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에서 건져낸 고려유물 전시

고려시대인 1208년 전남 나주, 해남, 장흥 등지에서 거둔 세곡 등을 싣고 개경으로 향하던 배가 태안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곡물 1000석(51톤)을 실을 수 있는 길이 10.8m, 너비 3.7m, 깊이 2.89에 달하는 대형선박(마도1호선)이었다.

충남 태안 앞바다에 침몰한 고려선박 '마도 1호선' 재현선을 비롯해 서해 중부에서 찾은 유물 1천여점을 전시한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이 18일 전면 개관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12월 일부 공간만 관람을 허용한 태안해양유물전시관에서 그동안 공개하지 않은 상설전시실 단장을 마치고 이날 개방했다.

전시관은 총 4개의 전시실로 구성됐다. 제1실은 우리나라 수중발굴의 역사와 주요 수중유적, 발굴현황 등을 소개하고 있고 제2실은 목간과 죽찰을 비롯해 고려청자, 지역특산품을 담아 운반했던 도기항아리, 공물(貢物)로 바쳐진 곡식류, 사슴뿔 등 수중에서 발굴된 주요유물이 전시된다. 제3실에는 마도1호선을 실물크기로 재현해 우리나라 전통배의 모습과 특징을 소개하고 있고, 제4실에는 20일 정도 되는 항해기간 동안 배 위에서 생활했던 선원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유물들이 전시된다.

전시실은 유물만 전시된 게 아니라 어린 아이부터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즐길 요소들이 배치됐다. 바닥을 지도처럼 꾸며 주요 발굴지를 잠수사가 유영하면서 짚어주는 영상, 유물발굴 영상, 수중에 있는 것처럼 바닥과 벽에 영상을 비추거나 일러스트 월을 조성해서 꾸며 놨다.

태안전시관은 2007년 이후 태안 앞바다에서 나온 고려시대 선박과 유물을 보존하고 전시하기 위해 건립됐다. 2012년 설계를 시작해 지난해 문을 열었으며, 서해 중부 해역에서 찾은 난파선 8척과 수중문화재 3만여 점을 보관한다. 전시관이 들어선 태안은 예부터 해난 사고가 자주 발생해 '난행량'(難行梁)이라고 불렸다. 고려를 찾은 송나라 문인 서긍(徐兢)은 '고려도경'(高麗圖經)에서 태안 안흥정에 대해 "앞으로 바위 하나가 바다로 잠겨 있어 격렬한 파도가 회오리치고, 여울이 세차게 들이치니 매우 기괴한 모습을 뭐라 표현할 수 없다"고 적었다.

한편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현재 서해 중부해역에서 발굴된 난파선 8척과 수중문화재 수만 점을 태안전시관에 보존, 관리하고 있으며 발굴된 선박(마도1~4호선) 및 유물에 대해서는 인근 태안보존센터로 옮겨 탈염 및 경화작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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