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사진의 '레볼루션(Revolution)'
패션사진의 '레볼루션(Revolution)'
  • 양재명 기자
  • 승인 2019.08.23 09:41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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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명의 포토 아메리카노 22

밥먹고 살기 어려웠던 1970년대 시절. 패션이라는 용어자체는 일부 상위계층에서나 누릴 수 있는 것이었고 옷을 판매하기 위한 수단으로 모델들도 마네킹과 같은 단조롭고 경직된 모습의 패션사진이 대세였다. 1989년 우리나라 국민들의 해외여행이 자유화 되면서 누구나 해외 문화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시대로 변모하여 옷은 보이기 위함보다 옷을 입었을 때 연출되는 이미지와 감성을 자극하여 정신적, 육체적 만족감을 더 중요한 요소로 발전하였고 패션사진 역시 예술작품으로 승화하여 사진의 경계가 더 포괄적인 문화적 부분을 담당하게 되었다.

디지털 카메라(DSLR/Digital Single Lens Reflex)가 보급되기 전인 2000년대 초반까지 패션사진 촬영은 필름카메라로 촬영을 했다. 지금처럼 액정 모니터가 있는 디지털 카메라를 통해 촬영을 하고 바로 모니터를 이용하여 찍은 사진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시대였다. 35mm 카메라 본체 뒷면에 폴라로이드 팩을 부착하여 스트로보 라이트의 노출을 측정하고 테스트 샷을 한 후 폴라로이드 사진을 입으로 입김을 불며 손으로 흔들며 사진이 빨리 마르도록 했던 행동은 이제 전설의 추억으로나 남아있다.

최초의 디지털 카메라는 1975년 코닥에서 처음으로 개발되었다.
그 자체로써 현상, 수정, 전송, 보관, 그리고 비용 면에서 기존의 필름카메라를 능가하는 장점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내재적 기술은 인정받지 못하고 디지털 카메라라는 신기술은 내동댕이쳐졌으며 결국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코닥은 130년이라는 역사를 뒤로하고 몰락하였다.
거대 공룡과 같았던 코닥을 몰락하게 한 디지털 카메라의 속성은 무엇인가? 바로 파괴적 기술 때문이다. 

디지털 카메라는 사실 이미지 센서, 처리기술의 발달로 인해 필름카메라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여준다.
코닥은 최초의 디지털 카메라를 출시한 소니의 뒤를 이은 캐논, 니콘의 DSLR 카메라에 맞서 뒤늦게 디지털 카메라 사업에 다시 뛰어 들었으나 일본 업체들의 개발속도를 따라 갈 수 없었다.

최근 한국문화의 사회적 문제는 속도감 우선이라는 문화에 있다. 그리고 그것은 디지털 문화와 상통하고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가져야 할 소양은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숙성문화와 빨리 빨리라고 불리어지는 속도문화의 접목일 것이다. 둘 다 과거와 현재의 우리라고 한다면 그것은 패션을 뛰어 넘어 한국 현대문화를 새로운 발판을 놓을 수 있는 기초 작업은 아닐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된다.

우리에게 숙성이란 문화는 없는 것인가. 그리고 그것에 대한 예우 또한 사라진 것일까? 천년을 거뜬하게 견디는 한국의 목조 건축물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들의 숙성문화 수준을 익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인스탄트 문화로 가득하다. 이것에 대한 자성을 우리는 일본 탓으로 돌리던지 또는 빨리빨리 문화로 돌리고 있다.
이것으로 우리의 자성(自省)은 충분한지 물어 볼 일이다.

예전에는 잡지에서 패션에 관한 모든 정보를 얻었지만 지금은 개성이 존중되는 시대를 넘어 누구나 모델이 될 수 있고 스스로 작가라고 표방하는 많은 사진가들로 넘쳐나고 있다. 패션을 이끌어 가는 것은 문화와 시대적인 것이 반영되는 것이기에 오히려 전통적 방식이 기둥역할을 하고 다양한 표현 방식들이 가지를 뻗어 나무가 되기 위해 뿌리가 되는 전문가들의 역할이 더욱 필요하다.

패션사진이 진화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cut당 수 십만 원의 비용을 받고 촬영을 했던 유명 사진가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이웃나라 일본만 하더라도 사진경력이 오래될수록 사진 촬영료는 천정부지로 올라가지만 국내 패션사진가들의 시장은 그와는 반대로 50대 초반의 나이만 돼도 클라이언트 쪽에서 사진 감각이 떨어졌다고 판단하여 외면받기 일쑤다. 급한 성격의 우리 민족의 빨리빨리 문화를 패션 사진가들이 따라 가기에는 숨이 차다.

예전 같으면 많은 돈을 들여 유능한 사진가들과 유명모델을 사용하여 카탈로그(catalog)를 찍어 오던 것을 요즘은 패션브랜드나 디자이너의 패션경향, 성격, 스타일 등을 모아놓은 간단한 사진집인 룩 북(lookbook)촬영으로 대체하여 사용하고 있다.

모델들도 야외나 스튜디오에서 단순히 옷만 갈아입고 같은 자리에서 표정만 살짝 바꾸고 얼굴만 좌, 우로 시선만 바꾸는 간단한 촬영으로 옷만 표현하는 형태의 사진으로 촬영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비용을 들여 장소를 이동해 가며 사진을 찍을 필요성도 없을 뿐 더러 사진 촬영에 들어가는 비용은 절감될 수 있으나 그만큼 패션 사진가들의 삶은 힘이 드는 게 현실이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고 사진 시장 역시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패션사진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는 사진가들은 그저 자신의 화려했던 예전의 자랑만 주절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양재명은 서울예술대학 영화과에서 촬영을 전공했다. 일본 선샤인외국어대학 일본어과, 도쿄비주얼 아트 방송학과 및 사진과를 졸업했으며 하와이대학에서 수학했다. 다수의 기업 광고사진을 찍었으며 현재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 소속의 서울특파원 외신기자로 일하면서 틈틈이 사진강좌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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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택 2019-08-24 12:25:46
사진이외에 다른 배움이 있어 칼럼을 즐겨 보고있습니다.계속 좋은글 기대할게요

단호박 2019-08-24 09:15:37
멋진사진과 좋은글 잘 보고갑니다^^

윤정 2019-08-23 11:24:14
언제봐도 몽환적이면서 세련된 사진들인것 같아요!!
대단한 솜씨에 감탄하며 항상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어요!! 칼럼 덕분에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김유선 2019-08-23 10:37:25
작가님의 칼럼 잘 읽고 있습니다. 매주 금요일 칼럼이 기다릴 정도로 멋진 사진과 글 잘 보고 갑니다.

윤태석 2019-08-23 09:58:55
요즘은 전 국민이 사진작가라고 할만큼 스마트폰 사진의 시대에 살고있고 카메라는 더이상 특별한 도구가 아닌 시대가 되었는데 편리함 보다도 더 좋은작품 멋진작품을 찍기위해 카메라 들쳐매고 불편함도 감수하고 수고하시는 작가님들에게 큰박수를 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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