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는 부동산구입 줄면서 여유자금증가

올해 2분기 가계의 여윳돈은 지난해보다 늘었다. 소득이 늘어서가 아니라 집을 사는 데 돈을 덜 쓰게 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반면 기업들의 자금사정은 나빠졌다. 수익성 악화로 빌린 돈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19년 2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올해 4∼6월 가계 및 비영리단체 부문의 순자금 운용 규모는 23조5천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10조7천억원)보다 12조8천억원 증가했다. 2분기 기준으로 2014년 2분기(29조원)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다. 가계의 여유 자금이 늘어난 것은 주택구매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반면 2분기 비금융 법인(통상 일반기업)의 순자금 조달 규모는 17조6천억원으로 작년 2분기 대비 순조달액이 2조6천억원 늘었다. 1분기와 비교해서도 1조8천억원 증가했다. 2017년 2분기(17조8000억원) 이후 최대다. 순자금조달은 예금, 보험, 주식 등으로 굴린 돈(운용자금)에서 빌린 돈(조달자금)을 뺀 금액이다. 순자금조달이 늘어났다는 말은 그만큼 빌린 자금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외부 자금 조달을 늘린 결과로 분석된다. 한은의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22%로 작년 2분기(7.71%) 대비 2.49%포인트 하락했다.

자금운용 규모는 2분기 12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9조2000억원) 이후 최저를 나타냈다. 그 중 금융기관 예치금이 3000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분기 정부 부문 순자금 운용은 1조7천억원으로 전년 동기(12조5천억원) 대비 10조8천억원 감소했다. 경기 부진에 대응하고자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린 영향으로 추정된다.

정부의 통합재정수지는 작년 2분기 1조8천억원 적자였지만, 올해 2분기에는 적자 규모가 21조2천억원으로 확대했다. 국외 부문의 순자금조달은 9조원으로 2분기 기준으로 2012년 2분기(4조2천억원)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었다. 이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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