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전조일까, 일시적 수급불일치일까

뉴욕연방은행이 19일(현지시간) 사흘 연속 초단기 자금을 풀었다.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거래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환매조건부채권은 일정 기간 내 다시 파는 조건으로 채권을 일시 매입하는 방식이다. 은행들이 보유 채권을 담보로 내걸고, 이를 환매한다는 조건으로 하룻밤 돈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연방은행이 채권을 매입하면 시중에는 일시적으로 그만큼 돈이 늘어난다. 뉴욕연방은행은 20일에도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19일 뉴욕 연방은행이 푼 단기자금은 750억달러로 뉴욕 연방은행은 앞서 지난 17일과 18일 이틀 동안에도 같은 방식으로 총 1280억 달러의 유동성을 금융시스템에 공급했다.

뉴욕 연방은행의 이같은 조치는 초단기인 오버나이트(하루짜리) 금리가 10%로 급등한 데 따라 연준 차원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처음 취한 조치다. 보통 오버나이트 금리는 연준 정책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수준에서 움직이는 것이 일반적인데도 기준금리 상한선인 2.5%의 4배에 이르는 10%까지 치솟았던 것이다.

시중 자금흐름이 갑작스레 불안해진 배경으로는 일단은 금융시장의 문제보다는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에서 비롯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7월말 중단이 결정되기는 했지만 2017년 10월 이후 지속된 연준의 채권 매각과 감세에 따른 재정적자와 이를 메우기 위한 재무부의 국채 매각, 분기 법인세 납부 마감일을 앞둔 기업들의 대규모 인출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금융당국이 수년간 통화공급을 꾸준히 줄여왔고 미 행정부도 채권 발행을 통해 통화량을 감소시킨 상황에서 법인세 납부 시기 등과 겹치면서 단기 금리가 급등했다는 것이다.

8일 단행된 연준의 금리인하가 '통화완화'보다는 '관망'에 가까운 정책기조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금융시스템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으며 연준이 초단기 금리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다음주에는 미국 재무부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다음주 채권 발행과 이를 통한 자금흡수에 나선다는 계획을 갖고 있어서 또다시 단기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뒤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연준의 채권매입을 통한 시중 자금공급 정책인 이른바 '양적완화(QE)' 재개가 예상보다 빨리 시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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