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몽이 되어야 하는 중국몽
세계몽이 되어야 하는 중국몽
  • 장영철
  • 승인 2019.06.2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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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철 숭실대 교수(前 자산관리공사 사장)
장영철 숭실대 교수(前 자산관리공사 사장)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하고 싶거나 자기에게 유익한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그렇지만 세상일은 그다지 녹녹치 않아서인지 이렇게 바라는 일 들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래서 비록 아직 이루지 못한 일이지만 미래에는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소망을 갖게 된다. 이러한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하게 염원하는 것을 통상 “꿈을 꾼다” 라고 표현하는 데, 이는 꿈을 통하여 보거나 듣게 되는 초현실적인 환상 등이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알려주는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꿈을 꾸었다고 일이 꼭 이루어진다고 볼 수는 없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이다. 지구상의 위대한 의약품인 ‘페니실린’도 시행착오 끝에 발견된 것처럼, 미래를 ‘꿈’ 꾸면서 노력해나가면 어떤 성과라도 얻을 수 있는 발판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동양에서는 사람이 최선을 다해서 노력한 후에는 하늘의 뜻을 기다려야 한다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을 강조해 왔다. ‘꿈’을 갖고 최선의 노력을 할 때 하늘도 감동하여 결국 일이 이루어지지 않겠느냐 하는 기대감도 반영된 듯하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은 이를 ‘독장수의 꿈’의 교훈적 설화를 통하여 과도한 욕심으로 헛된 결과를 꿈꾸는 위험성을 경계하고 있다. 즉, 어느 독장수가 독을 팔아 부자가 되어 즐겁게 사는 꿈을 꾸다가 환상에 취하여 휘두른 손 짓이 현실에서 독을 깨는 결과가 되는 바람에 즐거웠던 환상은 사라지고 냉정한 현실을 보게 되었다는 교훈적 이야기이다.

저개발상태의 후발 공산주의 국가이었던 중국이 경제개발에 성공하여 이제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를 넘어서고, 경제규모도 세계 2위로 올라서게 되면서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하였다. 이른바 ‘중국몽’이다. 모택동시절 외부와 단절된 ‘죽의 장막’에서 어렵게 살고 있다가, 등소평의 경제개발전략과 미국의 후원에 따라 죽의 장막을 벗어나 세계무역시장에 나타나자 저임의 효과를 보려는 외국기업의 투자가 급증하면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게 되었고, 단기간에 경제발전을 이룩하는 데 성공하였다. 경제적 자신감을 바탕으로 미국의 ‘아메리칸 드림’에 착안하여 만든 ‘중국몽’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으로 정의된다고 한다. 아메리칸 드림이 민족이 아닌 개인의 인권과 자유를 바탕으로 권력에 억압받지 않는 자유로운 시장경제체제에서 번영을 누리려는 꿈을 그린 것과 대비해 볼 때 중화민족을 강조한 ‘중국몽’이라는 단어는 현대적 관점에서 볼 때 뜬금없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중국 땅에는 중화민족만 사는 것이 아니라 55개 이상의 다른 민족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오랜 역사를 보더라도 중국내에서 중화민족이 독자적으로 세운 나라보다는 북방민족이 세운 나라가 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중화민족’이라는 편협된 민족주의에 기반한 인종차별적 개념을 쓴 것은 중국내 다른 민족의 존재를 무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웃 나라까지도 오랑캐로 분류하고 중심국을 자처하는 중국에 복속시키려고 했던 중국판 제국주의의 시대착오적인 부활이다. 여기에 더해서, 공산주의 종주국인 소련이 무너진 이후 공산주의의 종주국이 된 중국은 커진 경제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 전략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현대판 실크로드 사업이라는 ‘일대일로 사업’은 명분과는 달리 참여국을 곤경에 몰아넣고 있다. 저임에 의존한 산업을 탈피하고 미래 기술력 있는 제조업을 육성하려는 중국의 시도는 전 세계의 기술력 있는 기업을 무차별 인수하거나 기술인력을 유인하는 등 무차별적인 기술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통신사업자 ‘화웨이’의 백도어 사건 등 정보 유출이나 서방기술의 탈취가 중요한 쟁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한마디로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자국 이기주의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관대함에 힘입어 경제력을 키우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하였지만, 아직은 미국에 맞설 힘은 없다는 것이 모든 사람들의 평가이다. 중국경제발전의 원조격인 등소평은 미국과 대등한 실력을 갖출 때까지 몸을 낮추고 힘을 기르는 ‘도광양회’를 명심하라고 하였음에도 현 중국의 지도부는 미국과 대결을 선택하였다. 미국과 대등한 실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하였는 지 또는 세계를 정복하려는 공산주의 이념에 충실하였는 지 모르지만 아무튼 미국과 중국은 관세부과를 둘러 싼 무역분쟁의 차원을 넘어 패권을 놓고 한 판 승부를 하게 되는 상황에 놓여있다. 중화민족만을 위한다는 중국몽은 이웃나라에는 악몽이다. 우리나라가 중국으로부터 당한 사드보복은 전형적인 중국식 제국주의의 현대적 표출이다. 최근 홍콩의 사태에서 보듯, 많은 주민들과 기업들이 홍콩이 중국화 되기 전에  탈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경제번영에 있어 자유민주주의체제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실례가 되고 있다. 이제는 ‘독장수의 꿈’이 될 가능성이 높은 중국몽에서 깨어나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전 세계민족의 번영을 위하는 ‘세계몽’을 꿀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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