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과 이베이 등 세계적인 해외 쇼핑몰에서 우리가 만든 호미가 날개 돋힌듯 팔려나간다. 
호미를 생산하는 대장간은 경북 영주에 있는 대장간이다.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영주대장간은 무려 40여 가지 농기구를 생산한다. 낫·호미·쇠스랑·식칼·초랭이·도끼·거름대·작두 등 농작물을 가꾸는데 필요한 기구를 생산한다. 
 
그런데 이 대장간은 국내에서보다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사이트 아마존에서 팔리는 대박 상품이 여기서 나온다, ‘MADE IN KOREA’가 선명히 찍힌 농기구를 아마존에 올리는데 최고의 제품으로 꼽힌다. 그 농기구는 바로 호미다. 아마존 원예용품 ‘톱10’에 ‘영주대장간 호미(Youngju Daejanggan ho-mi)’라고 이름을 올렸다. 한 해 3000개 이상이 팔린다. 아마존뿐 아니라 이베이 등 해외 쇼핑몰에서도 잘 팔린다. 한국에선 6000원 하는 호미 한 자루가 해외에선 20달러(약 2만 3000원)에 팔린다. 
 
밭일을 하거나 김을 매는데 있어서 호미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농기구다. 그런데 이 농기구가 정원을 가꾸는 미국인들에게 먹힌 것이다. ‘ㄱ’자로 꺾인 원예 기구가 그들에겐 처음이었지만 손목에 힘을 많이 주지 않아도 땅을 마음대로 일굴 수 있었다. 유튜브에서 호미를 쓰는 동영상이 유포되며 짧은 시간에 호미가 미국인들의 애호품이 됐다. 
 
원래 호미는 서유구의 <임원경제십육지>에 동서(東鋤·동쪽 나라의 호미)라고 표현됐다. 부등변 삼각형인 날의 한쪽 모서리에 목을 이어 대고 거기에 자루를 박은 독특한 형태의 연장인 호미는 통일신라시대의 안압지에서도 출토됐다. 고려시대의 호미는 오늘날의 호미와 똑같았다. 서대문 농업박물관에 호미들이 전시돼 있는데 각 지역이나 쓰임새에 따라 그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여주대장간에서 만드는 호미는 농기구 판매를 대행하던 회사에서 아마존에 납품을 10여 년 전부터 시작됐다. 그러다가 2018년 호미를 다루는 동영상이 유포되며 대박이 났다. 덕분에 영주대장간은 로이터 등 외국통신사가 취재를 해서 전 세계에 타전하기도 했다. 현재 대장간에서는 하루 100여자루의 호미를 만들지만 주문을 따라가지 못한다. 
 
우리가 만든 첨단 전자제품이 전 세계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우리 조상의 지혜가 담긴 제품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그만큼 한국인들의 손재주와 지혜가 뛰어나다는 걸 증명한 셈이다.

김점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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