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부동산규제·경기불안 투자자 고민
환차익 관심 높아져

시중 은행이 개최한 투자관련 세미나
시중 은행이 개최한 투자관련 세미나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지난 7월 18일 3년 1개월 만에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1.75%에서 0.25%p내린 1.5%로 인하했고 국내 주식은 코스피 지수는 하락, 코스닥지수는 상승했다.
금리 인하라는 호재에도 일본의 수출규제 발표와 미·중 간 갈등으로 인해 주식시장은 갈피를 잡지 못했고, 지난 8월 2일 일본이 한국을 수출절차 간소화 우대국 명단, 일명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기로 확정하면서 2000선이던 주식은 1900선대로 떨어졌다.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후 꾸준히 떨어지던 주식은 8월 7일 1900선마저 떨어지는 게 아닐까하는 불안감마저 야기시켰다. 이때 주식 하락은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아닌 미·중 갈등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많았다. 이미 한 달 전부터 일본이 한국에 대한 무역규제를 선포했고,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예견된 일이었기 때문에 충격을 주지 못했지만,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서 미·중 갈등이 무역에서 통화로 확전됐다는 설명이다.

최근 국내는 한·일간 무역갈등을 포함해 경기가 불안하고, 유럽의 노딜 블렉시트, 미·중 무역분쟁에 통화문제까지 터지면서 여윳돈을 가진 사람들은 어디에 투자할지 막연한 상황이다. 게다가 불패신화라 할 수 있는 부동산은 정부의 규제 정책으로 인해 이미 부동산투자자들마저 고민이 많다고 한다. 이에 투자자들은 갈 길을 잃었다.

투자관련 세미나도 북적
이를 반영하듯 시장전망을 분석해 설명해주고, 새로운 투자처를 알려주는 투자관련 세미나에는 사람들이 자리를 메웠다.
7월말 평일 오후. 한 은행이 개최한 ‘하반기 금융 및 부동산 시장 전망 세미나’에는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PB고객들이 앉아 있었다. 딸과 함께 온 중년 여성도 있었고, 자산가로 보이는 7~80대 어르신을 비롯해 30대에서 80대에 이르기까지 ‘돈 불릴 곳’을 찾는 이들이 강의실을 가득 채웠다.
세미나 전 한 중년 여성은 은행의 추천을 통해 꾸준히 투자해왔지만 억대의 손해를 봤다며 은행 직원에게 문의를 하는가 하면, 지인과 만나 최근 경제상황과 투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남성들로 북적였다.

이날 세미나에 나선 강연자들은 현재 경기상황을 분석하고, 안전한 자산관리 비법을 과거 데이터를 비교하며 설명했다. 어려운 용어가 가득한 세미나에서도 어느 누구하나 어려운 내색없이 필요한 부분은 받아 적고,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에 집중했다. 
마이너스 금리와 같은 상항에서 예·적금으로는 기존 자산을 불릴 수 없고, 환차익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통화분산을 고려하고, 현재와 같은 경기상황에서는 채권형 펀드, 특정 국가 채권이 안정적으로 수익성이 좋을 것이라며 투자의 방향을 알려주기도 했다. 이어진 부동산 투자에 대한 설명에서는 더욱 호응하는 분위기였다.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찍던 투자자들이 앞선 강의에서는 드물었지만 부동산 강연에서는 빈도가 높았다. 그만큼 관심이 높다는 반증이다.

오히려 투자보다는 세금을 아끼는 방향이 ‘돈을 버는’ 것이라는 부동산 세테크 강연자는 “절세하는 가장 큰 지름길은 성실한 신고”라며 부동산 투자의 경우 신고 기간 등을 확인해 세금을 덜 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강의했다. 

최근 투자자들 환차익 관심 높아… 부동산은 주택보다 사무실
신한PWM판교센터 안은영 부지점장·PB팀장은 “물가금리보다 은행금리가 낮아 은행은 보관하는 곳이라는 개념이 맞을지도 모른다”면서 “금리로 인한 수익보다 절세로, 예금보다는 채권형 상품에 관심이 옮아갔고, 환차익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면서 “최근 세계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환차익을 노리는 분도 계시지만 안정자산이 달러에 대한 관심으로 구입을 고려하는 분도 계시다”면서 개개인의 외환보유고도 높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는 주택보다 사무실을 매매에 관심이 높아졌다고 안은영 PB팀장은 덧붙였다. 정부가 다주택보유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갭 투자, 다주택 보유는 부담이 많아 기존 다가구·다주택 건축물에 관심이 많던 투자자들이 기대수익은 낮추더라도 일정수익을 낼 수 있는 사무실에 관심을 갖는다는 설명이다. 

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김현섭 PB팀장는 “금리가 인하했지만 주식·부동산에 관심이 옮겨가지 않은 것 같다며 이를 대출규제와 함께 자영업자들마저 경기가 좋지 않아 임대료로 수익을 높이는데 부담이 있다”면서 “투자심리 위축으로 대체자산, 특히 달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투자자들 자산이 대부분이 원화인데, 경기불안으로 인해 달러에 관심이 늘었다는 것 같다는 분석이다. 이에 김현섭 PB팀장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달러가격이 오르는데 영향을 준 것도 있지만, 안정적 자산인 미국 달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달러가격 인상에 영향을 준 것 같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어 경기가 불안할 때 금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냐는 질문에 “금 투자에 관심을 가지는 분도 있지만. 골드바와 같이 크게 구매하시는 분은 적다”면서 “금 투자를 원하는 분이 있다면 비과세로 투자할 수 있는 KRX를 통한 상품 투자를 권한다”고 말했다. 

윤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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