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대형마트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  

소비자의 절반 이상이 구매에 뒤따른 플라스틱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높은 피로도를 느끼고 있으며, 대형마트의 일회용 플라스틱 역시 과도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 새로운 쇼핑 방식이 등장한다면 구매처를 변경해서라도 이용해볼 용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녹색소비자연대와 공동으로 지난 11월 4일부터 14일까지 10일 간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대형마트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를 진행해 이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3일 밝혔다.  

자료제공=그린피스

조사 분석 결과, 전체 응답자의 77.4%가 ‘제품 구매 시 플라스틱 포장이 과도하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과도한 플라스틱 포장으로 제품 구매 선택을 변경한 적이 있는지'를 묻는 문항에 대해서는 소비자 2명 중 1명(48.6%)이 ‘있다’고 답해 제품 선택에 따른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인식하고,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플라스틱 포장재를 분리 배출하는 과정에서의 불편함 정도를 묻는 문항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65.6%)가 ‘불편하다'고 응답했다.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에 대한 소비자의 피로도가 상당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료제공=그린피스

개인의 소비를 통해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폭에 대해서는 상당수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제품 선택 시 개인에게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을 선택권이 얼마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문항에 대해 ‘선택권이 없다’고 답한 소비자가 53.3%로 절반을 넘었다. 

김이서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때 플라스틱 포장재 없이 구매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마트는 극소수”라며 “유통업계는 과대 포장의 책임을 생산업계로 돌리려 하지만, 실제로 유통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크다. 영국 대형마트 테스코의 경우, 과대 포장된 제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해 생산업계가 플라스틱을 줄이는 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에는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이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소비자의 생각을 묻는 문항도 포함됐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는 비닐 포장이나 라벨을 사용하지 않고 과일 등의 식품 표면에 레이저로 브랜드명과 생산 날짜 등을 새기는 ‘레이저 라벨링’, 영국 대형마트 웨이트로즈(Waitrose)에서 적용하고 있는 리필(소비자가 재사용 용기를 가져오면 마트 직원이 채소와 과일을 손질해 담아주는 서비스) 시스템 등을 예시로 보여줬다. 

자료제공=그린피스

그 결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해 시행하는 마트가 있다면 구매처를 변경할 의사가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68.6%로, ‘없다’(31.4%)고 답변한 응답자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에 대한 피로도가 쌓인 소비자가 플라스틱이 나오지 않는 혁신적인 쇼핑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는 항목이다. 또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일회용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도움 될 것으로 생각되는가’라고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83.1%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이서 캠페이너는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한국에도 플라스틱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한 플라스틱 제로 숍들이 생겨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선택권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소비자 목소리에 반응한 기업이 먼저 나서고 있다. 한국 유통업계도 보다 많은 소비자에 선택권을 주기 위해서라도 플라스틱 없는 스마트 방식으로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린피스는 지난 10월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메가마트⋅하나로마트 등 5대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을 위한 내부 정책 및 노력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 1월, 유통사 플라스틱 소비 현황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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