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개발자 출신, AI·AR 스타트업으로 뷰티시장 출사표
“‘픽네일’이라는 세계 최초로 가상네일피팅(AR)이 가능한, 네일쇼핑몰모음 플랫폼 앱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한마디로 ‘손’, 그것도 ‘손톱’에 집중한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AR)을 뷰티 카테고리에 접목해 시장에 내놓은 것인데요. 개발자 출신 대표의 기술 회사가 시장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파악하고, 그것에 집중했을 때, 더 큰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2019년 12월 현재 한국은 세계 다섯 번째로 유니콘(기업 가치가 10억 달러(=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많이 보유한 나라다. 하지만 국내 열한 개의 유니콘 중 기술 회사는 아직 없다. 기술과 시장이 만났을 때의 임팩트를 기대하게 만드는 삼성전자 개발자 출신의 AI·AR 기술회사 샐터스(주)의 박정철(40) 대표를 지난 11일 판교의 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Q 샐터스는 어떤 회사인가요?
샐터스는 머신러닝, 딥러닝을 활용한 영상 인식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입니다. 특히 ‘손’의 영상 인식 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가상네일피팅을 할 수 있는 네일쇼핑몰모음앱 ‘픽네일’ 서비스를 올 12월에 출시했습니다.
Q 팀원들 구성과 사내 문화는 어떤가요?
샐터스는 지난 2017년 삼성전자 사내 벤처 육성프로그램 ‘C-Lab’에서 출발, 스핀오프한 회사입니다. 그래서 사내에 개발자 비율이 상당히 높아요. 저를 포함해 삼성전자 연구원 출신이 4명인데 모두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고요. 그 덕에 저희는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면, 같이 풀어보자’라는 인식의 연대가 강한 편입니다. 예를 들어 자기 일에 대한 몰입도가 높을 때에도, 옆에 누군가가 이슈를 던지거나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기꺼이 합류합니다. 누구나 책임을 수반하는 일을 할 때에는 방어 기제가 작동하기 마련이잖아요. 저희는 그와는 반대에 있는 열린 기제의 문화가 바탕이 된 ‘전문가(professional)’를 지향합니다. 참고로 저희 회사는 직함도 모두 ‘프로’입니다.
Q 픽네일 앱서비스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픽네일(picknail)은 세상의 모든 네일, 네일스티커, 네일팁을 한 곳에서 가상네일피팅(AR)을 해 볼 수 있는 네일쇼핑몰모음앱입니다. 국내 네일 스티커 시장은 최근 큰 시장력을 가지게 된 마켓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보의 불균형에 있거든요. 저희는 이 시장을 파악했고, 이곳에서 시장의 정보를 투명하고 균형 있게 잡아주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커머스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갔지 않습니까. 저희의 AR 기술력으로, AR커머스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시장을 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앱서비스 외에 다른 프로젝트가 있나요?
현재 저희는 딥러닝을 활용한 ‘손’과 ‘손톱’에 특화된 영상인식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개발자들의 경우 회사의 프로젝트 외에 ‘캐글(기업 및 단체에서 데이터와 해결과제를 등록하면, 데이터 과학자들이 이를 해결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경쟁하는 플랫폼. 2017년 3월 구글에 인수)’이라는 세계 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요. 사내 개발자들이 단시간에 전문가(expert) 레벨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Q 3년차 기술 스타트업 CEO으로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요?
대기업 개발자 출신에서 창업을 한다는 것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인생의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CEO로서 새로운 기술과 관련해 특허, 논문, 뉴스 등 글로벌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무엇보다 세상의 풀어야 할 숙제를 실제 사용자 입장에서 파악해 시장에 내놓는 경험은 정말 값지고 기쁜 일인 것 같습니다.
Q 예비 기술 창업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시장’이 우선이고, ‘기술’은 다음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무리 훌륭한 기술로 무언가를 만들어도 누구도 사지 않으면 있으나 마나 한 거잖아요. 서비스를 먼저 검증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2020년 계획과 비전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첫 번째로는 픽네일 앱의 안정적인 시장 진입과 성공이죠. 인공지능, 증강현실, 스타일핏, 커머스는 떼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에서 저희 시스템 플랫폼이 안정화되면 다음 단계는 해외 진출을 하는 것이고요. 저희의 핵심 기술이 다양한 산업군에서 유연하게 적용되어 확장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투자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목표입니다.
글/윤수은 기자 사진/양원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