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후반 50대 여배우들 편견 깨며 스크린서 맹활약! ‘큰언니가 왔다!

실력과 스타성을 동시에 갖춘 중년 여배우들이 남성 중심의 충무로 판도를 바꿔가고 있다.  . 
전도연 김혜수 염정아 이영애 김희애 엄정화 김성령 등 40대 후반~50대 중년 여자배우들이 탄탄한 연기력과 강렬한 스타성을 과시하며 암암리에 존재해온 영화계 여자 주연배우의 정년을 늘리고 있다. 남성과 젊은 배우 중심으로 돌아가는 충무로에서 당당히 주연 배우로서 강렬한 존재감을 내뿜고 있다. 유리천장을 깨부수고 이제 50대 여자배우도 당당히 주연을 맡을 수 있는 시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왼쪽 위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전도연(매니지먼트숲) 김혜수(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염정아(아티스트컴퍼니).
왼쪽 위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전도연(매니지먼트숲) 김혜수(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염정아(아티스트컴퍼니).

사실 불과 10~20여년 전만 해도 충무로에서 여자배우들이 40대를 넘어서면 영화 주인공을 맡는 게 쉽지 않았던 게 사실. 또래의 남자배우들은 40대에 접어들면 배우로서 최전성기를 맞이했지만 여자배우들은 30대 후반만 돼도 스크린에서 멀어져야만 했다. 안방극장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실력발휘를 할 수 없는 존재감 없는 역할만 맡아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구자 역할을 한 배우는 이들의 한 세대 선배 이미숙. 이미숙은 1998년 개봉된 이재용 감독의 영화 ‘정사’로 여배우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꿨다. 중년 여배우가 얼마나 아름답고 스타성이 있으며 충분히 영화를 이끌어갈 능력이 있다는 걸 증명했다. 이미숙이 먼저 선입견과 편견을 깨버린 이후 상황이 차츰차츰 바뀌어가고 있다. 뒤를 이어 김혜수와 전도연, 엄정화, 염정아 등이 철저한 자기관리와 단단한 내공으로 여자 주연배우들의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다.  

올해로 지천명을 넘긴 김혜수(50)를 찾는 제작자와 감독들의 발길은 도무지 줄어들 낌새가 없다. 2018년 ‘국가 부도의 날’로 375만 관객을 모으며 저력을 과시한 김혜수는 최근 ‘내가 죽던 날’ 촬영을 마쳤다. 여전히 젊은 감독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다는 후문. 
‘칸의 여왕’ 전도연(47)은 10여년 넘게 대체불가한 충무로 최고의 연기파 배우 자리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올 상반기 ‘생일’로 명불허전 연기력을 과시한 그는 내년 초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여자’를 선보일 예정이다. 

드라마 ‘스카이캐슬’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염정아(48)는 주조연을 가리지 않으며 스크린에서 맹활약을 멸치고 있다. 올 상반기 개봉된 ‘뺑반’, ‘미성년’에 이어 12월 개봉될 ‘시동’에서도 미친 존재감을 과시할 전망이다. 현재 충무로 기대작 ‘인생은 아름다워’를 맹촬영 중이다.  
최근 개봉된 영화 ‘나를 찾아줘’로 14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이영애는 변치 않은 미모와 탄탄한 연기력을 과시하며 영화 관계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여왕의 귀환’에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관심이 높다. 

왼쪽 위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희애(리틀빅픽쳐스), 엄정화(바자코리아), 김성령(와이원엔터테인먼트), 이영애(워너브러더스코리아)
왼쪽 위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희애(리틀빅픽쳐스), 엄정화(바자코리아), 김성령(와이원엔터테인먼트), 이영애(워너브러더스코리아)

최근 ‘윤희에게’로 자신의 진기를 다시 증명한 김희애도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스크린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퀴어멜로물이었던 ‘윤희에게’뿐만 아니라 지난해 법정물 ‘허스토리’와 스릴러물 ‘사라진 밤’에서 다양한 도전을 시도하며 ’‘영화배우’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 ‘댄싱퀸’ ‘해운대’ 등 스크린에서 수많은 히트작을 선보인 엄정화는 내년 오랜만의 스크린 복귀작 ‘오케이마담’을 선보인다. 김성령은 내년 초 개봉될 미스터리 ‘콜’에서 농익은 원숙미와 관록의 연기를 선보인다. 이렇게 한계를 넘어서는 중년 여자배우들의 맹활약에 팬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고무적으로 바뀔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고정관념을 뛰어넘으려는 여자배우들의 꾸준한 노력이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탄탄한 연기력으로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이면서 대중들의 신뢰감을 얻어가고 있다. 여자배우들은 멜로와 로맨틱코미디에서만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는 편견을 깨부수며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여자배우들을 바라보는 영화 관계자와 관객들의 시선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촬영장의 꽃’이라는 성차별적인 표현이 나올 만큼 여자배우에게는 미모와 젊음이 미덕이었다. 그러나 이젠 아름다움이란 이미지만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없는 시대다. 배우로서 자신만의 실력과 색깔이 없다면 관객들의 인정을 받을 수 없다. 이에 원숙미 넘치는 실력파 중년 여자배우들이 꾸준히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중년 여자배우들이 실력을 인정받는 고무적인 상황이지만 여전히 할 만한 역할이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아직까지는 남자배우 중심의 영화가 대부분이기에 여자배우가 실력발휘를 할 기회가 많지 않다. 김혜수 전도연 엄정화 염정아 등 중년 여자배우들이 이런 악조건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노력 덕분에 상황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은 매우 불공평한 상황이다. 관계자와 관객들의 인식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력 있는 여자배우들에게 좀더 많은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욱(연예 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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