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선 한자릿수 평균 발언, 구조적 문제부터 개선해야

2020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기간이 오는 15일까지 4일 남은 가운데 사용자 위원들과 근로자 위원들은 1차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양쪽의 입장 차이는 여전했다.
10일 열린 11차 최저임금 전원회의에서 근로자 위원들은 최저시급을 기존 1만원에서 9,570원(14.6% 인상)을 제시했고 사용자 위원들은 기존 8,000원에서 8,185원(2% 감액)을 내놨다. 
근로자 위원들은 "최소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월 200만원 이상 필요하고 실태생계비를 보더라도 200만원 이상이다"라며 최저시급을 수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근로자 위원들이 제시한 9,570원은 하루 8시간 근무했을 경우 월 200만 130원이다. 
사용자 위원들은 "이번 수정안도 최근 2년간 급격한 인상과 현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적정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노동단체들, 수정안도 삭감… 취지에 어긋나

최저임금연대는 1차 수정안도 삭감안을 제시한 사용자 위원들은 최저임금위원회 목적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조은 간사는 "대선 때 1만원 공약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최대 1만원을 지켜야 하는 수준의 수정안을 제시할 줄 알았다"고 말하며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에 대해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최저임금위원회 목적에 따라서 저임금 노동자들을 위한 대비, 사회 양극화를 축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은 수정안조차 최저임금 삭감안을 제시한 것에 대해 반발했다. 또한 성명을 통해 "최저임금 삭감안이 시대착오적인 반노동·반인륜적 오만"이라고 비판하며 11,000명의 국민이 사용자 위원을 규탄하는 서명을 했다고 밝혔다. 

◇경영자단체들 8,185원 제시, 3가지 사안 제안

사용자 위원들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 10.9%중 협상배려분 1.2%와, 산입범위확대로 인한 실질인상효과 감소폭 감안분 1.0%는 납득하기 힘든 인상근거라고 밝히며 이를 삭감한 8,185원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2년간의 최저임금 인상은 기업의 지불능력을 초과하는 과도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중견기업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제도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업종별, 기업규모별, 지역별 최저임금을 구분해 적용하는 방안과 최저임금 산정기준 시간 수에 대한 고용노동부와 대법원 판결의 상이한 기준,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합리적인 최저임금 적용 등 3가지다.
경총은 업종별, 규모별, 지역별로 시장 경쟁여건, 자본과 노동집약도, 영업이익과 부가가치 수준, 생활비 수준 등의 차이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구분적용 문제가 중대한 과제라는 것이다. 
또한 대법원 판결은 가공 시간을 제외하고 기업이 지급하는 시간당 임금 가치를 인정했지만 고용노동부는 '유급주휴시간'을 최저임금 산정기간에 포함하는 내용으로 최저임금 시행령을 개정했다고 밝히며 근로 자체가 없는 가공의 시간을 소정근로시간에 행정적으로 합산하여 최저임금 시급을 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근로자는 언어소통 애로 등으로 노동생산성이 내국인근로자에 비해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므로 외국인근로자 최저임금 문제는 차별이 아니라 차이의 관점에서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11차 전원회의에서 공익위원들은 노사 양쪽에 큰 차이를 두고 한자릿수 인상안을 가져오면 좋겠다고 말한 것이 전해졌다. 즉 1~9%사이 인상안으로 수정할 것을 권고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1~9% 사이 평균치로 협상안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견해도 내비쳤다. 익명을 요구한 연구원은 "공익위원들이 한자릿수를 제시한건 평균치를 고려하지 않고 얘기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며 "단순 1과 9를 의미하는 것보다 적정한 수준을 생각하자고 말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논란은 매년 논란의 화두가 되고 있다. 심지어, 매년 시장에서 가격을 정하듯이 사용자위원들과 근로자위원들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산업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운동본부 구교현 집행위원장은 SBS 아침토론에 출연해 "자영업자, 중소기업들이 왜 최저임금을 못주는 상황이 왔는지를 짚어봐야 한다"고 밝히며 "좋은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자영업자가 늘어나고 중소기업들도 대기업들이 납품단가를 올려주지 않고 이익을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최저임금 결정에 문제들이 존재하는 것"이라 말했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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