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비엔날레서 미술인들의 주목 받아

사진제공=구구킴
사진제공=구구 킴

세계 최대의 미술 축제인 제58회 201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한국의 핑거 페인팅 작가가 세계 미술인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베니스 비엔날레 단독관 작가로 초청 받아 전시회를 갖고 있는 구구 킴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 5월 시작된 이 축제에서 타이 국가관 자리에 100평이 넘는 대형 전시를 갖고 있는 구구 킴은 베니스 비엔날레가 발행하는 전문 잡지에 소개되는 등 독특한 예술 세계를 인정받고 있다.  

붓을 사용하지 않고 손가락만으로 찍어내듯 그린 그의 작품들은 한 점씩 찍어 이은 점들로 선을 만들고, 그 선들을 이어서 모노톤의 빛과 색으로 작품을 완성한다. 때로는 부처를 때로는 노인을 그리면서 삼라만상을 표정에 담는다. 

사진제공=구구 킴

오는 7월 22일까지 진행되는 전시의 테마는 <향기(SCENTS)>다. 그의 그림 속에 숨은 진정성 넘치는 신과 인간의 향기에서 베니스를 찾는 관람객과 미술인들은 한국적 예술의 힘을 발견한다. 뉴욕 메디슨가의 큐러이터 제니퍼바앙은 “구구 킴은 무한한 손가락 스탬프로 구성된 스크림을 제시하면서 공간적 차원뿐만 아니라 보편적인 존재와 신들의 향기를 시각화하려고 시도한다. 향기(SCENTS)는 예술가가 노동의 기쁨과 동정심의 전달을 통해 인생의 깨달음으로가는 여정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고 평했다.

한편 이번 행사를 알리는 전문 잡지 <베니스 비엔날레> 6월호는 구구 킴은 전면에 걸쳐 소개했다. 이탈리아어와 영어로 동시에 게재된 이 기사는 구구 킴의 미술 세계를 분석하고 그와의 인터뷰를 게재하고 있다. <베니스 비엔날레>에 소개된 그와의 일문일답. 

-예술가가 된다는 것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누구를 위해 그림을 그리는가? 무엇에 가치를 두고 있는가? 앞으로 내가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나는 예술가라면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해답은 없을지도 모른다. 사실 나는 녹슬어서 없어지느니 차라리 닳아져서 없어지고 싶다. 내 그림은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 십만 개의 지문이 그려 져야한다. 이 과정은 나에게 참회, 사랑, 예술, 그리고 인생 그 자체의 수행이다."

-당신은 항상 지문을 화법으로 사용해 왔는가?

"나는 한국의 지방도시인 광주의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내가 어렸을 때 나는 숯을 가지고 놀곤 했다. 요리를 하기 위해 아궁이에 불을 때는 수단이었던 불타는 숯에서 남은 그을음이었다. 그리고 손으로 흙이나 종이에 그림을 그리곤 했는데, 그것이 계기가 되었다. 손가락으로 그린 그림은 무엇보다 자유로운 해방감을 느꼈다. 또한 재미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이후로 나는 미술 수업에서 대학 시절 내내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곤 했다. 나는 붓을 사용하는 것 보다 손가락을 사용하여 그리는 것이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캔버스 위의 부드러운 감촉의 놀라운 느낌이었고, 이것은 결국 손가락 끝으로 상상력을 현실화시키고, 그 자체가 예술작품이었다. 누구나 흉내낼 수 없는 멋진 손가락 그림을 그리려고 밤낮으로 그림을 그리고 그렸다. 빛과 어둠 속에서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형상이 점점 눈 앞에 펼쳐질때는 얼마나 멋진 느낌 이었는지. 가슴에서 손가락 끝으로 느껴지는 이 거부 할 수 없는 감각에 매료되었다가 손가락 끝에서 가슴으로 되돌아왔다. "

사진제공=구구 킴
사진제공=구구 킴

-일반적인 화필 사용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 

"인간에게 부여 된 가장 아름다운 도구 중 하나가 바로 우리 몸이다. 그리고 가장 정교한 의사 소통 수단은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몸동작이다. 나는 붓 대신 손가락을 사용할 때 예술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느낀다. 그것은 내 창조물, 예술과 내 자신을 소통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그것은 나와 나의 예술 사이의 불필요한 중개자를 없앤다."

-어떤 생각이 당신의 예술적 제스처에 동반(수반) 되는가? 

"그림의 종류는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 나는 또한 주류 미술의 관점에서 내가 어디에 속할 수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없다. 나의 예술적 몸짓은 다소 본능적이다. 아티스트와 시청자가 공유하는 궁극적인 정서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 이번 전시테마 <SCENTS> 향기는 음식, 맛, 향과 특별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가. 이것이 당신의 예술 작품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실제로 SCENTS는 음식, 맛, 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삼라만상. 그것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들의 향기에 관한 것이다. 인간, 동물, 식물들은 생존에 대한 애정을 위해 그들의 향기와 의사 소통을 한다. 그리고 향은 어떤 존재도 각각의 존재에 대한 진정한 표시인 것처럼 정확히 같은 향기를 공유하지 않는 독특한 것이다. 그 속에 사람의 향기가 숨어 있다."

사진제공=구구 킴
사진제공=구구 킴

-SCENTS에서 다루는 주제, 베니스에서의 새로운 전시회는? 
 
"큐레이터 제니퍼 바앙은 "SCENTS는 우리 모두에게 "인명과 미스터리"를 들려 준다"고 말했다. SCENT는 무한한 손가락 스탬프로 구성된 스크림을 제시하면서 공간적 차원뿐만 아니라 보편적인 존재와 신들의 향기를 시각화하려고 시도한다. SCENTS는 예술가가 노동의 기쁨과 동정심의 전달을 통해 인생의 깨달음으로가는 여정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베니스에서 내년, 내 후년쯤 다빈치미술관에서 구구킴 특별전을 기획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호평 받는 ‘모던 클래식이즘’의 창시자 구구 킴의 작품 활동과 경력은 화려하다. 동경 Mode Gakuen을 졸업하고, 2000년 이후 37회의 개인전과 500회 이상의 국내외 기획초대, 단체전 및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뉴욕, 베벌리힐즈, 상하이, 긴자(도쿄), 인도비엔날레, 아트마이애미, 유럽(독일) 등에서 그의 손끝에서 창조된 작품들은 세계 미술계를 감탄케 했다.

그의 성공적 행보 이면에는 그의 혼신의 열정이 묵직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그의 작품 대부분이 폭 3m, 높이 2m가 넘는 대작들이다 보니 오랜 작업 시간 동안 지문이 없어질 만큼 손가락을 너무 문질러 피가 나기도 하고, 하루에 15시간이 넘는 고된 극한의 작업으로 인해 최근 팔꿈치 뼈가 부서져 나가는 고통을 겪기도 했다. 

구구 킴은 지난해 말 미국 뉴욕의 맨하튼에 <구구 아트 뮤지엄>(99 Art Museum, 109 E.116th St. 3FL. New York)을 개관했다. 이스트 할렘에 위치한 공간 공유 건물인 ‘테라스 116’의 3,200스퀘어피트의 공간에서 상설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구구 아트 뮤지엄의 경영은 황진호 JH 아트 코퍼레이션 대표가 맡고 김 작가는 뉴욕에서의 작품 활동 및 전시작 선정 등 아티스트로서의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노부부와 부처, 소녀 등 인물화를 통해 인간의 희로애락과 외로움의 극복 과정을 탐구해오고 있는 그는 지난 10여 년간 세계 각지의 미술관에서 개인전 및 초대전을 활발히 열어오고 있다. 2018년 대한민국 인물선정 조직위원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을 빛낸 위대하고 자랑스런 인물문화대상’ 예술문화부문 대상 대통령 특별 표창을 수상했다. 
 

김점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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