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1조이상 급처분

CJ가 1조원이 넘는 부동산을 처분했다. 자금난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재벌그룹이 급하게 부동산을 처분해야할 만큼 그룹의 사정은 좋지 않다. 현재 CJ그룹 주요 계열사 대부분의 상황이 좋지않다.

CJ제일제당은 지난 9일 공시를 통해 구로공장 부지를 2300억원, CJ인재원을 528억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구로공장은 투자회사에 매각한 후, 재임차해 쓰고, CJ인재원은 계열사인 CJENM에 넘기기로 했다. 지난 6일 서울 가양동 부지를 1조500억원에 시행사인 인창개발에 매각한다고 밝힌 데 이어, 사흘 만에 또다시 대규모 부동산 매각에 나선 것이다. 부동산 매각 자금 1조3300억원은 전액 차입금 상환에 쓸 계획이라고 한다.

급하게 부동산을 팔아야 했던 것은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게열사가 신용 등급 강등 위기에 몰려있다.

위기는 2017년 배임 등으로 복역한 이재현 회장이 특별사면으로 2017년 경영에 복귀한 후부터 시작됐다. 이재현 회장은 '2030년까지 3개 이상 사업에서 세계 1위 등극'이라는 '월드베스트 CJ'를 선언하면서 대대적인 공격적 투자를 시작됐다. M&A에 나서면서 차입금이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의 차입금은 2015년까지 5조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9년(3분기 기준)에는 9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약 4년 만에 차입금 규모가 2배로 급증한 것이다. 빚이 늘다보니 금융비용도 급증했다. CJ제일제당의 지난 3분기 금융 비용은 1563억원으로 영업이익 1224억원을 웃도는 상황이다.

차입금 급증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공격적 해외 M&A였다. 지난 연말 미국 최대 냉동식품 회사인 '쉬안스컴퍼니'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인수가격이 2조원에 달해, 그룹 사상 최대 규모 M&A였다. 공격적인 인수합병에도 불구하고 아직 인수합병으로 인한 효과는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 쉬안스컴퍼니만해도 아직 CJ는 쉬완스를 통한 제품 판매를 못 하고 있다. 월마트 등 유통 채널과 협상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말고도 다른 계열사들 역시 사정이 좋은 곳이 별로 없다. CJ CGV는 2016년 진출한 터키 시장에서 투자 실패로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 터키 내 최대 영화사업자인 마르스(MARS)를 6000억원에 인수했다가 터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평가손실이 발생하고 부채비율이 급증했다.

CJ푸드빌도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1004.6%(부채 5524억원)에 이른다. 부채 해소를 위해 커피전문점 브랜드 투썸플레이스의 지분 45%를 텀블러아시아에 2025억원에 매각해야했다.

부동산 처분으로 한 숨을 돌린다해도 계열사들의 실적부진이 이어지면 상황개선은 어렵다. CJ그룹은 연말 인사에서 대규모 인력 재조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임원 승진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주사 조직도 축소된다. 지주사 인력의 절반 정도를 계열사에 배치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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