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트인 강, 호수, 바다’에서 벌이는 수영 마라톤은 인간 한계를 시험하는 스포츠다. 수영장이 아니어서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지도 모르고, 유속이나 수온의 변화에도 재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7월 12~28일)에서 국내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안겨줄 종목이 바로 오픈워터다. 대한민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권을 얻었고 최근 남·여 합쳐 국가대표 8명을 선발했다.
광주세계수영대회 오픈워터 경기장은 6개 대회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광주가 아닌 여수엑스포해양공원에서 열린다. 방파제로 둘러싸여 파도가 잔잔한 여수의 해양공원은 관광명소 오동도와 깨끗한 물, 주변의 전시관, 유람선 등 경관이 뛰어난 경기장이다. 13일부터 19일까지 오픈워터 대회가 이곳에서 열리는데 경기장의 수온이 23℃ 안팎으로 예상된다.
오픈워터에는 남·여 5km, 10km, 25km에서 6개와 혼성 단체전(5km) 1개 등 총 7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남녀 간 거리의 차이가 없고 혼성 단체전에도 남자 둘, 여자 둘이 한 팀이 돼 1.25km씩 나눠서 뛴다. 이번 대회에는 5km와 10km 부문에서는 60명 안팎, 25km와 혼성 단체전에서는 20명 안팎이 동시에 출발한다.
추첨을 통해 자리를 배정받은 60여 명의 선수들이 물 가운데 떠 있는 출발 플랫폼에서 일제히 입수하기 때문에 관중들은 역동적인 장면을 즐길 수 있다. 코스는 커다란 부표를 띄워 만드는데, 1.66km 코스를 3바퀴(5km 경주) 또는 6바퀴(10km 경주) 돌거나 2.5km 코스를 10바퀴(25km 경주)씩 돈 뒤 결승선으로 들어온다. 코스 경계선을 넘어서는 안 되며, 마지막 바퀴를 돈 선수는 결승선에 설치된 수직 벽을 찍어야 한다. 혼성팀은 1.25km 코스를 4명이 나눠서 돈다.
모든 수영이 마찬가지겠지만 오픈워터는 작전수립이 중요하다. 선수들은 보통 100m를 1분 20초에 주파하면서 페이스를 유지하는데, 경기 중 앞서 나가기보다는 선두 뒤에 자리를 잡고 있다 막판 스퍼트로 승부를 본다. 워낙 먼 거리를 헤엄쳐야 하기 때문에 자유형으로 속도를 내지만, 힘들 경우 배영으로 에너지를 비축하는 선수도 있다.
오픈워터는 1991년(25km), 1998년(5km), 2001년(10km종목)에 걸쳐 세계수영대회 정식 정목으로 편입됐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부터 ‘마라톤 수영’이라는 명칭으로 10km 경기가 개최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에 오픈워터에 처음 출전한다. 당장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러시아, 독일, 미국 등이 오픈워터 강국이다.
여수엑스포해양공원에는 2000석의 관람석이 마련돼 있다. 오전과 오후로 나눠 티켓을 판매하는데 A석은 1만원이며, S석은 2만~3만원. 새로운 스포츠를 즐기고 싶다면 휴가철을 맞아 여수를 찾아보는 것이 어떨까?
김점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