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지키는 평화와 안보
경제를 지키는 평화와 안보
  • 장영철
  • 승인 2019.07.0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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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철 숭실대 교수(前 자산관리공사 사장)
장영철 숭실대 교수(前 자산관리공사 사장)

미국과 북한의 수장이 판문점에서 만나는 대형 정치이벤트가 끝났다. 판문점은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던 6.25전쟁의 휴전을 위하여 UN군을 대표하는 미국과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인 북한 및 북한을 지원한 중공군의 대표가 정전협정을 체결한 장소로 남북한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지역이다. 

이러한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는 판문점에서 66년만에 전쟁의 당사국인 미국과 북한이 다시 그것도 수장들이 만나는 행사이었기 때문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 이 이벤트에 출현한 배우는 미국의 트럼프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인데, 이미 두 사람은 북한의 비핵화문제를 놓고 싱가포르와 하노이에서의 2차례 회담에 실패하자, 한반도내 6.25전쟁 휴전의 상징적인 장소인 판문점에서의 만남을 기획하면서 세계의 이목을 끌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남북한의 경계선을 오고 가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미국은 미국대로, 북한은 북한대로 정치적 이익을 얻게 된 대형이벤트이었다. 다만, 현재 UN의 북한에 대한 제재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기 위한 것임에도 이번 만남에서 북한의 비핵화 논의는 온데 간 데 없고 사진 찍은 것만 남다 보니 후유증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1980년 대학가요제에서 은상을 받은 그룹 샤프는 ‘연극이 끝나고 난 뒤’라는 곡에서 조명과 음악이 꺼진 무대와 모두들 떠나버린 텅 빈 객석의 어둠과 정적을 쓸쓸한 심정으로 노래하고 있다. 사진 찍은 트럼프와 김정은은 떠났고, 이러한 정치적 이벤트에 엑스트라로도 참여하지 못하고 구석에 앉아서 구경하는 관객이 될 수 밖 에 없었던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객석을 떠나지도 못한 채 앞으로 계속되는 비핵화 협상 쇼를 지켜만 보아야하는 신세가 된 것 같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는 1950년6월25일 공산주의 종주국인 소련과 중국 공산당의 지원을 받은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시작된 전쟁에서 엄청난 인적 물적 피해를 입었다. 3년간의 전쟁으로 죽거나 다친 사람이 3백만명을 넘었고, 공업시설의 45%가 파괴되는 등 폐허가 되었지만, 전쟁은 끝나지 않고 휴전하면서 남북한의 군사적 긴장관계는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제발전에 매진하여 경제규모 세계11위의 국가로 발전된 것은 전적으로 한미동맹에 안보를 의존한 덕분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에 반해 북한은 전쟁준비에 몰두하다가 경제를 망쳐 세계최빈국으로 전락하면서도 핵무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한반도 및 세계의 평화를 실질적으로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다. 

북한의 핵은 1차적으로는 남한을 위협하는 무기가 되고 있고, 이에 맞설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은 미국의 핵우산이나 최근 한미동맹의 균열로 인하여 핵우산의 지속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대두되고 있다. 더구나, 그동안 북한이 보여준 태도를 볼 때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 판단일 것이다. 결국 우리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문제는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태인데도 이러한 정치적 이벤트로 마치 북한의 핵문제가 해결되고 평화가 오고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자들, 또 이미 같은 민족끼리 더 치열하게 싸운 역사적경험이 있음에도 같은 민족을 강조하면서 평화를 외치는 자들이 오히려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역사에서 견고한 만리장성을 쌓았지만 적과 내통하여 안에서 문을 열어주는 자 때문에 외적에게 나라를 빼앗긴 사례도 있음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안보는 경제발전의 전제조건이다. 시장경제의 창시자인 아담 스미스도 안보는 시장경제에 맡길 수 없다고 하였다. 고대 약탈경제에서는 추수기에 약탈당하는 사례가 너무 많았다. 아무리 경제가 발전하더라도 적에게 빼앗기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우리를 지킬 능력이 없이 평화만 외친다면 외적의 비웃음만 살뿐이다. 대한민국은 자유시장경제체제하에서 날로 발전하면서 이제는 문화적으로도 세계가 부러워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런데, 이를 지켜내어야 하는 안보역량에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 최근 북한의 배가 군의 해상경계망을 뚫고 유유히 삼척항에 들어온 사건은 우리의 안보태세가 무너졌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사건이다. 또한,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북한의 핵무장이 공인 내지 묵인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북한의 핵위협에 노출되는 경우 우리는 소중한 재산을 지킬 수 없음은 분명하다. 

진정한 평화는 안보역량에 비례한다. 전쟁을 막을 수 있는 능력이 없는 나라가 외치는 대화와 평화는 오히려 전쟁을 부르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역사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할 때이다. 우리경제를 안전하게 지키고 더욱 발전시키는 안보역량을 강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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