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이후 계속 증가추세

4년제 대학 졸업자 10명 중 3명은 고등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을 요구하는 일자리에 취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졸 취업자의 30%는 굳이 대학 졸업장이 필요 없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상 직업별 평균 학력을 근거로 관리직, 전문직, 사무직에서 일하는 대졸자를 ‘적정취업자’, 나머지 고졸 학력 이하 직종(서비스ㆍ판매, 농립어업, 기능, 장치·조립, 단순노무)을 ‘하향취업자’로 분류했다. 취업자의 학력이 일자리가 요구하는 학력보다 높은 경우를 ‘하향취업’으로 정의하고, 2000년 이래 국내 4년제 대학 졸업자의 하향취업률 추이와 특성을 분석한 것이다. 이 수치는 20년 새 8% 포인트 정도가 늘어난 것으로, 이른바 ‘학력 인플레’ 현상이 빠르게 심화하는 양상이다. 이 수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인 2009년을 기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의 임금은 대졸자에 적정한 일자리 종사자에 비해 40% 가까이 낮았다. 하향취업자의 평균임금(2004~18년)은 월 177만원으로, 적정취업자(284만원)보다 38% 낮았다. 또 대졸자가 하향취업한다고 해서 같은 직업의 고졸 취업자보다 임금을 더 받는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들이 취업 후 3년 이내 학력에 걸맞은 일자리로 옮기는 비율은 10% 남짓에 불과했다.

하향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서비스 및 판매 종사자로 일하고 있었다. 대졸자가 하향취업 시 어떤 직업을 선택하는지를 살펴본 결과 57%가 서비스 및 판매 종사자를 선택했다. 장치 및 조립 종사자가 되는 경우도 14%나 됐다.

특히 남성 또는 청·장년층에서 상대적으로 하향취업률이 높게 나타났다. 장년층의 높은 하향취업률은 은퇴 이후 새로운 일자리에서 종사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학 전공별로는 의약(6.6%)과 사범(10.0%) 계열의 하향취업률은 낮은 반면 공학(27.0%), 인문ㆍ사회(27.7%), 예체능(29.6%), 자연(30.6%) 계열은 높았다. 또 성별로는 남성(29.3%), 연령별로는 청년(29.5%) 및 장년(35.0%)의 하향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청년층은 높은 청년실업률 탓에, 장년층의 경우 은퇴 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각각 눈높이를 낮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향취업 대졸자가 가장 많이 선택하는 직업은 서비스ㆍ판매직(57%)이었다.

하향취업이 크게 늘어난 원인은 고학력 일자리가 대졸자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 때문이다. 일자리와 학력 간 미스매치는 학력 과잉이 주요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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