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템플스테이. 쉼, 그리고 나아감
해인사 템플스테이. 쉼, 그리고 나아감
  • 양재명 기자
  • 승인 2019.07.19 10:05
  • 댓글 1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재명의 포토 아메리카노 17
해인사 일주문 (海印寺 一柱門). 감도 ISO200 셔터스피드 1/80 노출 값 F6.3 M모드 촬영 렌즈 50mm
해인사 일주문 (海印寺 一柱門). 감도 ISO200 셔터스피드 1/80 노출 값 F6.3 M모드 촬영 렌즈 50mm

한 여름의 산사는 생각만으로도 더위를 날려버린다. 그 아름다운 풍광을 렌즈에 담고, 템플스테이에 참가하기 위해 경남 합천의 해인사로 떠났다. 시청 앞을 떠난 리무진 전세 버스는 휴게소에 잠시 쉬고 5시간 만에 해인사에 도착했다. 버스 한 대가 지나갈 만한 좁은 도로를 따라 해인사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시원한 바람소리와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와 새소리가 반겼다. 수년 전부터 템플스테이를 버킷리스트로 생각해 온 필자는 가슴이 벅차오르며 이내 마음이 평안해 지는 것을 느꼈다. 템플스테이를 진행하는 사무국 앞에서 법복을 받으려고 기다리는 짧은 시간 동안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꼈다.

법복을 들고 방안으로 들어가자 편백나무향이 코끝을 자극했다. 방안에는 청결하게 정리된 일인용 침대 3개와 샤워장이 있었다. 템플스테이 최초로 해인사에서 침대를 설치했다면서 반응이 좋으면 전국 사찰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템플스테이는 2002년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많은 외국인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시작되었다. 체험형, 휴식형, 당일형 등 크게 3가지 유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템플스테이의 프로그램은 예불, 참선, 발우공양, 스님과의 차담, 사물체험, 108배, 염주(혹은 연등) 만들기, 잠시 숲속을 거닐며 신선한 공기를 맛보고 새나 물소리를 들으며 거니는 포행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 전국 130여 곳의 사찰에서 템플스테이를 체험할 수 있다.

대비로전(大毘盧殿). 비로자나불을 모신 법당을 비로전이라고 한다.비로자나불은 왼손 집게손가락을 오른손으로 감싸는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는 중생과 부처,번뇌와 깨달음이 본래 하나라는 것을 상징한다. ISO2500 1/60 F4 28mm
대비로전(大毘盧殿). 비로자나불을 모신 법당을 비로전이라고 한다.비로자나불은 왼손 집게손가락을 오른손으로 감싸는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는 중생과 부처,번뇌와 깨달음이 본래 하나라는 것을 상징한다. ISO2500 1/60 F4 28mm

해인사((海印寺) 템플스테이는 많은 국내외 사람들이 찾는 유명 명소이다. 해인사는 국내 3대 사찰의 하나로 신라 의상대사의 법손인 순응, 이정 두 분의 스님이 신라 제 40대 애장왕 3년 (802년) 10월 16일 왕과 왕후의 도움으로 창건 된 사찰로 화엄경(華嚴經)의 중심사찰이기 때문에 석가모니불을 주불(主佛)로 모신 대웅전이 없고 화엄세계의 주불인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을 모신 대적광전(大寂光殿)이 주 법당이다. 법신불(法身佛)인 비로자라불은 산스크리스트어인 바이로차나(Vairocana)에서 온 말로 영원한 진리를 상징한다. 빛으로 세상을 구원한다는 뜻으로 바로 태양을 뜻하는 부처님이다. 빛으로 세상을 밝게 비추시니 적각에 빛 광(光)자가 들어간다. 그리하여 대적광전(大寂光殿),대광명전(大光明殿),혹은 비로전(毘盧殿)이라고 한다.

사찰에서는 매일 2회 오전 4시 15분과 오후 5시 30분 법고(法鼓)를 치며 사물로서 지상에 있는 모든 중생들을 깨워서 부처의 말씀을 전달하는 의식으로 하루의 시작과 종료를 알린다.

법고 의식. 세분의 스님이 진행을 하고 있다. ISO 1800 1/60 F2.8 70mm
법고 의식. 세분의 스님이 진행을 하고 있다. ISO 1800 1/60 F2.8 70mm

해인사는 1962년 12월 20일 국보 제32호로 지정된 팔만대장경이 보관되어 있는 곳으로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으로도 등재되었다.
1237년(고종 24)부터 16년간에 걸쳐 고려에 침입한 몽골군의 격퇴를 발원(發願)하여 대장도감(大藏都監)과 분사도감(分司都監)을 두어 만든 곳이다. 현재 남아 있는 경판은 8만 1258판이다. 8만여 판에 8만 4천에 번뇌에 해당하는 법문이 실려 있으므로 팔만대장경이라고 부른다.

해인사 경내의 4동의 장경판고(藏經板庫)에 보관되어 있는 대장경판. ISO200 1/125 F5.6 24mm
해인사 경내의 4동의 장경판고(藏經板庫)에 보관되어 있는 대장경판. ISO200 1/125 F5.6 24mm
대장경 판. ISO1200 1/60 F5.6 70mm
대장경 판. ISO1200 1/60 F5.6 70mm

또한 해인사에는 정중삼층석탑(庭中三層石塔)이 위치하고 있다. 본래 석가모니의 사리를 봉안하던 곳이었으나 이후에 사리, 경전, 불상 등을 모시고 예경하는 곳으로 발전했다. 정중삼층석탑은 불상을 모신 탑이다. 8세기 통일신라 석탑의 전형이며 해인사 창건 당시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탑 뒤로는 대적광전(大寂光殿)이 있다.

정중삼층석탑(庭中三層石塔) 뒤로 대적광전이 보인다. ISO200 1/80 F5.6 24mm
정중삼층석탑(庭中三層石塔) 뒤로 대적광전이 보인다. ISO200 1/80 F5.6 24mm

템플스테이 이튿날 처음 해보는 108배를 하면서 허리가 아프고 숨이 몰아쳐 왔다. 한 번 절을 할 때마다 들려오는 죽도 소리를 들으며 도대체 내가 몇 번을 했을까 하는 생각만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필자는 아쉽게도 102번에서 멈춰서 포기를 했다. 만약 내가 숫자를 쉬어 가면서 했으면 끝까지 완주 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아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해인사 연수국장인 지인(智仁) 비구니 스님에게 퉁명스럽게 말했다. ‘스님 제가 108배 완주를 다 못해서 부처님에게 혼날 것 같아요.’ ‘부처님은 그 누구도 혼내시지 않아요.’

해인사 연수국장인 지인(智仁)여승(女僧)이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외국인들에게 108배와 합장(合掌)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ISO800 1/50 F6.3 35mm
해인사 연수국장인 지인(智仁)여승(女僧)이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외국인들에게 108배와 합장(合掌)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ISO800 1/50 F6.3 35mm

나는 갑자기 궁금증이 도졌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어쩌다가 승려가 되었을까? 108배를 마치고 일반인들은 출입이 통제된 약 2km의 숲길을 걸으며 지인 스님은 성철스님이 자주 마셨다는 약수터를 안내하며 직접 약수 물을 떠서 건네주셨다. 프로그램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기 전에 스님과 차를 마시며 대화하는 시간에 자신이 왜 승려가 되었는지를 말씀해 주셨다. 한의원를 운영하던 불심이 깊은 조부의 영향과 고등학교 3학년 때 어머님의 갑작스런 교통사고도 계기가 됐다고 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절친했던 친구와 훗날 함께 승려가 되자고 약속을 했다. 고 3때 친구에게 함께 승가대학을 가자고 했지만 친구는 중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그곳 상하이에서 엄청난 재력을 가지고 있던 남편을 만나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20대 밖에 안돼 보이는 스님이 불혹을 넘긴 나이라는 사실도 충격이었다.

스님과의 대화에서 지인(智仁)스님이 자신이 승려가 된 사연을 이야기 해 주고 있다. ISO640 1/80 F8 70mm
스님과의 대화에서 지인(智仁)스님이 자신이 승려가 된 사연을 이야기 해 주고 있다. ISO640 1/80 F8 70mm

많은 고통과 번민 속에 현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템플스테이는 자연 속에서 마음의 안정과 쉼을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종교를 떠나 심신이 지쳐있는 현대인들에게 하루쯤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산사로 들어가서 지나온 자신의 지난 일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산사의 사물이나 식물 등을 촬영할 때 주변에 여백을 두면 피사체만 프레임 가득 담는 사진과는 또 다른 느낌의 구도가 될 수 있다. 화면 가득한 사진은 자칫 잘못하면 답답한 느낌을 줄 수 있기에 여백과 함께 촬영하면 깔끔한 느낌과 함께 여유로움과 편안한 사진을 담을 수 있다. 사진은 기록예술이다. 어제에 이어서 오늘 같은 시간에 같은 피사체를 촬영했다고 해서 같은 사진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라. 내가 생각하는 사진이란 카메라의 메카니즘과 렌즈에 의한 광학적 기록이기보다는 사진가의 마음의 창을 통해 사물을 이해하고 기록하는 예술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사진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피사체를 기록하는 것에서 벗어나 사진가가 피사체를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같은 피사체라 하더라도  다르게 표현될 수 있는 독특한 예술세계인 것이다.

양재명은 서울예술대학 영화과에서 촬영을 전공했다. 일본 선샤인외국어대학 일본어과, 도쿄비주얼 아트 방송학과 및 사진과를 졸업했으며 하와이대학에서 수학했다. 다수의 기업 광고사진을 찍었으며 현재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 소속의 서울특파원 외신기자로 일하면서 틈틈이 사진강좌도 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박일한 2019-07-21 03:14:02
옛날 생각 나네요.. 가끔 찾는곳인데..사진 깨끗하게 나오네요,. 잘봤습니다..

정영택 2019-07-20 18:45:30
해인사를 다녀온듯한 느낌~~
이야기 보따리 풀어놓으실 때마다 저 또한 간접체험 하는듯 하네요.바쁜 일상을 살면서 저도 한 번 체험해보고 싶네요
늘 감사한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이미라 2019-07-19 20:09:38
꼭 한 번 참가하려고 했던 템플스테이.
기사와 사진을 보니 마치 내 자신이 해인사에 온 듯 하네요. 스님의 출가한 사연 재밌게 읽었습니다.

권주리 2019-07-19 18:00:00
칼럼을 읽으면서 마치 내가 템플스테이를 하고있는것처럼 느껴졌어요~
아름다운 사진과 글 감사합니다^^

sophia 2019-07-19 15:04:33
해인사를 다녀온듯한 느낌이 드네요~여름의 해인사도 참 좋네요

  • (주)애플미디어그룹
  • 제호 : 애플경제인터넷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29. 212 (여의도동, 정우빌딩 2층)
  • 대표전화 : 02-761-1125
  • 팩스 : 02-761-1127
  •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서울 다 10254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3798
  • 등록일 : 2015-06-29
  • 발행인ㆍ편집인 : 김홍기
  • 상임고문 : 최상기
  • 애플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고문변호사 : 김규동 (법무법인 메리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상호
  • Copyright © 2019 애플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pplenews7@naver.com | www.webhard.co.kr ID : applenews PW : 1234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