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노숙자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 양재명 기자
  • 승인 2019.08.16 09:37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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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명의 포토 아메리카노 21
지난겨울 서울역 지하 차도에서 만난 남성 노숙자를 35mm 광각렌즈로 촬영했다.피사체와의 거리는 불과 80센치도 안 되는 거리에서 촬영했다.
지난겨울 서울역 지하 차도에서 만난 남성 노숙자를 35mm 광각렌즈로 촬영했다.피사체와의 거리는 불과 80센치도 안 되는 거리에서 촬영했다.

나는 중학교 2학년이던 14살 때 처음으로 카메라를 만져 보았다. 내가 사진 찍기에 관심을 보이자 아버지는 일본인 친구에게 부탁하여‘야시카’라는 카메라를 선물해 주었다. 당시 한국의 경제적 수준으로 카메라는 고가의 물품이었다. 벌써 40년이 지난 이야기다. 나는 주말이면 용돈을 모아 흑백필름 2통을 사서 엄마가 싸 주신 김밥을 들고 비원 (창덕궁)으로 달려가 고궁의 풍경사진과 외국인 관광객들의 사진을 찍곤 했다. 그 시절 고궁을 둘러보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한 외국인이 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만년필을 선물해 주었다. 그때 선물 받은 만년필은 오랫동안 내 최고의 보물 1호였다.

내가 최초로 만난 노숙인 부부이다. 누워서 잠자던 남성을 사진을 찍자고 설득하자 그는 무표정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측으로는 아내 되는 여성이 앉아 있었다.
내가 최초로 만난 노숙인 부부이다. 누워서 잠자던 남성을 사진을 찍자고 설득하자 그는 무표정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측으로는 아내 되는 여성이 앉아 있었다.

사진은 기록 예술이다.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촬영을 한 뒤 다음 날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촬영을 한다 해도 그것은 똑같은 사진이 아니다. 수많은 사진가들이 다양한 사진을 찍지만 유독 인물사진 찍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인물사진이 어려운 것은 모델을 리드하면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프로 모델과 달리 일반인들을 촬영할 때는 유머가 뛰어나서 촬영할 대상에게 분위기를 살려 부드러운 느낌을 주면 좋겠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 회에도 언급했듯이 사진이 어려운 이유는 한 장의 프레임에 함축적인 이야기를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사진가는 무한한 상상력을 동원해서 자신의 감정을 사진을 보는 사람들에게 그대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좋은 사진의 1조건도 그것이다.

노숙자 무리에서 있던 한 남성을 촬영하려고 하자 비록 자신은 현재 잠시 노숙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일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며 필자에게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노숙자 무리에서 있던 한 남성을 촬영하려고 하자 비록 자신은 현재 잠시 노숙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일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며 필자에게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나는 요즘 시간이 날 때마다 노숙인 들의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지난  겨울부터 해 온 작업 덕분에 많은 사진들을 확보했다. 많은 사람들이 노숙인 들에게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만 내가 만나 본 많은 노숙인 들은 일반인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노숙인 들의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들에게 접근하는 것조차 쉽게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내가 만나 본 노숙인 들은 한결같이 따뜻한 마음을 갖은 소시민들이었다. 비록 그들이 잠시 가정을 떠나 외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들 역시 꿈과 희망을 가슴에 품고 있었다.

서울역에서 만난 노숙인 들. 좌측에 있는 남성이 그룹의 리더였다. 리더의 허락 없이는 촬영을 할 수 없다.
서울역에서 만난 노숙인들. 좌측에 있는 남성이 그룹의 리더였다. 리더의 허락 없이는 촬영을 할 수 없다.

어쩌면 아마추어 사진가들에게 인물촬영은 쉽지 않은 넘을 수 없는 벽일지 모른다. 특히 노숙인 촬영은 자칫 잘못하면 큰 싸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내가 주로 찍은 사진들은 모두 광각렌즈로 1미터 이내에서 촬영을 한 사진들이다. 인물사진은 막상 촬영을 하려고 하면 사진가의 마음처럼 멋진 사진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 인물 사진 촬영은 이미 2회 칼럼에 자세히 설명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다시 한 번 간단히 설명을 한다면 인물사진 촬영은 피사체를 어떤 샷으로 어떻게 찍을까? 마음속으로 미리 생각을 해 놓아야 한다. 무조건 셔터만 눌러대면서 막무가내로 사진을 찍는다면 멋진 사진은 기대할 수 없다. 촬영할 대상의 피사체에게 다가가서 한 쪽 눈은 뷰파인더를 보고 다른 한쪽 눈은 피사체를 보며 촬영해 봐라. 그동안 보지 못했던 또 다른 새로운 피사체가 보일 것이다.

복싱선수였다는 그는 마치 필자에게 주먹을 날리듯이 멋진 복싱 폼을 보여주었다.
복싱선수였다는 그는 마치 필자에게 주먹을 날리듯이 멋진 복싱 폼을 보여주었다.

노숙인들은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이자 다시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야할 형제들이다. 그들의 표정을 담아서 세상에 전달하는 건 사진가의 의무이다.

세상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면 호탕하게 웃는 노숙인의 표정에서 희망을 보았다.

양재명은 서울예술대학 영화과에서 촬영을 전공했다. 일본 선샤인외국어대학 일본어과, 도쿄비주얼 아트 방송학과 및 사진과를 졸업했으며 하와이대학에서 수학했다. 다수의 기업 광고사진을 찍었으며 현재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 소속의 서울특파원 외신기자로 일하면서 틈틈이 사진강좌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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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균 2019-08-18 16:40:55
힘든 사람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사진 들 입니다 양작가님의 사진은 언제나 희망적이라 좋습니다

정영택 2019-08-17 09:18:44
사람사는 이야기를 사진으로 풀어, 담으시는 선생님의 시선에 늘 감탄하고 배우고 있습니다
늘 좋은작품 보여주셔서 고마워요~^^

김유선 2019-08-16 11:59:01
글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답니다. 평소 더럽고 나쁜?사람으로만 생각했던 노숙인들에 대한 편견에 많이 부끄러웠답니다. 그동안 여느 사진가가 찍지 못했던 멋진 사진 잘 보고 갑니다.
최고입니다.

후니 2019-08-16 11:32:16
멋지네요~~~

나형식 2019-08-16 11:23:32
국가가 못하고 안하는 것을 대신 하시네요!!!
대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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