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연구소, ‘국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발표

자료제공=하나금융경영연구소
국내 인구관련 주요 현상. 자료제공=하나금융경영연구소

초저출산, 고령화 추세와 더불어 만혼·비혼주의 확산으로 인해 변화된 우리나라의 인구구조가 개별 가구의 소비 추세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1인 가구 증가와 출산율 감소의 영향으로 과거 가구 소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식료품 지출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고 교육비 비중도 최근 감소세로 전환됐다. 

KEB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 보고서를 지난 17일 발표했다.  

지난 20년간(1998~2018) 우리나라 인구의 평균 연령은 32.3세에서 41.7세로 늘어났으며,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14.3%로 유소년 인구 비중 12.8%를 초과(2018년 기준)하는 등 인구구조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30대 이하 가구주 비중은 1990년 57.3%에서 2015년 19.3%로 1/3수준으로 감소한 반면, 50세 이상 가구주 비중은 15.2%에서 56.3%로 증가하여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도 인구현상과 관련된 다양한 변화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초저출산(가임여성 1인당 0.98명 출산)과 만혼(평균 초혼연령 남성 33세, 여성 31세), 가구규모 축소(평균 가구원수 2.4명)와 1인 가구 급증(2017년 기준 가구원수별 비중 1인>2인>3인>4인) 등 다양한 인구현상들은 인구구조는 물론 소비 트렌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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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지출 항목별 지출 비중 변화. 자료제공=하나금융경영연구소

우선 1인 가구 증가와 평균 가구원수의 감소는 가구소비 지출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 식료품 구입 비용은 전체 가구 소비 지출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26.6%) 항목이었으나, 2018년에는 14.0%로 절반 가까이 감소하였다. 특히 20~30대 가구주의 감소폭(27.3%→10.5%)이 가장 컸다. 반면 외식 및 숙박 지출 비중은 1990년 8.2%에서 2018년 14.0%로 증가하였는데 이는 1인 가구/맞벌이 가구의 증가와 평균 가구원수의 감소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가구의 교육비 부담은 사교육비의 증가로 인해 1990년 8.2%에서 2009년 13.8%까지 상승했으나, 출산율 및 평균 가구원수의 꾸준한 감소로 인해 최근 그 비중이 2018년 기준 7.2%까지 내려왔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앞으로도 만혼/비혼과 출산율 감소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가구주 연령이 20~30대인 가구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8년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60세 이상 가구주가 1990년 대비 8배 이상 증가하는 등 고령인구의 급증으로 보건관련 지출 비중은 1990년 6.3%에서 2018년 7.3%로 증가하였으며, 특히 60대 이상에서는 7.1%에서 11.3%로 상승폭이 가장 컸다.

황선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향후 60~70대 인구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전체 소비 지출에서 의료 및 보건관련 지출 비중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의류관련 지출 비중도 1990년 9.8%에서 2018년 6.1%로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특히 50대(10.3%→6.2%)와 60대(10.2%→5.6%) 가구주 가구의 의류 소비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비는 1990년 전체 소비 지출에서 7.9%를 차지했으나, 2018년 13.3%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는 식생활과 주거비용을 제외한 항목 중 가장 높은 비중이다.

통신비는 1990년 전체 소비 지출에서 2.2%를 차지했으나, 2003년 7.3%로 정점을 찍은 후 완만한 감소세로 접어들어 2018년에는 5.3%를 기록했다. 특히, 40대 가구주 가구가 1990년 1.9%에서 2018년 5.1%, 50대 가구주 가구가 2.1%에서 5.9%로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한편, 소비지출 변화 외에도 가구의 월소득 수준도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주 종사자별 월평균 경상소득 변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1990년에는 자영업자 가구와 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각각 89.2만원, 90.2만원)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2019년 2분기에는 그 격차가 월 145만원까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자영업자 가구 월 390만원, 근로자 가구 535만원). 월 소비 지출도 과거에는 자영업자 가구가 근로자 가구보다 소비 지출 규모가 컸으나, 2000년 이후 역전되었고, 최근에는 그 격차가 더욱 확대된(2018년 각각 229만원, 283만원) 것으로 나타났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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