즈 주식특정금전신탁'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최소 가입금액은 5000만원이며, 프라이빗뱅킹(PB)사업부와 은행 각 지점의 일부 VIP를 주 고객층으로 삼았다.
 


국민은행은 추후 7곳의 자문사와 연계된 자문형 신탁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재환 국민은행 신탁부 팀장은 "증시에 큰 영향을 받다보니 현재까지 판매실적은 미비하나, 펀드에서 자문형 랩으로 옮겨가는 시중자금 흐름을 볼 때 향후 전망이 밝다"며 "자문형 랩 고객층이 은행을 중심으로 확대되면 아무래도 증권사 자문형 랩의 성장세가 둔화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오는 13일부터 브레인·피데스·알바트로스투자자문 등 7곳의 자문사와 연계된 자문형 신탁을 판매한다.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3가지 상품군으로 나눠 판매된다. 주식에 10%를 편입하고 나머지 90%를 채권·예금·콜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안정자문형', 주식 40% 편입과 60% 안전자산 투자하는 '안정성장자문형', 주식에 100% 편입하는 '성장자문형' 등이다.



김현태 우리은행 신탁사업단 부장은 "시장 상황에 따라 판매 상품을 달리하는 전략이 타사에 비해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판매 첫 날인 13일 안정성장자문형과 성장자문형 2종만 우선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8일 우리금융그룹 계열사 은행 3곳(우리은행과 광주은행, 경남은행)은 우리투자증권과 투자자문사 성과 평가의뢰 업무협약(MOU)를 맺는다. 우리투자증권에 자문사 평가업무를 의뢰해 그 결과가 낮으면 퇴출시킨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도 이달 중순부터 브레인·피데스·VIP 등 3곳의 자문사와 연계한 자문형 신탁상품을 판다. 당초 1일부터 판매 예정이었으나 상품명 등 내부 협의문제로 2~3주 가량 늦춰졌다.



이도형 신한은행 신탁부 부장은 "아직은 상품 시판 전이어서 자세히 얘기할 수 없으나 공격투자형과 안전투자형, 자산배분형 등 3종으로 내놓을 예정"이라며 "향후 시장 규모가 커지면 추가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브레인 등 8곳의 자문사와 연계된 자문형 신탁을 출시키로 하고 현재 네이밍 작업 중에 있다.



이민석 외환은행 신탁연금부 차장은 "2개월째 상품명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2007년부터 실시한 자문사 계좌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 의사에 준하는 주식형 종합관리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C제일은행도 스탠다드차타드그룹과의 협의 과정을 거쳐 7월께 자문형 신탁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