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자랑하는 21세기 대표 여성아이콘, 아델 & 브리짓 존스의 일기

아델. 사진제공=그래미닷컴
아델. 사진제공=그래미닷컴

2001년 전 세계 극장가에 개봉돼 로맨틱 코미디 시리즈의 대표작으로 사랑받게 된 <브리짓 존스의 일기(Bridget Jones's Diary)>. 2008년 1월 동명의 데뷔앨범을 발표하며 향후 팝 음악계를 평정한 거물 아티스트가 된 아델(Adele). 21세기 영국이 낳은 영화 및 대중음악의 대표 아이콘이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이상적 연애와 결혼을 꿈꾸는 30대 영국 독신여성 브리짓 존스의 시각에서 영화가 진행되는 작품으로 미국 여배우 르네 젤위거(Renee Zellweger)를 ‘로코퀸(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줄임말)’으로 탄생시켰다. 팝음악과 달리 할리우드 자본에 밀려 절대적 약세를 보여 온 영국영화계가 중심이 돼 만들어 냈고, 지구촌 관객들이 즐겨보는 인기 시리즈가 된 작품들 중 하나가 <브리짓 존스의 일기>가 아닐까 싶다. 

아델의 등장 역시 영국 팝 음악계로써는 상당히 의미 있는 사건이었다. 다수의 남성 밴드(그룹)와 솔로 아티스트들이 대중음악역사에 논의되고 있는 반면 영국 출신 여성 뮤지션들은 상대적으로 그 수도 적고 영향력도 크지 않았고, 무엇보다 미국 여성 아티스트들의 막강한 파워에 오랜 기간 압도된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브리티시 네오 소울(British Neo Soul)' 사운드를 들고 나온 에이미 와인하우스는 2006년 두 번째 정규 앨범 <Back To Black>으로 2008년 그래미시상식에서 ’올해의 레코드‘,’올해의 노래‘,’최우수 신인아티스트‘ 등 5개의 주요 트로피를 휩쓸며 영국 여성아티스트들의 위상을 높이고 여러 후배 뮤지션들의 출현에 크게 이바지했다. 

안타깝게도 에미 와인하우스는 2011년 7월 2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음악적으로 같은 계보를 잇는 여성 팝 스타가 영국 음악 씬에 곧 이어 나타나 단 3장의 앨범으로 전 세계 대중음악계를 정복하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으니 그 주인공은 아델 로리 블루 애드킨스(Adele Laurie Blue Adkins)란 긴 본명을 가진 아델이다.

아델. 사진제공=빌보드닷컴
아델. 사진제공=빌보드닷컴

- 아델과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는 평행이론이 존재한다? - 

많은 이들이 즐겨 듣는 아델의 음악, 즐겨 보는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 두 컨텐츠 사이에는 몇 개의 평행이론이 존재한다. (물론 나만의 억측일수도 있겠지만..)

첫 번째로는 앞부분에서도 언급했지만 21세기 영국 대중문화계를 언급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여성 아이콘이란 점이다. 30대 여성의 사랑과 삶을 다룬 <브리짓 존스의 일기> 주인공 브리짓 존스는 ‘만인의 여인’이 되어 세계적인 사랑을 얻었고, 10대 후반 뮤지션이 되기 위해 스튜디오에서 노래녹음작업을 시작했던 아델은 영국을 넘어 ‘동시대 최고의 인기를 얻은 월드스타’가 돼 독보적 자리에 등극했다.       

두 번째 평행이론으로는 발표된 작품들에는 영화 캐릭터와 뮤지션의 인생과 성장스토리가 각각 담겨 있다는 점이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지금까지 세편의 시리즈가 상영됐고, 아델 또한 3개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며 음악활동을 이어왔다. 

1편 <브리짓 존스의 일기>, 2편 <브리짓 존스의 일기 - 열정과 애정(2004년)>, 3편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2016년)>를 통해 썸과 연애의 시작, 결혼과 이혼, 출산까지 한 여성의 인생여정이 스크린을 통해 비춰졌고 영화를 본 많은 관객들(여성)에게 나름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아델은 곡 녹음을 시작한 연도를 자신의 정규앨범 제목으로 정해 <19(2008년)>, <21(2011년)>, <25(2015년)> 등 세 장을 발표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10대 후반, 20대 초반, 20대 중반의 나이에 세상과 조우한 아델의 음반과 그 수록곡들은 그의 음악적 성장은 물론 소녀에서 여인으로 성숙해져가는 한 여성의 감성과 경험이 그대로 녹아있어 특히 같은 연령대 글로벌 음악팬들의 절대적 지지로 모아졌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1. 사진제공=아마존닷컴
브리짓 존스의 일기 1. 사진제공=아마존닷컴

세 번째 평행이론은 왠지 모를 ‘평범함 속에 묘한 마력’이 발산된다는 점이다. 영국 런던에 있는 카페나 음식점에 있다면 금방이라도 마주칠 것 같은 평범한 사람의 ‘편안함과 친근함’이 브리짓 존스와 아델로 부터 느껴진다.

브리짓 존스 역의 르네 젤위거가 영화 시리즈를 반복해서 보면 볼수록 너무도 ‘완벽한 캐스팅이었구나!'란 탄성을 자아내게 했고, 지극히 ’평범한 영국 여성의 모습‘은 관객들을 중독 시킬 수밖에 없었던 마력적 요소로 등장한다.

한편 아델의 엉뚱하면서도 순박한(?) 매력은 2017년 초에 열린 그래미시상식에서 간접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었다. 3집 앨범 <25> 타이틀 트랙으로 메가 히트곡이 된 ‘Hello’ 라이브 무대에서 음정이 안 맞아 공연을 중단, 눈물을 글썽이며 다시 노래하겠다고 미안함을 표시했던 장면은 오랫동안 회자될 ‘그래미의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아 있다.  

또한 시상식에서 5개의 주요부문 그래미상을 독식하며 경쟁을 벌였던 선배 아티스트 비욘세(Beyonce)에게 미안함의 표시로 트로피를 부러뜨려 나눠 갖자고 했던 장면 역시 ‘아티스트 아델’이 아닌 ‘친근한 이웃사촌 아델’과 같았던 인간미가 드러난 장면으로 기억된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2. 사진제공=시네마닷컴
브리짓 존스의 일기2. 사진제공=시네마닷컴

- 아델과 브리짓 존스, 그들의 컴백을 기다리며 - 

아델의 경우 2015년 겨울에 발표된 3집 <25> 이후 4년의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를 키우며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릴 것 같았던 그에게도 파경이 찾아왔고, 아델의 새 노래를 듣기 원하는 음악팬들에게는 더 긴 기다림의 시간을 갖게 될 지 초조한 마음이 들 수 있을 것이다.  

자신 앞에 놓은 상처가 곡 창작을 위한 원동력이 될 수도 있고, 오히려 혼자 양육을 해야 한다는 엄마란 책임감으로 음악과 더욱 더 멀어질 수도 있다. 어쨌든 아델을 좋아하는 전 세계 팬들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30대가 돼 발표될 그의 새 노래와 앨범을 간절한 심정으로 기다리는 중이다. (이미 서른 살에 앨범 작업에 들어가 4집은 <30>이 될 거란 외신이 전해진 바 있다.)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를 본 관객이라면 한 아이의 엄마가 된 브리짓 존스의 이야기를 그린 네 번째 시리즈도 언젠가 개봉될 것이란 예상을 하지 않을까 짐작된다. 마치 2007년 처음 방송된 이후 2019년 봄 17번째 시즌까지 시청자와 만난 <막돼먹은 영애씨>가 ‘워킹 맘의 웃픈(?)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담아내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2000년대와 2010년대 많은 사람에게 희로애락을 안겨 주었던 아델 그리고 브리짓 존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델의 새 앨범,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새 시리즈와 곧 조우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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