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입주기업들 방미 설득, 美 “북 비핵화” 등 입장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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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개성공단 재개에 앞서 북한노동자들에게 제공하는 달러 급여가 북한 핵개발 비용으로 전용될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미국의 한반도 정책 관계자 및 전문가들을 만나고 돌아온 (사)개성공단기업협회(회장 정기섭)과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이사장 김진향)이 18일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미연방하원 아태소위 관계자 등은 일단 개성공단 전제 조건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국의 북한 관련 싱크 탱크 관계자들은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달러가 급여 형태로 북한에 흘러들어 가는 것도 경계, 이 문제가 개성공단 재개의 관건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을 대표하는 두 단체는 6월10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워싱턴과 LA를 방문하여 미연방 하원 아태소위, 국무부, 싱크탱크 등을 대상으로 비핵화를 견인하는 개성공단의 평화적 가치와 역할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브래드 셔먼 미 의회 아태소위원장은 “미국은 가능한 합리적인 교섭 입장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미국 정부의 CVID에 동의하지만, 가능한 합리적인 협상 입장(Reasonable Bargaining Position)도 가져야 한다. 만약 개성공단이 재가동된다면 북측 주민들과 정부를 위한 첫 걸음일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래드 셔먼 위원장이 주최한 미연방하원 설명회에서는 주디 추, 앤디 김 연방하원 의원과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의원 보좌관들이 참석하였다.

설명회 다음날엔 미국의 유력한 싱크탱크(USIP, Stimson Center, International Crisis Group)를 대상으로 개성공단의 가치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미국측 한반도 전문가들은 특히 북측 노동자 임금 지불방식과 배분에 대해서 높은 관심을 표명하기도 하였다. 즉, 현금화된 달러가 임금 명목으로 북측 노동자들에게 흘러들어가고, 다시 그 중 상당수가 북한의 군사비나 핵개발비에 쓰일 것을 염려한 것이다.

한편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은 앞서 있은 하원 아태소위 설명회에서 개성공단의 설립 목적인 평화적 가치를 설명하고 “비핵화의 목적이 평화이듯이 개성공단의 목적도 평화”임을 강조하면서 “개성공단 재개가 비핵화를 견인하는 선순환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다”라고 언급하였다. 또 개성공단기업협회 정기섭 회장은 개성공단에서의 기업 운영 경험을 소개하면서 “개성공단 기업들은 개성공단 재개를 염원하고 있으며, 개성공단은 북측 주민이 시장경제에 대한 바른 이해를 키우던 곳이었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하였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주디 추 의원은 “매우 교육적인 설명회였다(Very educational)”고 평가하였다. 

방미단은 미 국무부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는 마크 내퍼 동아태 부차관보가 직접 개성공단 방문단을 영접하면서 유창한 한국말로 방문단에게 “미국까지 오시느라 고생이 많으셨다”고 덕담을 전하기도 하였다. 이후 KOREA Desk 디렉터 조이 야마모토에게 ‘개성공단의 평화적 가치와 기업 운영사례’를 소개하였다. 
방문단은 또 워싱턴, LA에서 재미 한인 경제인 단체를 대상으로 개성공단의 평화적 가치와 경제적 비교우위에 대해 설명하고 북측은 미국 기업들이 개성공단에 투자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였다. 
개성공단 방미단은 “이번 방미를 계기로 미국 조야에 개성공단에 대한 가치와 역할에 대한 이해도를 제고하는 성과를 거두었다”면서도 “제한된 시간으로 충분히 심도 있는 토론이 이루어지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특히 미측 북한 전문가들이 갖고 있는 북한에 대한 불신과 경계심리도 새삼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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