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목표 6천억달러 불가능할듯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수출이 11개월 연속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10월) 통관 기준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7% 줄어든 467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2016년 1월(-19.6%)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전년 동기 대비 수출 증감률은 지난해 12월 이후 11개월째 마이너스로 지난달은 올 들어 가장 많이 떨어졌다. 올해 수출은 2016년(-5.9%) 이후 3년 만에 ‘역성장’에 빠질 것이 확실시되고 2년 연속 수출 6000억 달러 목표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다.

지난달 수입은 1년 전보다 14.6% 줄어든 413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5월 이후 6개월째 하강 곡선을 그렸으며, 역시 2016년 1월(-20.3%)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53억9천만달러의 흑자를 내면서 무려 93개월 연속 플러스 기조를 이어갔다. 다만 무역흑자는 수입도 계속 줄어든 데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통상 불황’의 장기화를 반영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달 수출이 3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미·중 무역분쟁과 세계경기 부진, 반도체 단가 하락 등 기존 악재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품목별로는 지난달 반도체(-32.1%)와 석유화학(-22.6%), 석유제품(-26.2%), 자동차(-2.3%), 철강(-11.8%), 디스플레이(-22.5%) 등의 수출이 부진했으나 선박(25.7%)과 컴퓨터(7.7%), 바이오헬스(7.8%), 화장품(9.2%), 농수산식품(3.0%) 등 이른바 ‘신(新) 수출 성장 품목’은 호조를 이어갔다.

지역별로 보면 주요국 수출 부진이 이어졌다. 중국은 16.9%, 미국은 8.4% 각각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 증감률(전년 동기 대비)은 4월(-4.6%)을 제외하고는 올 들어 계속 두 자릿수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베트남(0.6%)과 CIS(24.1%) 등 신흥시장에 대해서는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중동 수출이 1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일본에 대한 수출은 13.8% 줄어들어 최근의 감소세가 이어졌으나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강화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부는 세계경기를 이끄는 미국, 중국, 독일의 경기 부진에 따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10대 수출국 모두 동반 감소 추세를 보였다며 다만 우리나라의 감소 폭이 더 큰 이유는 대중국 수출 비중이 크고 반도체 같은 특정 품목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의존도(전 세계 수출 대비)는 지난해 26.8%에 이른다.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멈췄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인 영향이 컸다. 지난해 10월 7.31달러였던 D램(8Gb)은 올 10월 2.81달러(-61.6%)에 불과하다.

석유화학 역시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수요 부진,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피격 정상화에 따른 단가 하락 여파로 감소했다.

산업부는 수출이 10월에 바닥을 찍고 11∼12월 중 개선세를 보인 뒤 내년 1분기 중에는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수출 환경 자체가 뚜렷한 개선세를 보인다기보다는, 올해 실적 자체가 워낙 안 좋은 데 따른 기저효과일 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 증감률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이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올해보다는 다소 나아진 모습을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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