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2위에서 그룹 해체 뒤 인재양성 사업 주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9일 밤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다.

김 전 회장은 한때 재계서열 2위, ‘세계경영'의 신화로 불렸지만, IMF 때 유동성 위기로 그룹이 해체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김 전 회장은 지난해 8월 이후 건강이 나빠져 입원과 통원 치료를 반복하다 대우그룹이 해체된 지 20년 만에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했다.

김 전 회장은 1990년대 중반까지 재계 2위 기업을 일군 세계경영의 선구자로 불렸다. 고인이 쓴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최단기 밀리언셀러 기록을 가졌으며, 90년대 청춘들의 필독서였다.

1999년 유동성 위기로 대우그룹이 사실상 해체된 뒤에는 수십조 원의 분식회계와 부실경영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 뒤 해외를 떠돌다 2005년 귀국해 징역 8년 6개월과 추징금 17조 9천억 원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2008년 특별사면됐다.

김 전 회장은 말년에 한국과 동남아를 오가며 인재양성 사업인 '글로벌 청년 사업가(GYBM. Global Young Business Manager)' 프로그램에 주력해왔다. 김 전 회장은 한국 젊은이들이 현지 취업을 넘어 창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체계화해 줄 것을 유지로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아주대병원 장례실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12일 오전 거행된다. 유족으로는 미망인 정희자 전 힐튼호텔 회장과 김선협 아도니스 부회장 등이 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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