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ㆍ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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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이상을 명상으로 수련한 스님이 있었다. 그의 몸에서는 행복감의 광채(aura)가 나와 사람들은 그를 만나기만 해도 행복감을 느낀다며 입을 모았다. 그래서 그에게 붙은 별명은 ‘행복한 스님’이었다. 모 대학 연구진이 그 스님이 명상을 할 때의 두뇌를 fMRI(기능성 자기공명영상)로 촬영했다. 그 결과 왼쪽 전전두엽(왼쪽 앞이마 부분에 해당하는 뇌 부위)의 활성이 오른쪽에 비해 99.7%나 우세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 리처드 데이비슨 박사 연구팀도 1만~1만 5,000시간 동안 명상 수행을 해온 티베트 승려 175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명상을 오래 한 사람이 왼쪽 전전두엽의 활동이 오른쪽 전전두엽보다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왼쪽 전전두엽이 활성화되면 자비심과 행복감, 만족감, 낙천성이 나타나고 오른쪽 전전두엽이 활성화되면 우울과 불안, 번민, 고뇌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이 실험은 만족감이나 행복감 같은 감정을 마음의 수행을 통해 늘릴 수 있다는 사실도 드러냈다. 
 
스님들뿐만 아니라 보통 사람들도 두 달 이상 명상으로 수련하면 왼쪽 전전두엽의 기능이 오른쪽에 비해 우세해지고 우울감이 행복감으로 바뀐다고 한다. 한마디로 명상을 하면 행복한 뇌에 불이 들어오고 불행을 느끼는 뇌의 스위치가 꺼진다고 할 수 있다. 
 
“당신이 사막에서 한 컵의 흐린 물만 갖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당신은 그 흐린 물을, 마실 수 있는 맑은 물로 바꾸어야만 됩니다. 그때 당신은 그 물이 가라앉도록 잠시 동안 내버려두면 그 물은 맑게 됩니다. 그처럼 당신이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면 그 분노를 다른 좋은 에너지로 바꿔야만 됩니다. 파괴적인 분노의 에너지를 사랑의 에너지로 바꾸는 것, 이것이 명상의 효과입니다” 
 
명상가이자 평화 운동가인 틱낫한 스님의 ‘명상의 힘’에 대한 잠언이다. 신선하고 깊이 있는 생각은 마음을 가만히 가라앉히는 데서 가능하다는 뜻이다. ‘피로사회’의 저자 한병철 교수는 이를 ‘깊은 주의(注意)’라 했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깊은 주의’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잠시도 IT기기를 벗어나 생활할 수 없는 지경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와 콘텐츠가 아니라 어쩌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멍한 시간 즉 ‘깊은 심심함’일지도 모른다. 독일의 문예평론가 발터 벤야민은 ‘깊은 심심함’을 ‘경험의 알을 품고 있는 꿈의 새’라고 불렀다. 그는 ‘심심함’이란, “가장 열정적이고 화려한 안감을 속에 댄 따뜻한 잿빛 수건이다”라고 은유했다. 창조적 정신의 근원이라는 얘기다.
 
한국 국민이 하루 한 시간 이상 온라인콘텐츠를 이용하는 비율은 39%로 세계에서 으뜸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기기를 지나치게 쓰면 종합적 사고 능력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스마트기기 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조용히 사색하고 명상하는 생활패턴으로의 전환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단 명상을 하면 뇌 속에서는 세로토닌과 같이 기분 좋아지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고 한다. 혈압, 맥박 등 심혈관계 기능과 호흡도 안정되며,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의 혈중 농도가 감소하면서 몸의 면역력이 증진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밝혀진 바 있다.
 
명상은 누구나 체험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필요한 감각이다. 현대 과학을 통해 이루어 낸 명상에 대한 연구는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 있다(일체유심조 · 一切唯心造)’는 옛말이 결코 빈말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일상에서 겪는 스트레스에 잘 대처만 하면 누구나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누릴 수 있다. 건강과 행복을 늘 곁에 두고 싶다면 지금 당장 명상에 빠져 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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